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7년 후
기욤 뮈소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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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역시 사랑이다.

- 기욤뮈소의 일관적인 주제는 '사랑'이다. 작가가 항상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설의 주제는 결국 사랑이라고 말하듯이 기욤뮈소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가다. 그래서 결국 이 소설도 사랑을 주제로 하는 소설이다. 고지식하고 완고한 성격의 세바스찬과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인 성격의 니키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갈등을 겪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이 소설의 한 축을 이루며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사건 해결의 단초가 되는 뉴욕형사의 니키에 대한 집착적인 사랑도 곁들여져 있다. 지금까지 그의 소설이 주로 남녀간의 애정을 다루었다면 이 소설에서는 아이들을 등장시켜 사랑의 범위를 가족애로 확대시키고 있다. 결국 기욤뮈소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사랑이고 우리가 그에게 기대하는 것도 사랑이다. 이번 소설도 그런 기대치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소설에서 변하지 않은 기욤뮈소의 스타일 하나는 바로 사랑이다. 나머지는 모두 바뀌었다.

 

초능력 대신 추리를 사용하다.

- 기욤뮈소의 초기작들을 보면 항상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했다. 사랑을 마법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지만 그의 소설 전반에는 상식밖의 능력을 보여주는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 그 인물들은 사랑의 마법같은 힘을 상징하고 운명론적 사랑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나 최근작들에는 그런 인물들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런 초능력이 추리로 대치된 느낌이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매개체로 아들의 납치사건을 등장시키고 나아가 살인사건까지 연장시킨다. 아들을 찾기위해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추리를 가미하여 서로 갈등하던 주인공들을 화해시키고 아이들을 구하며 가족애를 극대화하는 매개체로 사용한다. 이전 작품들에서 초능력을 사용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추리소설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치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납치와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일을 이야기의 다른 축으로 사용한 것은 이전까지와 다른 방식이고 기욤뮈소의 새로운 시도이다.

 

다소 아쉽다.

- 기욤뮈소의 전작들을 거의 다 읽은 팬의 입장에서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소설의 가장 큰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책의 초반부에서 이미 예상할 수 있었고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은 너무도 많은 우연이 끼어들고 사건 자체의 진실에도 별다른 반전이나 추리소설로써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아직 기욤뮈소에게는 추리는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다. 물론 사건 자체가 허술할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너무 아쉽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너무 황급하게 닫아버린 결말 부분이다. 사건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너무도 어이없이 끝나버린다. 그와 함께 소설도 끝나버린다. 물론 두 사람이 다시 시작했다는 암시를 주기는 하지만 그걸로 끝. 프랑스 형사는 어찌 되었는지, 세바스찬의 회사는 어찌 되었는지, 살인사건을 어떻게 정리 되었는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쿨한 것인지 성의가 없는 것인지. 지금까지 읽어 본 기욤뮈소의 소설들 중에서 가장 어이없고 황당한 결말이다. 작가가 도대체 뭐에 쫓겨서 이런 식의 마무리를 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소설의 여운을 전혀 허락하지 않는 결말에 화가 날 지경이다. 결말이 주는 인상이 작지 않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나에게 정말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도서 추천 지수 : 75점(결말이 너무 허무해 차마 권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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