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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1 : 국내편 ㅣ 퇴마록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전되지 않았던 90년대 초반에 열풍을 일으켰던 소설.
인터넷을 쓰면 전화를 쓸 수 없어서 식구들의 눈치를 보며 인터넷을 했던 그 시절.
PC통신이라는 이름으로 통하던 인터넷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하던 사람들.
[어느날 갑자기]로 유명한 '유일한' 작가와 [퇴마록]의 '이우혁' 작가는 그들 중 최고였다.
인터넷이 느린 관계로 이미지는 꿈도 못꾸고 텍스트로만 소통해야 했던 시절.
그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퇴마록]이 소장용으로 재발행 되었다.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덥석 들었는데 푹~ 빠져서 읽어 버렸다.
그 당시 소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고 영화로 까지 만들어져 대박을 쳤다.
안성기, 신현준, 추상미가 주연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다소 조악했던 CG가 기억에 남은 영화.
무려 1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지금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배경인데도 재미있다.
그 당시 이우혁이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상상력의 크기가 얼마나 컸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파문당한 신부와 밀교의 아이 준후, 극강의 외공을 가진 현암과 신비한 힘을 지닌 승희.
실제로 인간 세상에 존재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영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
그 사건들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힘겨운 퇴마행의 여정.
그 여정 속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모습과 다소 진부하지만 진실이길 바라는 권선징악의 교훈.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문명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섞여있는 시선들.
세기말의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면서도 아련한 향수를 전한다.
내가 이 소설에 열광했던 시절의 내 모습이 그리워졌고 그 시절의 모든 것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지금도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판타지 소설이라는 장르를 국내에서 거의 최초로 개척했던 소설이다.
4명의 퇴마사가 가진 능력은 그 어떤 논리적인 설명도 불가능한 말 그대로 상상일 뿐이다.
그런 상상의 힘으로 그들보다 훨씬 강한 악한 영들과 싸워나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말 그대로 술술 읽히는 책이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최고인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퇴마록]은 [왜란종결자]와 [치우천왕기]로 이어지는 이우혁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첫번째 작품이고
국내편와 해외편, 외전과 말세편, 혼세편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퇴마록-외전]이 조만간 다시 발간되고 나머지 편들도 계속 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점점 커진다.
어느새 [퇴마록]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린 내 아들에게도 읽어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이다.
물론 그들의 퇴마행이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있다고 하지만 그런 잔인함을 능가하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퇴마록]을 읽었던 사람들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최고의 소장가치를 지닌 양장본이다.
[퇴마록]을 읽지 못한 세대들에게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한국형 판타지의 명작이다.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