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살며, 생각하며, 배우며
이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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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책이 내 가슴에 들어오는 과정은 공감에서 시작된다. 책에 있는 어떤 문장이 내 가슴속에 들어와서 그 울림이 내 마음속에서 퍼져 나오는 울림과 같은 주파수를 이루어 공감의 폭이 넓어지면 그 책이 온전히 내 가슴속에 들어온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사랑에 대한 정의와 비슷한 주파수의 파장을 내 가슴속에 던져 넣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는 정말로 소중한 책이 되었고 책 한권이 그대로 가슴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40이 넘은 나이에 무슨 사랑타령이냐고 타박을 해온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작가가 말하는 사랑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 같으니 내가 사랑했던 그 시간들의 기어들이 되살아나면서 가슴이 또다시 설레이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제 나에게는 가정이 있고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다해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막아두는 건 죄악이 아닐까? 사랑은 그 자체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고귀한 경험인데 그 감정의 떨림은 즐겨도 되는 사치가 아닐까?

 

 이 책은 어떻게 연애하라고 알려주는 연애 지침서나 연애 방법론이 아니다. 고대 철학에서 시작해서 문학, 사회학, 경제학, 뇌과학, 인문학에 이르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공부를 하도록 도와주는 '사랑 참고서'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갖게되는 두려움, 마음을 전하고 마음을 얻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방황, 누군가를 소유하고 싶고 누군가의 마음을 간절히 원하게 되는 욕망, 콩깍지가 끼인 듯 빨려들어가서 느끼게 되는 사랑에 대한 환상, 근대화와 합리화가 만들어 낸 조건적 사랑, 사랑이 만들어낸 질투와 기다림, 사랑하면서도 느낄 수 밖에 없는 외로움, 사랑이 끝나고 나서도 정리하지 못하고 남게되는 미련, 사랑하면 본능적으로 다라올 수 밖에 없는 스킨쉽, 사랑을 하면서 혹은 사랑을 하기전에 갖게 되는 편견, 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 가벼운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가치를 더하는 운명적 사랑까지... 총 12개의 주제를 가지고 사랑이 가지는 다양한 측면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가슴에서 우러나는 언어들로 풀어내고 있다. 그야말로 사랑이 줄 수 있는 모든 감정에 대해 알려준다. 왜 그런 감정들이 생기는지, 그런 감정들의 소용돌이에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친절한 조언과 따뜻한 위안을 전한다.

 

 작가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에 대해 궁금증이 더해만 갔다. 처음에는 내 나이에 맞지 않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을 거라는 편견으로 삐딱선을 타며 읽었는데 읽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감성적인 글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감성이 메말라버린 사람도 어쩔 수 없이 감성적으로 빠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책의 내용도 훌륭하지만 문장 자체가 가지는 매력도 상당하다. 나로써는 내용보다 문장에 빠져 버리게 되었다. 가을의 감성과도 어울리고 사랑에 빠진 사람이든,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이든, 사랑에 상처입은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따뜻한 포옹을 전하는 것 같은 문장들의 매력이 이 책의 최고 강점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사랑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안다고 한다. 그러나 진짜 우리는 사랑을 알까?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당신은 사람을 아시나요? 이 책을 권합니다. 당신이 사랑을 알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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