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문명
정수일 지음 / 창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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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후 이슬람에 대한 비판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 명분없는 전쟁이라는 점은 많이 인식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이 폭력적이라는 사람들의 편견응 사라지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보면서도 은연중에 이스라엘편에 서게된다.
그럼 실제로 이슬람이라는 문명, 이슬람교라는 것이 그렇게 폭력적일까?
외국 바이어들이 많은 회사로 옮기고 나서 실제로 만난 무슬림들은 그렇지 않았다.
아랍어를 전공한 직원에게 들은 이슬람교의 교리는 기독교 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게다가 내가 읽은 여러 책에서도 이슬람교의 실제는 평화적이고 포용적이었다.
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고 나의 오해는 풀렸다.

우리가 이슬람을 인식하는 창은 언제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시각이었다.
기독교를 국가의 종교로 삼는 미국의 시각에서 이슬람교를 좋게 볼 수는 없다.
유대교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지만 기독교가 지독하게 배타적인데 반해
이슬람교는 모든 종교에 대해 포용적이고 하나의 용광로처럼 융화시키기 때문이다.
거기에 무슬림들이 '알라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석유의 문제가 곁들여져서
미국으로 대변되는 서구의 시각은 이슬람을 폭력적이고 위험한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슬람이 포교과정에서 수많은 전쟁을 벌인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전쟁의 패배자들에게 그들의 종교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도 역사적 사실이다.
흔히 '성전'이라는 말로 번역되어 이슬람의 폭력성의 대표적인 표현이 된 '지하드'도
실제적 의미에서는 전혀 다른 뜻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유명한 말 중에 '한 손에는 꾸란, 다른 손에는 칼'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 또한 이슬람 경전에는 없는, 서구의 역사학자가 지어낸 말이라는 것도 놀랍다.
이렇듯 우리가 전해들어서 알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실제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가진 교리가 얼마나 평화적이고 포용적인지 알 수 있다.

이슬람의 세계는 아직도 우리에게 낯설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은 대부분 우리가 우리의 기준에서 그들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슬람을 종교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삶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교리와 꾸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우리의 시각에서
그들의 행위는 이해할 수 없고 낯설고 당황스럽기까지 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그들이 틀린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의 삶의 양식과 많이 다를 뿐이다.
이 책에서 이슬람의 교리와 그들의 문명에 대한 이력을 알고나면 그들에 대한 이해를 높힐 수 있다.

이 책은 이슬람교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무슬림들의 삶이 이슬람교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는 '정교일체'의 삶이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 경제, 사회, 정치 등의 모든 것들이 이슬람교와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그런 연결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무슬림들과 그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높힌다.
그런 점에서 이슬람과 무슬림을 비판하기에 앞서 한번은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우리가 알지 못해서 오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슬람에 대한 이야기.
이제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고 이 책을 그 시작점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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