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네 집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6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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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난해하다. 그 난해함을 나는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는 거 같다. 

그래,라고 말하고 다르게 행동하기를 원하는 그 난해함. 나쁜 줄 알면서도 끌리는 난해함. 

박완서님의 단편은 부끄러운 맘이 들어서 잘 못 읽는다. 너무 노골적이라서 내 마음이 들킨 것처럼 부끄럽다. 모순되는 순간들, 그 안에 내가 잡은 기이한 고집,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부끄러운 상상들까지 부끄러워서 대놓고는 말 못하는 감추는 마음들을 본다. 그걸 보는 마음은, 나만 그런 건 아니야,하는 안도도 있고, 다들 이렇게 어렵게 살고 있구나, 하는 너그러워지는 마음도 든다. 


모두 좋았다. 

난해한 자신,의 부끄러운 감정들 위로, 타인의 난해함을 연민하는 태도들, 을 본다.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 의 짧은 대목을 어디선가 읽고 무언가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차서, 푸근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 해설에서 '신랄하다'라는 설명이 딱 들어맞는다. 

신랄해서 부끄럽지만, 비난하는 말들은 아니다. 그대로 소우주인 인간이, 아무리 해도 알기 힘든 인간이란 존재의 난해함을 들어, 그래서 즐거운 삶이지 않냐,고 말해주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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