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필수품인 독일 사회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가족.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하여 필요할 때 마다 가끔씩 자동차를 빌러타는 가족. 목욕할 때 버려지는 온수를 데우는 에너지의 환경오염을 생각하여 샤워만 하는 가족. 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물주머니를 안고 자는 가족. 세상의 이목에서 보면 궁상맞게 사는 것 같은 이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독일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지배하는 사회입니다. 세상의 이목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논리에 맞춰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도 이 가족의 삶을 다소 궁상맞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 궁상맞음의 이유가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고 자신들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입니다. 그 궁상맞음이 세상의 시선과 다르고 나의 생각에도 궁상맞음이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삶과 생각의 나의 생각과 많이 비슷하다는 것에 공감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과 나의 차이점은 나는 세상의 시선에 차마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그들은 실천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그들의 삶이 부러우면서 나의 용기없음과 비겁함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그들이 자녀를 교육하는 방법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들의 교육관은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그 시간이 길고 세상의 평가에서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는 것.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서 그런 기다림이 불가능하다는 변명으로 넘기기에는 내가 아들에게 보여준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딸 아이에게 콘돔과 Sex에 대해 당당하게 말해줄 수 있는 엄마의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역시 아이을 키우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부가 모두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기본적인 경제력을 언제든지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들이 경제적인 걸 많이 포기했다고 하지만 평범한 서민들이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경제력은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 그들의 용기와 실천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부러웠습니다. 또한 그들의 그런 삶이 이해되고 용납되는 독일의 사회가 부럽습니다. 우리 사회는 급격한 경제발전에 비해 사회 시스템의 발전이 따라가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유럽의 사회는 근대화와 산업화의 역사 속에서 사회 시스템이 함께 발전했기에 우리 사회에 비해 시민의식이 많이 발전되어 있는 면도 많이 부럽습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라도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반전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 가족의 별난 삶을 살짝 훔쳐보세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