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모노레일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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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가를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 정말로 나의 취향가 딱 맞아 떨어지는 소설이다. 말도 안되게 어이없기도 하면서 기발하기도 한 상상력들의 조각들을 던져놓고 그것들을 유머로 하나씩 묶은 후 주사위 던지기 하듯 여러 상황속에 담아 둔다. 독자들은 그가 담아 놓은 이야기 보따리들을 따라 한 판의 보드게임을 하듯 읽어 나가면 된다. 보드게임판 위에 던져진 주사위를 따라가듯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스펙터클한(?) 액션이 있고 황당한 판타지가 있고 허무맹랑한 사이비 종교를 만나게 된다. 거기에 눈물까지는 안되고 코끝이 조금 찡해질까 말까 하는 가족애 비스무리한 것도 있다. 아무튼 첫장을 열고 마지막 장을 닫을 때 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고 시종일관 나의 입술에 웃음을 만들어 내는 재미있는 농담이다. 그것이 바로 소설 [미스터 모노레일]이다.

   어린시절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부모밑에서 자란 주인공 모노가 어느날 '헬로, 모노레일'이라는 보드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이 대박이 난다. 유일한 친구이자 죽마고우인 고우창과 그의 아버지 고갑수와 함께 회사를 키워가던 어느날 모노가 유럽으로 출장을 간 사이 회사돈 5억원을 들고 고갑수가 사라지고 고갑수를 찾아 고우창도 사라진다. 한국에 남아있던 고우창의 동생 고우인도 아버지와 오빠를 찾아 유럽으로 떠나고 어린시절 모노에게 도움을 주었던 레드와 우연히 알게 된 루카까지. 5명이 고갑수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고갑수가 빠져버린 '볼교'(Balls Movement)의 음모에서 고갑수를 구하려는 그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작가의 의도대로 소설은 한편의 로드무비를 연상시킨다. 출발점이 다른 5명의 인물들이 우연과 필연의 연속으로 한 장소에 모이는 과정과 함께 모여 고갑수를 찾아가는 과정이 하나의 로드무비이다. 어떤 계획도 없이 누군가가 던진 주사위를 따라 움직이는 보드게임속 말들처럼 그들의 움직임도 예측할 수 없다. 작가가 이 소설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라고 했는데(신문 인터뷰에서) 읽다보면 인생도 보드게임을 닮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드게임을 좋아하고 집에 20여개의 보드게임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익숙하다. 가족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다보면 인생과 많이 닮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소설속 메시지도 그와 비슷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 누군가가 던지는 주사위의 숫자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게임속의 말들이 아닐까? 

  아무런 의미도 찾으려 하지 말라고 하던 인터뷰의 내용처럼 이 소설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특별 기동 검표단'이나 'Balls Movement', '랍스터교' 같은 작가의 황당하고 기발한 상상속에 빠져보면 된다. Balls Movement의 교리는 너무도 그럴듯 해 나같이 팔랑귀를 가진 사람들을 혹하는 마음이 생길수도 있고 그들의 행동을 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다. '특별 기동 검표단'은 얼마나 어이없는 상상인지...어이없음에도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책을 읽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랍스터교'라니... 완전 넘어갔다. 소설을 읽으면서 웃다가 넘어갈 뻔한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ㅎㅎㅎ 

  내가 모르던 작가 '김중혁'과의 새롭고 유쾌한 만남이었다. 작가의 전작들을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물론 작가의 이후 작품들에도 관심이 갈 것이다. 이미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 소설이다. 여름 휴가에 이 소설 한 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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