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학대하는 엄마들, 때문에 오래 전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시즌12, 에피소드 22)범죄수사물을 한참 볼 때, SVU도 꽤 봤었다. 여러 에피소드 중에 이 에피소드는 좀 기이해서 기억에 남는다. 정확한 에피번호를 적으려고 검색한 검색어는 'SVU 영아살해', 'SVU 콘돔 구멍' 따위였다. 콘돔 구멍,이라는 검색어에 나무위키가 걸려서 정확한 에피번호를 적을 수 있었다. 스텔스,라는 언어 풀이 중에 성적인 은어로 설명하면서 해당 에피를 써놓았더라. 이야기 속에서 남자는 여자들과 성교하면서 일부러 콘돔에 구멍을 냈다. 경찰서에 피해여성들 그러니까, 성교나 진지한 관계는 원했지만 아이는 원하지 않았던 여자들이 남자때문에 임신하고 아이를 키우는 중인 여성들로 가득 찰 지경이었다. 아이와 함께 자살한 여성이라든지, 아이를 살해한 여성도 존재하고, 그 많은 여성들은 그 남성을 범죄자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모였다. 남자는 자신은 양육비를 보내고 있고,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야기는 뭔가 사적인 복수로 끝났다. 그 여자들을 상담했던 여자가 그 남자를 살해했거든. 그런데, 그 에피소드를 볼 때 이야기가 기이하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저런 사건이 있을 수 있어? 남자는 여자의 죽음보다 아이의 죽음을 애석해하면서 자신을 고대 왕처럼 남자들은 많은 아이들을 원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면서 강변했거든. 나는 뭐, 그 남자가 사십명이 넘는 자신의 아이들의 양육비를 지불했다는 것에 놀라고!!!! 그 여자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를 독점하지 못한 것에 괴로워하면서, 그 남자가 더 이상 자신이나 아이를 돌보지 않는다고 원망한다는 것이었다. 합의한 성관계에 임신이 되었다고 범죄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 남자가 법적 처벌을 피한 이유였다. 오래 전 일기를 뒤졌더니 그 때의 이야기가 있었다.(2011. 11. 30) 나는 광고의 '임신강간범'이라는 표현이 의아해서 부러 본 에피였고, 당시 드라마로는 천일의 약속,을 보고 있었다. 알츠하이머로 죽어가면서 아이를 낳고 싶어서 치료를 거부하는 수애를 보는 중이었어서, 더 그 여자들을 기이하게 생각했던 것도 같다. 피임을 전적으로 남자에게 의지하고 아이가 자신의 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는 여자들과 나란히 죽음이 닥치는 와중에 절박하게 아이를 원하는 여자를 보는 것은 그대로 대비가 되었다. 

남자에 대한 원망으로 아이를 죽인다,는 이야기는 또 있다. 이것도 대강의 얼개만 알고, 검색해서 찾았다. 왕이 왕비를 얻어 아들까지 얻었다. 먼 데서 시집 온 왕비는 자신의 여동생이 보고 싶어 왕에게 청해서 동생을 데려와달라고 한다. 왕은 왕비의 여동생을 데리고 와서는 강간하고 문제가 될까봐 혀를 잘라 감금한다. 나중에 왕비는 자신의 여동생을 만나고, 왕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들을 살해해서는 왕에게 먹인다. (그리스로마신화 속의 테레우스와 프로크네와 필로멜라 이야기(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2t2568a)) 다른 엄마와 이야기하면서 왜 아이를, 이라고 이야기했다. 엄마인 우리는 아이가, 남자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아이는 아이다. 

권력의 위계를 인정하고 그 위계 안에서 힘을 행사하려 한다면 엄마가 죽이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엄마라는 존재가 존중받는 이유는, 어쩌면 불가능한 일, 가장 약한 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되는 순간 더 강해질 걸 기대받는 모성은 억압이기도 하고 책임이기도 하다. 오락을 위한 성교가 만연하고, 그 자체에 죄책감을 덜어내는 문화적 맥락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리타분하게도 여전히 '남자는 성교를 원하고, 여자는 아이를 원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이를 보호하지 않는 엄마, 여자이기만 한 여자들이 가득찬 세상에서 아이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세상을 단순하게 인식하려고 애쓴다. 먹고 자고 아이를 기르고, 인간이 존재하는 단순한 이유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 위에 덧입힌 허명들은 허명이다. 사랑이든, 명예든, 아름다움이든, 그게 뭐든. 반드시 닥치는 죽음 때문에 삶이 간절하고, 이야기를 원하지만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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