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 슬램덩크 완전판 프리미엄 1-24권(전24권) 세트 - [박스없음/낱권세트]
대원 / 2000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슬램덩크가 처음 나온 1990년은 내가 대학에 입학한 해이다.
그래서 슬램덩크의 바람이 거세게 불던 그 시절에 우습게 여겼다.
가끔가다 시간이 남을 때 만화방에서 몇번 읽었던 것이 전부였다.
이제 한 아이의 아빠로 만화는 애들이 읽는 거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들이 유소년 농구를 배우면서 농구에 관심을 가지고 이제 6학년이 되어
이 만화를 읽어도 충분히 이해하리라는 생각에 아들을 핑계로 완전판을 구입했다.

너무나 유명한 스토리이고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들이니 줄거리는 모두들 알고 있다.
이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은 딱 그 시기의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듯한 내용들이다.
만년 하위권이지만 언제나 꿈을 잃지 않는 주장 채치수와 준호의 농구에 대한 열정,
천재적 재질을 가졌지만 다른 선수와의 협동이 부족했던 서태웅의 변신,
한때 최고의 기량을 가졌었으나 오랜 방황 끝에 힙겹게 다시 열정을 되찾는 정대만의 꿈,
작은 키라는 농구선수로서의 최악의 콤플렉스를 극복해 나가는 송태섭의 끝나지 않는 노력,
거기에 겉멋만 잔뜩 든 풋내기에서 어엿한 한 사람의 농구선수로 성장하는 강백호의 성장기 까지.
등장인물 하나 하나의 이야기를 떼어보면 그 시기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자칫 어른들의 귀찮은 잔소리로 끝날 수 있는 이런 소중한 가치들이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몰입되는 그 시기 아이들의 성향에 맞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로 그려진다.
억지로 주입하려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스스로 체화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이 만화의 최고의 매력이다.

나이 40줄에 들어선 나와 마눌님도, 이제 6학년인 아들녀석도 정신없이 빠져서 읽었다.
24권의 끝이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고 아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건졌다.
아직 아들이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으리라 생각하지만 두고 두고 읽으면 언젠가는 깨달을 것이다.
한참 농구에 관심이 많은 아들 녀석에게는 농구에 대한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하지 않았을까?
나이 40에 처음 접하는 나와 마눌님에게는 나만의 화려했던 과거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강백호의 멋진 대사처럼 '나의 가장 화려한 시절은... 바로 지금'일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서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시 찾을 수는 없다고 해도
그 시간만큼 건너온 내 청춘의 보상으로 지금의 행복한 가정을 누릴 수 있으니 지금이 가장 화려한 것 같다.

방황의 시기를 앞둔 청소년에게는 힘든 시절을 지혜롭게 건널 수 있는 충고를 주고
그 시절을 건너와 다시 거울 앞에 선 엄마 아빠 세대들에게는 지난 시절의 화려했던 청춘을 되새기게 한다.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면서 뭔가를 공유할 수 있는 만화책. 소장용으로써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