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시계공 1
김탁환.정재승 지음, 김한민 그림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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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9년. 인간의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달된 서울특별시.
서울경찰청의 은석범 검사는 피살자의 뇌를 분석하여
최후의 기억을 영상화하여 범인을 추적하는 
’스티머스’라는 기계를 통해 수많은 살인사건들을 해결한다.
개발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자연의 보존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팽팽한 논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로봇격투기 대회가 개최된다.
자연주의자들의 테러위협이 가해지는 가운데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피해자들은 모두 뇌가 사라진 상태로 발견되고 은석범 검사는
'스티머스팀'에 대한 기밀이 새 나간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가지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사에 나선다.

어린 시절에 공상과학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태권브이나 마징가, 그랜다이저 등의 로봇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SF 판타지 영화나 소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SF 장르에서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작품이 드물다는 것.
어린 시절 나의 영웅이었던 로봇들도 대부분 일본의 만화였고
SF영화나 판타지 영화도 헐리웃의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너무나 아쉬웠다.
그런데 이 소설을 만났다. 정말 이렇게 재미있는 SF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니...
이렇게 반갑고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게다가 이렇게 재미있기까지 하니...

멀지않은 미래, 겨우 40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은
인간의 과학기술, 그 중에서도 로봇과 뇌에 대한 기술이 극도로 발전된 모습을 그린다.
최첨단 기술중에 하나인 뇌과학 분야의 최신기술이 극도로 발전된 모습과
조금씩 실체가 보이기 시작하는 휴머노이드 기술이 극도로 발전된 모습이 서로 어울려서
40년 후의 서울의 모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인간과 로봇의 구분이 점점 더 모호해지고 인간들도 기계몸을 장착한다.
거기에 극도로 발전된 IT 기술과 자동차 기술은 인간의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꾼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바람직한 미래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빈부의 격차,
개발과 보존을 주장하는 세력들간의 끊임없는 갈등과 지속적인 테러들.
지금의 모습을 닮기도 하고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다르기도 한 미래의 모습이 흥미롭다.
최고의 이야기꾼인 소설가 김탁환과 최고의 과학자인 정재승의 만남이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한 상상으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어냈다.
내가 그 때 까지 살아있다면 과연 그렇게 될 것인지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과연 70% 이상의 기계몸을 가진 사람이 인간이라는 기준에 맞는 것일까?
인간의 '뇌'만 존재한다면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뇌의 비밀 중에서 인간의 특성을 만드는 것은 과연 어떤 부분인가?
소설 속에서 밝혀지는 '눈 먼 시계공'의 의미를 통해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인간이 될 수 있는가?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인간의 분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인간의 분노와 복수심이 인간의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인간의 문제도 만들었다는 이야기.
낮과 밤에 인간의 뇌가 활성화 되는 부분이 다르다는 것은 흥미롭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런 흥미롭고 신기한 뇌와 로봇과학을 결합한 멋진 이야기가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소설의 구성자체도 뛰어나고 마지막의 반전도 나름 기발했다.
비록 중간에 범인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SF와 추리소설의 만남이 한 여름을 즐겁게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여름의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꼭 읽어보기를 권하는 소설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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