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람 1~3권 세트 - 전3권 강풀 미스터리 심리썰렁물 3
강풀 글.그림 / 재미주의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강풀 작가의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연재할 때 챙겨보고 단행본도 구입한다.

그런데 어쩌다 이 작품은 단행본을 구입하지 않고 있었는데 영화가 나온다고 한다.

이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서 Daum에 접속해 보니 어느새 유료화가 되어있었다.

나도 개발자이면서 '무료'에 물들어져 있었다는 반성과 함께 단행본을 구입했다.

(이왕이면 단행본을 구입해 주는 것이 강풀 작가에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강풀 작가의 만화들은 섬세한 표현들로 인해 영화화가 쉽지 않은 작품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그 중에서 가장 영화화하기 편한 작품이 아닌가라는 나만의 생각을 해 본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외에는 영화화에 성공한 작품이 없는데 이 영화의 성공을 기대한다.

 

만화는 연쇄살인마에 의해 한 여고생이 살해된 '강산빌라'를 무대로 펼쳐진다.

여학생의 죽음 이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의심하게 되는 2동 101호 남자 류승혁.

사람들이 조금씩 의심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설마하는 생각으로 신고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새로운 희생자가 발생하고 또 다른 살인이 계획되고 준비된다.

그와 함께 이웃을 지키기 위한 강산빌라 사람들의 움직임이 서서히 힘을 모으기 시작한다.

만화는 범죄자와 형사의 대립이라는 일반적이 구도가 아닌 범죄자와 이웃사람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또한 제목에 나오는 '이웃사람'이 사건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한 아이러니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지금의 우리 사회에 대해 안타까운 시선을 던지고 있다.

끝까지 범인을 숨기고 있다가 마지막에 반전으로 뒤통수를 치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따라가지 않고

처음부터 범인을 알려주고 범인과 주민들의 대결과정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점점 높혀간다.

중간에 나오는 '그 때'라는 챕터를 보면 만화의 주제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 때' 우리가 조금만 더 서로에게 관심을 가졌다면, 조금만 더 용기를 내 다가설 수 있었다면...

그렇다고 그런 후회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뒤늦게나마 범인과 대립을 통해 공동체를 지켜냄으로써

개인의 작은 힘들이 모여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도 함께 전하고 있다.

물론 마지막 장면이 전하는 작은 반전은 생각할수록 섬뜩한 느낌을 전해준다. 기대해도 좋을 듯.

 

강풀 작가 특유의 이야기의 힘과 인간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은 만화 중간 중간에 자연스레 묻어난다.

외로운 아이 여선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수연의 모습, 수연에게 애정을 보이는 경비원의 손에 들린 단팥빵,

서로에게 익숙하지 못해 머뭇거리다 결국 비극을 맞은 경희와 여선의 안타까운 사연,

경희를 받아드리려 노력하는 여선의 감나무와 여선을 받아드리려 노력하는 경희 소소한 모습들.

강풀의 따스한 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은 순간들이 만들어 내는 따스한 풍경들의 묘사가 여전히 감동적이다.

가장 강풀다운 만화이자 가장 강풀과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만화이다.

영화 개봉에 앞서 읽어본다면 영화를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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