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노래, 아세요? - 당신에게 어울리는 재즈를 찾아주는 윤희정의 친절한 재즈 이야기
윤희정 지음 / 나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재즈라는 장르에는 여러가지 선입견이 있다.
어렵다. 성인 취향이다. 다소 끈적거린다. 가을이나 비 오는 날 어울린다. 등.
그런데 진짜 내가 재즈에 대해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전혀 없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선입견이 아무 비판없이 내 머리속에 박혀 버렸던 것 같다.
그래서 재즈라는 대중적이지 않은-우리나라에서는- 장르의 책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고의 재즈 보컬리스트인 윤희정씨가 재즈를 소개해주는 책이다.
'윤희정과 프렌즈'라는 이름으로 이미 100여 차례 공연을 만들 정도로 재즈의 대중화를 바라는 그녀가
이 책을 통해서 나에게도 재즈를 권하고 있다. 재즈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흠뻑 빠져보라고 말한다.
그녀의 친근하고 편안한 안내에 따라 책 속에 담긴 50곡의 재즈 명곡을 듣다보니 어느새 편안해 진다.
처음에 재즈라는 장르가 물음표(?)였다가 어느 순간 느낌표(!)로 바뀌더니 슬며시 미소짓게(^^) 된다.
재즈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문외한인 내가 듣고 보고 읽기에 전혀 거부감이 없는 책이다.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ion], [Fly me to the moon], [Summer time] 등의 노래를 듣다보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재즈 명곡들이 우리들 곁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재즈는 어렵지 않다.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재즈가 많고 이별을 노래하는 재즈가 많지만 풋사랑을 노래하는 경쾌한 재즈들도 많다.
스윙이나 보사노바 등의 리듬감을 느끼면 재즈가 어둡고 끈적거린다는 편견도 사라지게 된다.
여름날의 휴양지에서 만난 여인을 추억하는 경쾌한 재즈곡을 듣고 있으면 늦가을에 어울린다는 것도 편견이다.
물론 재즈라는 음악이 지금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어느 계절에 들어도 재즈가 가진 감성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의 감동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생소한 재즈곡들의 가사를 풀어주고 그 곡에 담긴 사연들을 풀어주면 유명한 노래를 추천한다.
'윤희정과 프렌즈' 공연에 함께 했던 수많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와 그들과의 인연을 풀어쓴다.
그렇게 윤희정씨는 자신이 열정을 다해 사랑하는 재즈를 모두가 편안히 즐기게 만들어 준다.
우리에게 익숙한 명곡들에 숨겨져 있던 사연들을 들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전혀 알지 못했던 재즈곡들의 가사를 되새기며 음악을 듣고 있으면 너무도 익숙한 느낌이 신기하다.
재즈라는 장르가 이렇게 거부감 없이 내게도 맞을 것이라는 상상도 한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재즈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감성이 우리의 보편적 감수성과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재즈에 매료되고 완전히 빠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거부감을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가끔씩 생각날 때 이 책에서 소개한 재즈곡들을 찾아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분위기 있는 파티에서 부를 수 있는 나만의 재즈곡 하나 정도는 연습하고 싶어졌다.
세상의 무서운 발전으로 이제는 책에도 음악과 영상을 담을 수 있다.
각각의 곡들에 첨부된 QR Code를 스마트폰으로 찍기만 하면 '윤희정과 프렌즈'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도 각각의 곡들을 들으면서 읽었기 때문이다.
일일이 찾아듣지 않아도 편리하게 스마트폰으로 들을 수 있게 QR Code를 부착한 것은 정말 대박이다.
노래를 듣지 않고 그저 설명만 읽었다면 다소 지루했을 수도 있을텐데 QR Code로 인해 책이 살아났다.
앞으로의 책들은 아마도 이런 식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어쩌면 소설에서도 QR Code를 볼 수 있을지도.
아무튼 이 책을 제대로 즐기려면 스마트폰은 필수!!!이다. 이제는 스마트가 대세이니까.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보고 듣고 읽는 즐거움으로 눈과 귀와 마음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가 많이 오는 지금은 어쩌면 책을 읽는데 가장 좋은 시절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계절과 정말로 잘 어울리는 재즈 한곡. 이 책이 주는 행복한 선물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