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언 - 전3권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조영학 옮김 / 김영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자주가는 홈페이지에서 이 소설에 대한 소개를 읽었다.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소설이라고, 너무 재미있는 팩션이라는 소리에 귀가 솔깃해져서 무작정 구해보았으나 이미 절판. 실망하던 중에 중고로 책을 구할 수 있었다. 너무도 유명한 인물 드라큘라를 찾아나선 역사학자(히스토리언)들의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은 읽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꽤나 즐거운 지적유희를 가능하게 해주는 소설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의 유럽과 냉전시절의 동유럽을 돌아다니면서 즐기는 지적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유럽의 역사나 중세의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 같은 사람이 읽어내기에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 

  소설은 화자인 소녀가 아버지의 서재에서 용이 그려진 낡은 책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 책은 드라큘라의 무덤을 나타내는 지도였는데 소설은 그 무덤을 찾아나선 역사학자들의 모험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화자의 아버지인 폴의 지도교수이자 똑같은 책을 가지고 있던 로시교수의 첫번째 탐험과 실종된 로시교수를 찾아나선 폴과 로시교수의 딸이자 화자의 어머니가 되는 헬렌의 두번째 모험,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나선 화자와 그녀의 보호자이자 친구인 발리의 세번째 여정까지. 3가지 여정이 서로 맞물리며 시점과 시간이 교차 편집되는 방식으로 서서히 드랴큘라의 실체와 그의 무덤에 얽힌 미스테리를 풀어나간다. 역사속에 지독한 악역이자 최고의 악마로 그려지고 있는 드랴큘라의 실체가 어떠했는지 동유럽의 중세역사를 연구해 나가는 역사학자들의 모습은 순수한 학구열과 열정을 다 바치는 학자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지금도 수수께기인 드라큘라의 무덤을 찾아나서는 여정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연상시키는 모험이다. 거기에 폴과 헬렌, 화자와 발리의 야릇하고 풋풋한 로맨스까지 더해져서 거대한 팩션을 만든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상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된 스토리와 유럽의 모습을 눈 앞에 가져놓은 듯한 세세한 풍경묘사, 마치 그 시대에 살았던 것 처럼 생생하게 그려지는 중세유럽의 모습은 작가의 능력이 대단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에 비해 너무나 읽어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크다. 세세한 풍경묘사는 좋았지만 지나치게 자세해서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낯선 중세유럽의 모습과 역사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없기 때문에 도대체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소설의 흐름은 사건 중심으로 빠르게 흘러가지 않고 조금씩 느리게 진척되기 때문에 나 같이 성격이 급한 사람이 읽기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3권을 무려 1개월 가까이 걸릴 정도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물론 중간에 추석이 있었고 스스로 독서 시간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소설들에 비해 읽어내기 힘들었다는 것은 소설이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결코 이 소설이 강한 몰입도를 가진 소설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추천한다고 할 수 없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