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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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에 초인종을 누른다. 
낯선 남자가 문을 열고 나와서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내 아내는 나를 처음 본 사람이라고 말하고 이웃도 모른다고 한다.
나는 분명 나인데 아무도 나를 내가 아니라고 말한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기억 이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
그 남자의 진실찾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소설.
최근 영화로 개봉되어 호평과 혹평의 사이에 있는 영화의 원작 소설.
이 책은 결말에 커다란 반전이 있다고 광고하는 영화 마케팅에 속아
너무도 많은 기대를 했기 때문인지 너무나 허무했던 소설이다.

소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우리가 우리임을 증명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분명히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두명의 존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강제로 주입된 기억이 스스로 다른 기억을 만들어내서 꾸미는 것이 가능한가?
인간의 두뇌는 어떻게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인가? 기억은 정확한 것인가?
뇌과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두뇌의 비밀.
최신 뇌과학의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최면과 가사체험까지 버무린 작가의 솜씨는
소설 전체에 대한 평가에 상관없이 빼어난 솜씨임에 틀림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장점을 뒤엎은 것은 책과 영화의 마케팅 때문이다.
마지막에 마치 천지가 개벽하는 반전이라고 있을 것 처럼 요란하게 마케팅을 했는데
실제로 읽은 최후의 반전은 헐리웃 영화에 익숙한 나에게는 전혀 놀랍지 않았다.
도대체 뭐가 대단한 반전이라는 것인지? 처음부터 거의 예상할 수 있었는데...
차라리 영화사나 출판사의 마케팅에 휘둘리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그러나 이미 매체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버린 후에 읽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너무 많다.
소설 자체에 대한 실망 보다는 마케팅이 부풀어 놓은 기대에 대한 허무함 때문이다.
잘못된 마케팅의 가장 실랄한 예시라고 평가하고 싶다.

소설 자체의 재미는 상당하다. 단 마케팅에 의해 부풀려진 기대는 하지 않기를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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