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를 12년째 지켰다는 윤종신,이 이방인프로젝트를 하겠다고 떠나게 되면서 하는 방송을 잠깐 재방채널을 돌리다가 만났다. 방송과 함께 자라 열두살이 된 아들과 아내가 영상편지를 보내고, 함께 자리를 지킨 다른 엠씨들이 인사를 하는데, 김구라의 말이 인상적이라 적어두고 싶다. 

"잘 지내고, 영화같은 일이 안 생기길 바란다, 지루하고 심심한 14개월을 보내길 바란다",는 말.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고, 여전히 하고 싶은 도전들이 있어서 떠나는 윤종신에게 김구라가 하는 말은 좋은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는 내가 너무 그 말이 공감이 되었다. 영화같은 일, 이 생기는 것은 그게 어떤 영화라도 반갑지 않다. 호러나 스릴러는 그 자체로 끔찍하고, 멜로라고 해도 환영할 수 없고, 코미디영화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나 우습지 내가 주인공인 코미디 영화는 반갑지가 않다. 

삼백이에서 겁없는 젊은이를 겁주기 위해 도깨비가 기다린 그 십수년처럼, 이미 가진 게 많아 두려움이 많은 나는 윤종신에게 하는 김구라의 말이 그대로 덕담으로 들렸다. 영화같은 일 따위 벌어지지 않는 채로 한결같아 보이는 지루한 일상 가운데에서 드라마틱한 영화를 꿈꾸는 젊은이들 뒤에서 배경처럼 있어도 괜찮다,는 마음이다. 나의 일상,들이 그대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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