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국가대표 - 이제 다시는 만들어질 수 없을 최고의 국가대표팀
김은식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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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의 신화

- 그 날 그 경기를 기억한다.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1982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나는 야구에 빠졌었다. 이미 4학년 때부터 고교야구의 팬이었던 내게 프로야구는 꿈이었다. 나중에야 그 출범속에 담긴 정치적 의도를 알았지만 이미 야구에 빠져버린 나는 지금도 야구에 빠져산다. 최고의 선수들이 꿈의 무대에서 펼치는 경기. 그렇게 한 시즌이 지나가고 그 해 가을. 난 또 하나의 기적을 보게 되었다. 그 당시 '단군이래 최고의 국제 스포츠 행사'라고 떠들던 세계 야구 선수권 대회. 최강 쿠바도 빠졌고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였기 때문에 매스컴의 기대감의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그리고 국가대표는 온 국민의 열망을 받아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금도 한국 역사상에 최고의 장면이라고 말하는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 감독에게 해결사라는 별명을 붙여 준 역전 3점 홈런의 기억은 나의 유년시절을 지배한 장면이었다. 이 소설은 그 대회, 그 경기들에 대한 기록이다. 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소설적 가치 보다는 한국 야구의 신화의 현장을 되살리는 기록의 의미가 더 강한 소설이다.

 

남겨져야만 했던 선수들

- 정치적 의도에 의해 과장된 흥분으로 시작된 프로야구였지만 실업야구팀에 속해서 근근히 생활하던 야구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노다지였다. 그 당시 아파트 여러 채를 살 수 있는 거금을 받고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기회가 된 선수들은 모두들 프로에 뛰어들었고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의 한숨은 깊어갔다. 그렇게 화려한 양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선수들. 그러나 뛰어난 실력이 있음에도 아마로 남겨져야만 했던 이들이 있다. 같은 해 열리는 세계 야구선수권을 위해 특별히 보류선수가 된 1급 선수들. 최동원, 임호균, 김시진, 장효조, 이해창, 김재박, 심재원 등의 1급 선수들은 프로의 화려함을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프로에게도 문호가 개방되어 WBC 등의 국제대회에 프로선수들도 뛸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프로와 아마의 구별은 확실했다. 역시나 정치적 의도로 세계 야구선수권 우승이 필요했던 전두환 정권의 강요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남겨진 이들의 숨겨진 뒷 이야기. 오랫동안 야구 이야기를 써 온 작가가 알고 있는 그들의 고민과 갈등, 화해와 화합, 감동과 환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제는 고인이 된 최동원, 장효조, 심재원 등의 선수들을 소설로나마 다시 만나는 기쁨도 있다. 아무런 가감이 없이도 그대로 드라마가 되는 야구라는 종목의 매력이 통째로 담겨져 있는 소설이다.

 

도서 추천 지수

- 올 해 42살인 내 나이대의 야구팬이라면 필독 !!!

- 그 시절 TV에서 본 그 경기를 기억한다면 98점

- 700만 관중시대 프로야구 팬이라면 95점

- 그저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80점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이라면 9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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