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로 읽는 철학 이야기 - 이솝의 지혜, 철학자의 생각법! 일상에서 써먹는 철학 개념
박승억 지음, 박진희 그림 / 이케이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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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용 도서로 분류되어 회사 책구매로 살 수가 없어서 따로 샀다. 처음부터 재미나게 읽지는 못했는데, 청소년에게 철학 특히 서양철학을 가르치기 위해 그런 것이란 생각을 하고 나니 마음이 누그러졌다. 서양사람들은 도대체 자기 이름을 왜 남기고 싶은 거래, 싶은 지경이었다. 알맹이가 아니라, 누가 그 말을 했는지 이름표를 달기 위해 배움이 느려지는 거다, 싶었다. 

모두 현명해지는 일은 아예 없으니, 어리석은 대중은 종교-기독교-로 계도하고, 학문의 영역에는 장애물을 만들기로 작정을 하고,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하기로 한 모양이라고 투덜거렸다. 여전히 공자와 맹자와 순자와 법가, 부처님에 대해서 말하는 동양의 사람이라서, 도대체, 저 느리고 한심한 사람들이 철학자의 이름들을 열거하는 것이 허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청소년일 때는 저랬을 거야. 밴담의 책은 읽은 바 없으면서 공리주의를 말하고, 보이지 않는 손을 말한 건 또 누구고 이러면서 우쭐해했겠지. 지금의 나는 이미 살고 있는데, 그 삶을 설명하는 말을 만든다는 것이, 오리지널리티를 부여받을 일인가, 싶어서 우화인 채로의 이야기가 더 좋았다. 철학으로 붙은 철학자의 사진과 그림과 석고상은 대표저서와 이런 저런 외래어는 정말 다 사족같았다. 공연히 다들 아는 이야기에 자기 이름표를 달기 위한 것 같다. 어쩌면 삼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먼 미래에 우리의 어떤 기술은 과연 어떤 식으로 남을까. 공주님을 찾아나서는 왕자의 이야기로 전해지지는 않을까. 


청소년이 읽는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이름을 남기겠어,라는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름들을 알고 기억하는 게 의미 있는 거라고 지적 우월함을 뽐낼 생각을 하고 있다면, 더 즐겁게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실용적인 나는, 실천하지 못하는 앎이 무슨 소용이야,라고 생각하는 나는 좀 덜 재미나게 읽었다. 이솝우화, 안에는 원래 그런 심연이 있었다니까. 철학자가 이미 이름붙이기 전에 살면서 이미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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