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 2 - 제1부 외장(外場)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객주의 매력 찾기. 
2권에서 찾은 매력은 우리 조상들의 직설적이고 숨김없는 그네들의 삶이었습니다.
우리의 역사교육에서 우리가 배우는 조선시대 서민들의 삶이란
한 줌도 안되는 양반들에게 수탈 당하고 '유교'라는 굴레에 매인 박제된 모습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온전히 당하고만 사는 순박함.
과연 우리네 조상들의 삶이 그렇듯 답답한 이데올로기에 매인 삶이었을까요?
적어도 객주에서 보여주는 장돌뱅이들의 삶은 그렇치 않았나 봅니다.

장터를 돌면서 서로에게 수작을 거는 장면에서는
어설픈 사자성어와 실생활에서 얻어낸 삶의 철학이 베인 속담들이 어우러져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야말로 해학과 위트가 넘쳐나는 명언들입니다.
조금의 숨김도 없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그네들의 감정은 살아있는 그대로 입니다.
한자어와 속담이 섞인 대사들이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펄떡대는 물고기의 느낌입니다.
교과서에 갇혀서 박제가 되어버렸던 장돌뱅이들의 삶이 소설속에서 되살아 납니다.

이리저리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장돌뱅이들이 육허기를 달래는 장면은
요즘의 어느 인터넷 야설보다도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출근길 버스 안에서 읽기에는 옆 사람의 눈치가 보일 정도 입니다.
'유교'라는 이데올로기를 과감히 벗어던져버린 그네들의 삶은 
지금의 우리들의 삶과 별로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자유분방 합니다.

아무리 장돌뱅이이라고 하지만 서로가 속고 속이는 모습은 눈을 찡그리게 만듭니다.
때로는 속이고 때로는 폭행을 일삼고 때로는 살인까지 감행하는 모습이
순박하고 착한 이미지로만 그려졌던 역사책 속의 조상들의 모습과 완전 딴판입니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리게는 하지만 그런 모습이 우리들 사는 모습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더욱 더 정감이 나는 모습으로 우리 조상들을 우리 곁으로 데리고 옵니다.

모든 것이 억압된 채 역사책 속으로 박제되었던 우리네 조상들의
솔직하고 과감하며 거침없는 삶의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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