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가지가 기억에 남아서, 게다가 너무 개인적인 거 같아서 그러나 저러나 짧은데도 서평에는 못 쓰고


1. 랑랑별 때때롱

외계인-다른 별의 다른 존재니 외계인이 맞는 말일 텐데, 동화적인 세계속이라 그저 사람이다. 먼 별에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 동화인데, 나는 매 끼니 같은 걸 먹는 이 사람들의 식탁 묘사에, 아 작가는 매 끼니 고민하는 수고를 아는 사람이구나,라고 고마워했다. 

정말 밥하는 게 너무 힘든 날들이 있었다. 

먹을 게 없다며 밥상 앞에서 얼굴을 찡그리는 아이도 남편도 미운 날들에, 가난하여 단촐한 매 끼니 같은 식사에 대한 조금은 장황한 책 속의 묘사가 고마웠다. 





2, 쿠쿠스 콜링

여기서 기억에 남는 건 택시를 탈 수 없어서 걸어가는 묘사. 주머니에 남은 돈과 남은 거리를 한참을 계산하는 가난한 탐정의 묘사, 였다. 

사람은 참 신기하지, 주머니에 돈이 있고, 걸어갈 때는 그런 마음이 안 되는데, 주머니에 돈이 없어서 걸어갈 때는 다 나를 보는 것처럼 비참한 심정이 되는 게 왜 그런 걸까. 가난한 탐정이 주머니에 돈을 셈하면서 걸어가는 가난의 묘사가 꽤나 길었어서, 그 묘사가 꽤나 생생해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을까?라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했다. 


3. 삼체

면벽자인 중국인에게 고용된 중국의 군인이 서양인에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서양인은 이유를 다 알아야 하나? 나는 군인이고 시키는 일을 하는 거지. 왜 시키는지 알 필요는 없어. 뭐 이런 대사였는데, 내가 그 서양인처럼 이유를 알면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서 기억에 남았다. 

복종에 대해 생각했던가. 가끔 이유를 알지 못하고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은가. 모든 것을 알고 한다는 게 인간에게는 오만한 일은 아닌가,라고 생각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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