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책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존레넌'의 이야기이다.
20세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비틀즈'의 핵심멤베였던 그.
수많은 사건의 중심이 되어있었던, 수많은 화제를 만들어냈던,
삶 자체가 하나의 영화같은 인물이었던 '존 레넌'.
특별히 '비틀즈'의 팬은 아니었지만 그의 음악은 너무도 익숙하다. 

오쿠다 히데오가 '비틀즈'와 '존 레넌'의 팬으로서 그에게 바치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팬덤 소설'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그러나 한 인물에 대한 헌정이라는 의미보다 더 큰 의미를 남긴다.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웹툰의 제목이기도 하고
커다란 재앙이 자주 발생하는 요즘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삼풍백화점 붕괴나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의 생존자들이 겼는다는 장애.
일반인들은 절대로 자신이 겪지 않기를 바라고 자신이 겪고있다고 하지 않는 장애.
그러나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는 있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어머님을 여윈 후 커다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엤날부터 말해왔던 '한(恨)'의 정서,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는 말이 나타내는 것이 바로 '트라우마'일 것이다.
누구나 크고 작은 사건들로 크고 작은 상처들을 안고 살아간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만 가지고 가는 마음의 짐.
자기 자신조차도 알지 못하지만 가슴속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무거움.
소설 속의 '존' 또한 그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고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아네모네'의 병원에 가지만
변비는 고치지 못하고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온다.
결국 소설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가슴속 상처에 대한 치유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과거와의 화해와 용서를 통한 마음속 상처의 치유.  

'존 레넌'의 알려진 과거이력을 바탕으로 밝혀지지 않은 4년간의 행방을 메꾸는
오쿠다 히데오의 기발한 상상력과 문장력에 감탄을 보낸다.
실제 있었던 '존 레넌'의 사생활이 소설의 구석구석에서 기가막히게 맞아 떨어진다.
자기가 좋아하는 인물에 대해 팬으로서 이런 소설을 바칠 수 있다는 것에
난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재능이 부럽기까지 하다.
'존 레넌'이 생존해 있어서 이 책을 읽을 수만 있다면 그는 너무도 자랑스럽지 않을까?
최소한 그의 삶은 실패하지는 않았다는 증거가 될 만한 소설이지 않은가? 

아직도 가끔은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상처가 아려오고는 하는 나이기에
'아네모네'의 숲 속에서 어머니를 만나는 '존'이 부러워졌다.
나 역시 당장이라고 그 숲 속으로 달려가 내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
나 자신이 너무나 불효자 였기에 단순한 그리움이 아닌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대리만족을 느꼈기에 내게 소중한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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