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천도룡기 

이국의 사람들과 싸움이 붙었다. 몸으로 칼로도 싸우지만 입으로도 싸우면서 "아프지 말고 살다가 죽어라"라고 페르시아 상인들에게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건 덕담처럼 들리지만 악담이라면서, '비명횡사'를 바라는 말이라고 해서 놀란다. 아, 오래 산다는 건 늙고 아픈 걸 피할 수 없는 거라는 걸, 그 옛날 사람들도 알고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정말 안 아프고 오래 살다가 죽기를 바라는 구나, 맥락없이 터무니없게,라는 자각을 했다.





 

 

 

2. 5학년 3반 청개구리들 

절판이고 그림도 없지만 무언가 넣고 싶었다. 언제 읽었는지 모르겠다. 

내 기억에 남아서 아직도 답을 모르겠는 질문이 있다.  

책 속에서 아이는 부모에게 집안의 어려움을 나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청한다. 아이인 자신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부모의 그런 말은 나에게 부담이 되므로 부모가 그런 말을 자신에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 뭐 이런 말이었던 거 같다. 그 때 나는 그게 이상했다. 그리고 여전히 모르겠다. 아이도 가족인데, 집안의 어려움을 몰라야 할까? 알아야 할까? 아이가 받아들이는 무게감이 부모와는 다를 수 있으니, 부모가 보호자로 역할을 해야 하겠지만, 아이였던 나는 부모가 부모의 어려움을 내게 한마디도 안 한다면 좋을까? 

책 속의 아이와 다르게, 나는 알기를 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도 알기를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할 수 있기를. 나의 부모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기 힘들 거 같다. 

그래도, 무언가를 요구하는 입장이 되었을때, 상대의 모든 말이 그저 변명같을 때, 그걸 내가 왜 알아야 하지, 싶은 순간들이 있어서, 여전히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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