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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카니스탄이라는 나라는 '9.11 전쟁'과 '탈레반'이라는 말로만 알았던 나로써는 그들의 역사가 이렇게 기구하고 어쩜 우리의 역사랑 비슷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책의 내용은 아미르와 하산의 우정과 배신과 상처의 치유로 이어지면서 아미르라는 인물의 성장기에 초점을 두었지만 그 이야기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아프칸의 역사와 아프칸 사람들의 현실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아미르의 몸부림은 눈물이 나게 안타깝고 하산의 비극을 알면서도 차마 구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가혹해질 수 밖에 없던 아미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작가가 이야기 하는 것은 진정한 용기이며 자신의 가슴속 상처는 묻어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결국 드러내놓고 해결할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 역시 나름의 고민과 근심이 가슴속에서 점점 더 무게를 더하고 있지만 드러내놓고 해결할 용기는 아직 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용기가 난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아니다.
바바의 표현방식이 따사롭지 못하고 다정다감하지 못했지만 바바는 최고의 아버지였음에 틀림없다. 그런 아버지를 가진 아미르가 부러웠던 건 어쩜 나의 아버지와 비교했기 때문일지도... 또한 나 역시 지금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바바같은 아버지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내 아들을 세상 무엇보다 사랑하지만 바바와 같은 유산을 물러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세상의 모든 아들은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미워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아들들은 어쩌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아버지를 미워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쩔 수 없이 닮아가는 모습에 내 몸속에 흐르는 아버지의 피를 느낀다. 역시 그런 것이리라.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사내 아이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 마음속 상처에 대한 치유에 대한 이야기... 이 모든 이야기와 서글픈 아프칸의 역사와 함께 커다란 감동으로 엮인다. 좋은 책이다. 아직은 어린 내 아들이 좀 더 생각이 자라면 꼭 한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