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프로젝트 1
유광수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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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한 동기

- 유광수 작가의 [진시황 프로젝트]를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이 서둘러 봉합된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었기에 이 책을 선택하는데 망설임이 있었다. 그런데 제목이 [윤동주 프로젝트]로 뭔가 연관성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마침 이정명 작가의 [별을 스치는 바람]도 읽은 후라 윤동주에 대한 호기심도 발동했다.

 

먼저 읽어야 할 책

- 작가가 2008년 조선일보 뉴웨이브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진시황 프로젝트]. 이 소설과의 연관성이 강한 소설이다. 등장하는 주인공이 같고 그들의 관계가 [진시황...]에 드러나 있다. 그들과 대립하는 일본의 비밀조직 '공안 44'에 대한 설명도 있다. 또한 두 소설에서 벌이지는 엄청난 사건들도 다소의 연관관계가 있다. [진시황...]을 읽으면 이 책을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줄거리 요약

- 어버이날인 5월 8일 대낮에 광화문 한 복판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에서 이슈가 된 것은 일본의 전황승계자 중에 한 명인 후지와라가 지나가기로 한 시간이라는 점. 일본은 즉각적인 항의를 하고 범인색출에 나선다. 그 때 범인으로 지목되는 이는 [진시황 프로젝트]에서 일본의 음모를 저지한 강태혁 형사. 모든 증거가 한 방향으로 강형사를 지목하고 그는 폭발사건의 테러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쫓기게 된다. 한편 연세대 윤동주 시비를 중심으로 3건의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진시황...] 사건의 또다른 주역인 방현진 형사가 사건을 맡게 된다. 거대한 폭발과 연쇄살인 사이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일본 우익집단이 벌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의 진상.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민족시인 윤동주의 숨겨진 이야기. 사건을 풀어나가며 거대한 비밀과 마주서게 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가 보는 이 소설의 느낌

- 일단 전작을 읽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일본의 극우파 비밀조직인 '공안44'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강력8반과 마주치게 되는 사건이 전작인 [진시황 프로젝트]이다. 전작에서 공안44의 음모를 깨뜨린 두 형사가 이제 그들의 타겟이 된다. 전작에서는 강형사와 방형사가 한 팀으로 움직였는데 이 소설에서는 의도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방형사가 움직일 때는 강형사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강형사가 움직일 때는 방형사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둘 사이의 정보 교환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각으로 사건에 접근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사건의 진상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이런 구성은 독특하고 재미있다. 독자를 두 형사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게 만들어서 보다 객관적인 진실에 도달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몰아치듯 벌어지는 폭풍같은 사건의 연속은 독자의 호흡을 가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저 일본의 극우집단의 광기에 머물러 있지 않다. 작가는 우리가 아는 진실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은 과연 진실인가? 누군가의 조작에 의해 왜곡되고 감춰진 진실은 아닌가? 아니면 겨우 반쪽짜리 진실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가? 숨겨진 반쪽의 진실로 인해 우리가 아는 진실이 100% 뒤집힐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진실은 무조건 밝혀져야 하는가? 밝혀지지 않는 것이 좋은 진실은 없는가? 결국 작가는 우리가 현재에서 한 발을 떼어 놓으려면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끝까지 진실을 숨겨놓는 수를 부려 놓았다. 그것이 다음 편을 위한 복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실의 정의와 가치에 대한 작가의 문제제기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준다.

강형사와 방형사는 왜 이리 힘든 사랑을 하는 것일까? 사건 전체에 걸쳐서 드러나는 서로를 향한 그들의 애틋한 사랑이 이쁘고 그들을 응원하고 싶은데 그들의 사랑은 계속 안타까움으로 제자리 걸음을 한다. 마지막까지 그들을 연결시켜 주지 않는 작가의 심술이 부당하게 느껴질 정도인데 제발 후속작이 나와서 그들의 사랑이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이 책의 장점

-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을 세세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능력

- 상상을 초월하는 음모를 서서히 드러내며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구성

- 블록버스터를 연상시키는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묘사와 정신없이 몰아치는 스피디한 사건들

- 서로가 서로를 속고 속이는 치밀한 계획들과 치열한 두뇌싸움

- 일본 우익들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입에 거품을 물게 만들 정도로 속시원한 이야기

 

이 책의 단점

- 팩션이라고 해도 다소 무리가 있는 윤동주의 숨겨진 이야기

- 치밀한 계획에 비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는 공안44의 계획

- 다소 지루해질 수 밖에 없는 마지막의 반전의 연속(물론 주제와 관련된 거지만)

 

도서 추천 지수 : 9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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