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느끼는 지식... 그런데?

지식 e - 시즌 1 ㅣ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사람들의 평이 너무 좋아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머리로 기억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지식이라는 것이 끌림이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각각의 지식들은 이미 우리가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서 접했던 것이고
지식의 양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리로 기억하는 지식은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지식들에서 보다 깊은 사색을 이끌어 낸다.
미디어나 매체들에 의해서 까발려지는 피상적이 면이 아니라 그 이면의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미 알고 있었던(?), 아니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사실들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 사색의 과정을 통해 머리속으로 기억하는 지식에서 가슴으로 느끼는 지식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이미 EBS에서 영상으로 방송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내었다고 한다.
짧은 영상으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보다 자세한 내용을 전하고 싶다는 의도이리라.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프로그램이기에 영상과 책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의 내용을 모두 보여 주기에는 영상의 시간이 짧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의 출판은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삐딱한 반응이 나온다.
물론 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고 방송의 중립성을 위해 한쪽의 주장을 펼칠 수 만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그 행동의 방법은 제시하지 못한다.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지만 그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얻은 지식이 별로 없다는 것도 아쉽다.
이 책의 내용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관심이 있던 분야였고 그래서 이 책이 들쳐낸 뒷 이야기도
대부분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들이라 새롭거나 참신한 내용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각각의 항목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한 것이다.
당장이라도 서점을 달려가 그 책들을 사들고 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또한 나의 독서가 얼마나 초라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어찌나 아는 책이 없던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