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킹 2: 서유기 여정의 시작
정바오루이 감독, 곽부성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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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몬스터 헌트,를 봤다. 인간으로 변신한 몬스터들이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몬스터를 대하는 태도가 '도롱뇽과의 전쟁'과 너무 달라서, 예전에 아프리카의 여인을 전시했던 유럽의 태도와 산해경에서 '다리가 뱀처럼 생겼다'거나, '날개가 달렸다'거나, 그러니까 그런 형상을 하고도 무슨 무슨 족,으로 그러니까 인간의 범주로 판단하는 태도가 대조적이었던 기억이 연달아 이어졌다. 이게 계속 나의 편견을 강화시켜서 서양의 태도와 동양의 태도를 비교하고 있다. 철학으로서 동양의 태도, 만물에 깃든 신에 대한 묘사와 하나의 마음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요새는 서양작가의 창작물들을 피하고 있다. 그게 소설이든지, 사회과학서적이든지, 영화든지, 드라마든지, 태도에 무언가 거슬리는 부분이 생긴다. 

그래서, 티비를 돌리다 멈춰서 '몽키킹2:서유기, 여정의 시작'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목도 그렇고, 손오공의 분장도 뭔가 헐리우드에서 만든 건 줄 알았다. 만듦새로 국적을 구분하기 어렵다. CG도 게임들 덕인지, 손오공 자체의 판타지성 때문인지 그렇게 위화감은 없었다. 요괴로 등장하는 공리가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웠다.-사실, 손오공이 곽부성이라는데, 분장이 너무 갈색이라, 알아볼 수가- 

이야기나 철학에 집중하는 지금의 나에게, 삼장이 손오공과 대립하는 그 상황의 이야기가 공감이 되었다. 노파로 변장한 요괴를 손오공이 공격하는 것이나, 아이나 아이의 어머니로 깃든 요괴를 오직 손오공만이 알아보는 것이 쓸쓸했다. 삼장이 손오공에게 벌을 내릴 때, 금강고가 머리를 조여 고통이 닥치는 가운데, 손오공이 삼장을 구하기 위해 아이를 공격하는 것이 슬펐다. 삼장은 아이에게서 아이를 보고, 손오공은 아이에게 깃든 백골정을 보고 있다. 쓰러진 아이에게서 요괴(백골정)는 빠져나가고, 손오공의 의도는 결국 확인되지 않는다. 삼장도 손오공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거나 믿는 존재지만 서로 다른 면을 보고 있기에 둘 사이의 대립이 묘사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명쾌한 어떤 이야기들처럼 쓰러진 아이가 요괴로 변하지 않아서-당연히 그럴 수 없다-, 쓸쓸한 기분이 커졌다. 결국 삼장이 손오공을 용서하지 못하고 위험에 빠지고, 그 위험 가운데, 스스로를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마음이 요괴가 다시 인간이 되기 위해 날아가는 공간이 좋았다. 악이 악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동양의 공간들이 그 모든 혼란들이 그대로 묘사되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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