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다,가 오지랖,이 욕인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지만, 그게 욕일 수 있는 세상,을 의심한다. 

은희경의 소설을 읽으면서였나, 이제 시골에서 나고 자란 정서는 소수자가 되겠구나, 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 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도시에 살고 있다. 촌에 사는 사람을 무능으로 낙인찍기도 하고, 그 자체로 혐오하는 정서도 가끔 느껴진다. 그렇지만, 나는 촌스러운 게 나쁜 말인지 의심하고, 그걸 나쁜 말로 쓰는 사람들의 우월감을 동정한다. 촌스러운 것, 촌스러운 채 살아남는 것은 삶을 구성하는 단순한 것들을-먹고, 자고, 싸고, 사랑하고- 인식하고, 그게 얼마나 중한지 아는 거고, 부풀려진 말들에 휩쓸리지 않고 부풀린 허상 뒤에 똑같은 존재를 알아차리는 거다. 


드라마를 보면서, 무너진 공동체를 그리워하는, 도시에서의 외로움 가운데 이상향을 그리는 마음같다고 생각했다. 가깝게 지내지는 못해도, 오랜 세월이 쌓여서 마음으로 의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드러내지 않아도 드러나는 강함에 대한 이야기이고, 세상이 훨씬 더 살 만 하다는 이야기이다. 


강함은 드러내지 않아도 드러난다. 그 강함은 그 자체로 약한 사람을 건드린다. 

시샘을 받기도 하고, 쑥덕거리기도 하고, 상처를 주려는 시도들을 하게 만든다. 

나보다 처지가 나빠서, 적어도 나는 저 사람보다 행복해도 된다고 공연히 우쭐했던 약한 마음이 그 사람이 웃으면 김이 빠진다. 내 마음 속에 행복과 불행을 타인의 것들과 비교하는 가운데, 마음은 더 약해지고, 행복은 멀어진다. 

행복은 비교하는 가운데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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