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단발머리님의 "궁금한 거 많을 나이 "

예시로 든 것처럼 제 앞에서 지적하는 사람과 제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 중에 고르라면 저는 제 앞에서 지적하는 사람이 더 좋습니다. 그 사람의 지적이 맞는 말이면 받아들이면 되고, 나와 다른 생각이라면 같이 이야기해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제게 한 마디 해 본 적도 없으면서 뒤에서 험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음 친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몸이 부딪치는 현실계에서의 위선과 인터넷상의 위선에는 좀 더 다른 태도입니다. 현실계에서의 위선은 바람직?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만, 인터넷에서의 위선은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선이든 위악이든 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가상의 공간에서 결국 확인할 도리가 없는 말들 가운데서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게다가 말은 얼마나 쉽습니까?
나쁘다,와 위선적이다,라는 말이 무언가 좋고 싫음으로 옳고 그름으로 판단되려면, 결국 그 다음이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위선적인 걸 더 싫어하는 데에는 그 다음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친절하게 말했는데, 알고 보니 사기를 쳤어. 같은 거요. 나쁜 놈이 나쁜 짓을 하면 피할 수나 있지, 같은 거요.
사람의 겉과 속, 행동과 말, 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고 그저 노력하는 것일 뿐이지만, 위선에 더 나쁜 평가를 하는 데에는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위선‘이 더 낫다,라고 말할 때의 위선은 ‘선‘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나 노력같은 거지만, 사람들이 위선이 싫다,고 할 때의 위선은 다른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 같은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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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21-05-03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달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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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님) 저같은 경우 앞에서 대놓고 말하는 나쁜 사람과 위선적인 사람의 구체적인 실례가 있는 경우이고 별족님은 별족님 경우가 있을테니 그건 무언가가 더 낫다고 생각하기 어렵겠지요.
다만 인터넷상의 위선이 끔찍하다고 하시니 그건 좀 의아합니다. 어떤 사람이 별 영양가 없고 내용도 없는 제 글을 읽고 ‘말도 안 되는 말, 하지도 마라.‘ 혹은 ‘김치년들 노답(실제로 제 글에 달렸던 댓글입니다)‘이라고 댓글을 달았다고 하면 그게 별족님의 댓글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그래서 다르게 판단합니다. 말은 쉽죠. 특히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말은요. 하지만 별족님마저도 자신의 본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이렇게 긴 댓글을 달고 계시지 않습니까. 별족님이 제게 대해 어떤 판단이나 생각을 하고 계신것과는 상관 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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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고 싶지만, 그래도 될 지 자신이 없어서, 그냥 여기다 일없이 단다. 다른 의견을 달았다가, 댓글이 지워진 적도 있고, 조롱을 당한 적도 있다. 나는 댓글을 언제나 환영하지만, 내 서재는 인기가 없고^^, 다른 분들은 서재를 ‘자신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반대의견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다.

단발머리님은 내가 하는 말이 ‘위선‘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나는 나 자신을 언제나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말과 행동, 인터넷과 현실. 어제와 오늘. 얼굴 붉히는 부끄러운 말들을 남기면서 지금이지만, 여전히 그래도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선,을 위장하기 위해 말을 꾸민 건 아니다. ‘악‘을 위장하기 위해 말을 꾸미는 게 아닌 것처럼. 현실계에서 천사를 연기하면서 분노를 인터넷에서 쏟아내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나의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말하고 싶어한다. 내가 거쳐왔던 날들이고, 내가 어쩌면 반성하는 과거라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말하고 싶다. 인터넷,에서의 위선,이 싫다는 말에는 극으로 치닫는 태도가 싫은 건데 설명하기는 역시 어렵다. 지나치게 높은 선-늑대가 양과 친구가 되는 이야기처럼-은 인간의 선을 고양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로 하는 극단적인 선,은 극단적인 악,만큼 해롭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