페인트 (양장)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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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만 있는 가짜같은 이야기다. 의문이 많이 생긴다. 

차별이 존재하는데, 왜 열여덟?이 될 때까지 격리시켜서 살게 하는가. 

격리된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왜 자꾸 생기는 걸까. 

근미래, 섹스는 원하지만 아이는 원치 않는 사람들이 낳은 아이들이 NC센터로 보내진다. 이른 입양이 아동학대와 방임으로 이어지자, 입양가능연령이 13살로 올라간다. 13살????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떨어져나갈 나이에 뭐하러? 싶다. 나는 오히려, 이런 완전한 격리를 왜 하는 건지 의심이 든다. NC센터가 규모가 정말 책처럼 커서, 가족 내에서 자라는 아이들보다 많다면, 정말 차별은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을 테고-NC센터 출신 연쇄살인마의 존재로 차별이 심해져서 서류 상 출신을 지우기 위해 늦어도 입양을 보내려고 한다는 배경이 있는데-, 이미 아이들의 7~80%가 NC센터 출신이라면 그게 의미가 있나, 싶은 거지. 게다가 나는 굉장히 실용적인 사람이라서, 아이를 낳아 기르지도 않으면서 결혼해서 사는 사람들-그러니까 여전히 입양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의문이 또 생긴다. 

양육가설에서 부모가 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서로의 부모가 되어주는 이야기가 있다. 

자식이 부모를 선택하게 한다,라는 설정을 위해 현실성을 포기한 이야기다. 

결혼에 대한 어떤 설정을 밀어붙인 트렁크를 읽고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https://blog.aladin.co.kr/hahayo/9676837) 

비밀을 참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너무 투명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NC센터에서 13년을 살다가 입양이 되서 기록을 없애면 그 사람이 NC센터 출신인 건 사라지는가? 기록과 실재 사이에 아무 것도 없는가? 기록만 없으면, 실재는 없는 게 되나?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물론 타인에 대한 관심은 얄팍한 게 맞지만, 기록만이 사실은 아니다. 관계라는 것들이 있는데 어떻게?라는 질문이 남아서 좋게 읽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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