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를 그래도 챙겨 보고 있다. 꽤 되었는데 유퀴즈에서 '담다' 특집을 했을 때, 광고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의대 6군데 합격생'이 합격증을 담은 학생으로 출연한다는 거다. 결국 사람은 한 군데 밖에 못 가는데, 6군데 합격한 게 왜 이야깃 거리가 되는지, 비법따위가 있을 리가.
"저게 무슨 자랑이라고 나온다니?"
"자랑이지, 6군데나 합격했는데."
"어차피 하나밖에 못 가는데, 게다가 저 사람은 과학고 나와서 의대 간 거잖아. 과학고는 국가에서 과학 육성을 위해서 많이 지원하는 학교고, 그런 학교를 중학생부터 의사 될 마음으로 가서는 지원할 수 있는 6개를 다 의대로 넣었다는 게 자랑이야?"
부끄러움이 없는 젊은이에 젊은이들이 열광한다. 입시와 교육이 산업이 되고 좋은 대학을 나왔다는 학원 강사들, 교육 컨설턴트들,이 큰 부를 이루고, 노력만 하면 갈 수 있고, 노력하지 못한 너는 너의 한계를 인정하라는 식의 담론을 퍼뜨린다. 애초에 노력한다고 갈 수가 없는데, 그런 말들에 속아서, 장사치들의 배를 불리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삶에 대한 고민을 미루는 걸 참을 수가 없다.
어차피 한 군데를 선택해서 가야 하는 과고생이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서 국가의 지원 아래 좋은 교육을 받고, 지원할 수 있는 대학 여섯 곳을 모두 의대를 지원한 걸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말한다는 게 싫다. 모두가 좋다는 대학에 모두가 좋다는 과를 갔고, 또래집단이 다들 대단하다고 말해 준다면 자신의 잘못을 모를 수도 있다. 선배도 그랬고, 후배도 그랬고, 그래서 나도 그랬는데, 무슨 잘못일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좁은 주변만을 보고 생각해선 안 된다. 어른이라면,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또래집단 안에서 허용될지라도 전체 사회 안에서 허용될지를 고민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