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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혼 - 도전하는 영혼을 위하여
추성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추성훈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 Issue가 되었을 때
내 블로그에 나름의 느낌을 남긴 기억이 난다.
그가 Issue가 되기 이전부터 난 유도선수 추성훈을 알고 있었다.
그가 한국에서 겪었던 억울한 사연은 이미 스포츠 뉴스에 많이 나왔으니까.
지금은 한국에서 꽤나 지명도가 높아진 추성훈이지만
그에게 조국이 남긴 상처가 꽤나 깊었음을 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전에 난 그가 이 책에서 그런 조국에 대한 원망을 풀어놓길 바랬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가 말하는 것은 원망이 아니었다.
좀 더 강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책망이 있을 뿐 조국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글쎄... 실제로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나는 믿고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명도가 있는 유명인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생각되지만
내가 이 책에서 만나고자 하는 인간 추성훈의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떤 선입견에 갇힌 내 자신의 옹졸함 때문일지는 몰라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인간의 감정으로 자신에게 상처를 남긴 조국에 원망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진솔해야할 자서전 형식의 책에서 조차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추성훈이라는 유명인의 이미지 때문에 할말을 다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의 중간지대인 재일교포로서 추성훈이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일본국적을 선택한 이유라는 것도 조금은 석연치 않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의 선택을 이해하고 그의 결정을 찬성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한 이유는 자신을 배신한 조국에 대한 복수의 심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국에 대한 원망이 없이 그저 올림픽 출전이라는 이유 때문이라면
난 더 이상 그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일 수 만은 없을 것 같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선택이란 그리 단순히 이루어질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추성훈이라는 인물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 해 주고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재일동포로서의 정체성과
그 혼란의 와중에서 강해지고자 했던 그의 열정과
그 열정을 풀어내게 해 준 유도라는 운동에 대한 그의 애정과
좌절의 순간에 포기하지 않고 격투기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의 도전의식과
수많은 사건들로 얼룩진 영화보다 더 한 그의 삶의 이야기까지...
그저 유명한 격투기선수나 모델로서의 그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의 내면을 옅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이 보다 더 솔직하지 못했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자신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을 의식하는 듯한 말들이 곳곳에 보이는 건 나의 편견 때문일까?
인간 추성훈을 조금은 옅볼 수 있었지만 완전히 알 수는 없었던 책이다.
만족감 보다는 아쉬움이 조금 더 크게 보이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