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한 일을 내일 기억하지 못한다는 가정.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생성되지 못하는 주인공이 자신을 둘러 싼 사람들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 일견 상투적이고 전형적인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렇게 가슴을 졸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정말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을 보여준 스릴러

초반은 주인공의 상황에 대한 답답함이 이어진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낯선 누군가가 나와 부부라고 말한다면 그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매일 반복되는 상황에서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모습은 또 어떨 것인가? 똑같은 설명의 반복, 전혀 나라징 기미도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의 연속. 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곁에서 머물면서 지킬 수 있을까?

주인공의 일기가 진행되면서 이야기는 서서히 방향을 튼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진짜 남편일까? 내 아들은 정말 죽었을까? 난 정말 사고를 당했던 것일까?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이 보내는 경고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의심했던 사람을 믿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을 의심하기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어떻게 해서든 기억을 되찾아야 한다! 진실을 알아야만 한다!는 주인공의 절규가 책의 활자를 뛰어넘어 내 가습속에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녀를 응원하게 된다.

마지막 결론에서 작가는 또하나의 물음을 던진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당신은 지금 진실된 사랑을 하고 있느냐고!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설이지만 영화를 일부러 보지 않고 있다. 대개의 경우 잘 쓴 원작을 가진 영화은 실망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의 느낌이 사라진 이후에 VOD로 보아야 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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