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안온한 날들 - 당신에게 건네는 60편의 사랑 이야기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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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이 구멍났다고 쩔쩔 매는 친구에게 잊어,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아무도 널 안 봐. 아무도 날 안 봐도 나는 아니까 신경이 쓰인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 게 자의식이지. 


첫번째 에피의 할아버지 이야기에 눈물이 찔끔 나다가, 전화로 통화한 어머니와의 대화 묘사에 갸웃한다. 사람들이 말을 이렇게 문어체로 하나 싶어서. 


그래도 꾸여꾸역 연애한 이야기를 읽는데, 와 나쁜 놈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일방적인 결별을 당한 것처럼 묘사하는데, 여자인 내가 읽기에는 이상한 남자다. '이제 더는 사랑하지 않네'라고 말하면서도 여자가 떠나지 않기를 기대하다니 이상한 거 아닌가. 자신만만한 미혼의 여자라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남자와 왜 계속 만나겠는가. 헤어지자,는 말은 아니지만, 과연 여자가 떠났다고 그게 여자의 일방적인 결별인가. 자신의 연애사가 한참이나 있어서, 소금에 대한 이야기나 다시 만나 술집을 전전하는 이야기나 다 구질구질하다. 작가,라고 자기 이름 옆에 붙이기 위해 스스로 비극의 주인공인 서사를 쓴다. 못 봐주겠다. 

 

결국 화장실에서 쓰러진 노점상 아주머니가 응급실에 실려온 에피소드에서 두 아들들을 묘사하는 대목에 정말 너무한 걸 싶어가지고 반납했다. 소설도 아니고, 자신의 직업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묘사하다니 너무 무례한 게 아닌가 싶은 거다. 앞으로 만날 일 없는 그래서 안전하게 생각해서 하소연했을 그 아이들에게 이입한 다음, 아 이 의사 정말 너무하잖아, 싶어서 그만 읽기로 했다. 이 의사와 절대로 어떤 일로도 만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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