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고 싶을 때 읽는 책 - 다 잘하고도 한소리 듣는 직장인을 위한 커리어 매뉴얼
김희양 지음 / 팜파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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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자마자 취직했다. 잔뜩 경계하는 태도로 들어간 회사에 같은 직군 동기 중 여자는 나 뿐이었다. 여자에게만 커피타라고 시킨다는 불퉁불퉁한 남녀차별에 대한 말들을 알고 있어서, 비약이 큰 걱정들로 다른 사람의 친절을 의심하면서 또 나의 친절을 감추면서 고슴도치처럼 지냈다. 그래도 악착같이 버텨서 스무해를 넘겼다. 스무해를 넘긴 지금 젊은 직원들의 태도들을 바로잡아주고 싶은 순간들을 만난다. 

이 책은 고슴도치같던 신입이던 나였어도 과연 순순히 들었을까, 싶은 책 한 권의 잔소리다. 

남자나 여자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문제. 워라밸을 원하지만, 다시 열정을 바칠 일을 또 원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과 가깝기를 원하지만, 다시 적당한 거리를 원하는 양가적인 감정이 들끓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직장에 대한 말들이다. 아부를 하라는 말도, 거짓을 연기하라는 말도 아니다. 내가 좋아할 태도로 상대를 대하라는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건 다르지 않다. 직장 내 위계나 서열같은 게 눈을 가려도,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는 것은, 친절을 연습하는 것은, 직장이 아니더라도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도 역시 쉽지는 않다. 내가 지금 부드럽게 달라졌다면, 그 쌀쌀맞던 경계의 날들이 다 지나고, 주변을 둘러싼 긴장감도 풀어진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지. 내가 다른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태도를 배우며 균형을 잡고 시간을 버틴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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