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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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피플,을 재미나게 읽고 선물도 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었고, 재인,재훈, 재욱 도 가지고 있다. 이건 이북으로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로맨스가 나랑 안 맞는 거라고 결론을 내려야 하나 싶다. 

부모님께 쓴 감사인사 말고는 다 너무 끔찍했다. 외계인이 한아를 사랑하는 이유가 너무 터무니없어서, 사랑에 이유가 없는데, 굳이 있어야 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도, 그런 이유를 붙인 것이 너무 자만하고 있는 듯 해서 짜증이 났다. 

트렌드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에너지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나는 현대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사람들이 SNS에 올리는 친환경라이프에 코웃음을 친다. 비건이라고 해서, 재활용옷가게를 한다고 해서, 분리수거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 여성보다 탈탄소적이라고 할 수 있냐고? 도시의 삶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그 무지의 태도. 결국 도시 밖에서 매립될 쓰레기, 도시 밖에서 들여오는 많은 자원들, 이국의 열대과일들, 트렌드에 민감한 마음. 다 한심하다. 그러면서도, 꽤나 깨인 사람인 양 하는 모든 말들이 다 치기어린 자만이라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모르겠더라.

타인의 위성이 되는 삶, 지구 쯤은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젊은 삶, 나를 알아봐주고 우주를 가로질러 오는 사랑, 죽을 때까지 함께 하고도, 죽음 이후에 다시 업로드 되는 삶이라니, 나는 다 싫었다. 댓가없는 고통없는 사랑을 원한다는 게 한심했다. 위험이 없다면 여행을 왜 하겠어? 죽음이 없다면 이 삶이 반짝일 이유가 어디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나는 돌덩이 외계인과 평화로운 사랑을 한다는 한아가 죽음 뒤에 다시 업로드되는 것이 어린 마음이나 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적 자본주의도 짜증이 나고, 평화로운 문명이라는 묘사에는 내가 평화를 안다,는 자만이 느껴졌다. 평화를 우리는 알 수가 없지 않나? 싶어서. 나의 평화가 너의 평화와 같을까? 왜 네가 그걸 안다고 생각하지? 평화로운 문명별에 제공되는 우주자유여행권,은 다시 우주적 절대권위를 상정하고 있어서, 또 짜증이 나지. 소설에 깔린 많은 전제들이 다 너무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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