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
플루타르코스 지음, 이다희 옮김, 이윤기 감수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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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들이 언급하는 책들이 있다.
게중에는 내가 읽어 본 책들도 많지만 읽지 않은 책들도 많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이미 여러 작가의 소설속에서 언급되고 있는 고전이다.
얼마 전에 읽은 박민규 작가의 [더블]이라는 단편집에서도 언급되었다.
어릴 적 타임캡슐에 보관한 귀중한 추억의 단편으로 묘사된 이 책이 궁금했다.

내가 어린이였던 시절에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 위인전기도 다 읽지 못한 나였기에 그리스/로마에 대한 지식은 없다.
마지막 고대 그리스인이라고 불리는 '플루타르고스'가 쓴 이 역사서(?)는
그리스와 로마의 위대한 영웅들을 두명씩 묶어서 비교해 나가는 형식의 역사서다.
총 50여명의 영웅들의 삶을 소개하는데 1권에서는 6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테나를 세운 테세우스와 로마를 세운 로물로스,
스파르타의 입법자 뤼쿠르고스와 로마의 입법자이자 왕이었던 누마,
아테네에서 민주주의의 기반을 닦은 솔론과 로마 공화정의 기틀을 마련한 푸불리콜라.
이름조차 낮설지만 그 업적은 영웅이라 칭할 수 있는 6명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각각의 인물들의 생애에 대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써내려간다.
그러면서 플루타르고스 자신의 판단으로 사실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에 중점을 두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그 이야기들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힌다.
지금의 역사서들에서도 보기 힘든 객관적이고 뚜렷한 역사관이 드러난 서술방식이 놀라웠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사람들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철학적인 사람이기를 바랬다는 느낌이다.
국가를 세운 테세우스나 로물로스의 경우 전쟁과 영웅담이 기초를 이루는 것이 어쩔 수 없지만
입법자들이었던 뤼쿠르고스, 누마, 솔론, 푸불리콜라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자신들만의 통치철학과 국가체제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다스려 나갔다.
지금의 시각으로 뤼쿠르고스의 스파르타는 답답하고 숨막히는 통제로 가득한 사회로 느껴지지만
그 시대의 시각에서 뤼쿠르고스가 만들어 놓은 스파르타의 국가체제는 이상적이었던 것 같다.
솔론과 푸불리콜라가 시민들을 설득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힘의 바탕도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대 사람들은 철학자들이 다스리는 국가체제를 이상적으로 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시대하고 맞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그들의 삶이 지금의 정치가들에게 주는 교훈은 여전하다.
시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 스스로 자신의 대저택을 부수고 남의 집에 얹혀살았던 푸불리코스나
왕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자격과 조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왕의 자리를 거부했던 뤼쿠르고스는
지금의 정치가들에게 솔선수범과 자기희생이 모든 정치의 기본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자신과의 약속을 영원히 지키게 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뤼쿠르고스의 삶은 위대하다.
정치가들이 국민들에게 영원한 존경을 받기를 원한다면 국가에 대한 애정이 가장 중요함을 알게 해주는 삶이다.
이미 수천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 시대의 정치가들이 오히려 지금의 정치가들보다 훨씬 존경스럽다.
이 책은 모든 정치가들이 반드시 읽어서 온 몸으로 느껴야 하는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로마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보니 중간 중간에 나오는 신화나 신에 대한 부분은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괴롭힌 것은 지금도 익숙해질 수 없는 인물들의 이름이다.
낮설고 말음하기 어려운 이름들로 인해 쉽게 읽을 수 없는 책이지만 조금만 적응하면 재미있는 책이다.
아들과 함께 읽고 싶어서 산 책인데 아직은 아들에게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조금의 낮설음을 극복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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