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는 형님에서 헬로비너스의 나라가 나왔다. 

'나를 맞춰 봐'에서 나라는 자신이 지금까지 겪은 무서운 일들, 을 말했다. 

문제는 중학생 때 예뻐보일려고 심각하게 나쁜 눈에도 안경을 벗고 만난 바바리맨과 겪은 일이었고, 이어진 에피소드는 연습생 시절 늦은 밤 택시를 잡으려다가 만난 무서운 택시에 대한 이야기였다. 택시는 정말이지 듣는 나도 무서워서 깜짝 놀랐다. 미안한 마음에 부모님께 연락하지 못했던 어린 연습생이, 새벽 한적한 외딴 길에서 빈차 LED가 뚝뚝 끊어져서 빛나는 택시를 만나서 무서워하면서 승차를 거부한 이야기다. 욕을 실컷 듣고 떠난 택시의 뒷 번호판은 청테이프로 가려져 있었다고 했다. 

큰일날 뻔 했다고, 참 다행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김희철이 그래서 참 어려울 때가 있다고. 밤길에 내가 뒤에 걷게 될 때 앞서 걷는 여자가 뒤도 못 돌아보는 그 여자가 얼마나 무서울지 아니까, 참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화하는 척도 해 본다고. 나는, 김희철이 그 심정을 모두 이해한다는 데 조금 감명을 받았다. 


젊은 여자가 있다. 

예쁘고 싶어 안경을 벗고, 바지를 내린 바바리맨을 보고도 '뭐야, 안 보여'라고 말해버린다. 하고 싶은 일을 가끔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쫓느라고, 새벽 한적한 길에 혼자 서서 택시를 잡으려고 한다. 그래도, 알고 있다.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던 덕분에 다행히도 살아남았다. 꿈도 이뤄 저기 티비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그런 경험들을 듣는 나이 든 남자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었는지 공감한다. 

상대를 보고 이야기를 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다.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은 이런 나의 경험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모든 사람들이어야 하고, 가능한 수준의 지지를 끌어모아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의 범주를 크게 크게 넓혀야 한다. 아, 그건 좀 제 생각과 달라요,가 그 사람을 배제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혼자서 살 수 없고, 내가 원하는 사람만을 모아서도 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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