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1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1
조완선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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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양요 리턴매치 !!! '전설의 책'을 둘러 싼 거대한 음모. 

몇년 전에 MBC '느낌표'에서 '위대한 유산 34434'라는 코너를 한 적이 있다.
이러 저러한 사정으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되찾자는 취지의 코너.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일부 문화재를 환수하는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그 때 우리 국민들은 제국주의의 침략 아래 무참히 빼았긴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면서 울분했다.
그러나 몇년이 지난 지금, 그 일은 우리의 기억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위대한 유산'이 진행햇던 '외규장각 도서 반환 소송'의 진행상황과 결과도 알려진 바가 없다. 

문득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호기심이 동해서 주문을 했다.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프랑스 군에 의해 약탈당한 채 150년이 넘는 동안 돌아오지 못하 우리의 고서들.
이 책은 그 책 중 하나를 둘러싼 한국, 프랑스, 독일, 중국의 대결과 그 속에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다빈치 코드'나 '인디아나 존스'를 연상시키는 소설이다.
 

문헌에서만 전하는 '전설의 책'.. 그 실체는...? 

프랑스 국립박물관 관장이자 한국과의 문화재 반환협상의 책임자인 세자르는 비밀서고 안에서 '전설의 책'을 찾아낸다.
세자르는 이 책을 세상에 공표하려 하지만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프랑스 경찰은 은밀한 수사에 나서고 세자르를 자식처럼 여기던 정현선 박사 또한 세자르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세자르의 시신에 남겨진 표식에서 사라진 조직인 '토트(thoth)'의 흔적을 찾아내고
'토트'의 전문가인 헤럴드 박사와 함께 '토트'와 세자르, 그리고 사라진 '전설의 책'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게 되는데....
서서히 드러나는 음모의 실체속에 한국, 프랑스, 독일, 중국의 치열한 대결속에 희생자는 늘어만 가는데...
세자르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전설의 책'은 어떤 책인가?
'전설의 책'을 둘러 싼 각국의 이해 관게는 어떤 것이며 '토트'라는 조직의 실체는 무엇인가?
 

한국판 '다빈치 코드' 혹은 '인디아나 존스' 

전설적인 유물과 미스테리한 비밀 조직. 이어지는 살인과 추적.
한국판 '다빈치 코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유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하고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 진행되는 계속되는 추적과 모험담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 이상의 스릴감과 즐거움을 선산한다.
2권의 책을 다 읽고난 느낌은 잘 만든 영화 한편을 감상한 기분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한계 또한 있다.
결코 '다빈치 코드'를 뛰어 넘을 수 없었던 아쉬움.
기본적으로 '다빈치 코드'가 다루는 유물은 기독교 전체에 대한 도전적 문제 제기였기에 그 반향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스케일은 결국 '다빈치 코드'를 넘어서지 못한다. 4개국의 이해관계에 얽힌 이야기 정도 이니까.
'인디아나 존스'도 넘어서지 못했다.
애초 주인공인 정현선 박사가 60대의 할머니로 설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나이의 장벽은 보다 과감하고 활동적인 모험을 하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 족쇄가 된 느낌이다. 

그렇다고 장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빈치 코드'가 세계적인 이슈를 제기하고 화제가 되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물이 아니기에 현실감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 책은 바로 우리의 유물, 우리의 자랑을 이야기 하고 있기에 읽는 동안 보다 가까이 다가왔고 자부심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인디아나 존스'의 활동성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정현선 박사가 보여주는 캐릭터는 그 자체로 매력이 넘친다.
젊은 혈기로 덤비는 것이 아니라 경륜에 맞게 깊이 생각하고 논리적인 추론을 해나가는 모습은 매력적이다.
 

소홀함에 대한 미안함. 힘없는 나라의 아쉬움. 

이 책에 나오는 '전설의 책'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책이다.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죽어라고 외웠던 제목이 튀어나온 순간, 나의 무관심에 얼굴이 빨개졌다.
이 책이 있었다고 그렇게 외웠건만 그 책의 가치가 이 정도 인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물론 이 책이 실제로 프랑스 국림도서관에 숨겨져 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나 자신의 소홀함에 미안함이 생긴다. 

문화 강대국이라고 말하는 프랑스.
그러나 그 '문화'라는 것의 상당수는 제국주의 침략의 산물이며 당연히 돌려 받아야 할 유산이다.
책 속에 인물이 이야기 하듯이 '유물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나라'가 가져야 된다고 하더라도
빼앗긴 우리의 유물들은 우리가 간직하고 보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주장은 억지이며 당연히 우리 품에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그 당연한 요구를 하지 못하는 약소국 대한민국의 모습에 울분을 참을 수 없다. 
 

소중한 것들에 대한 작은 관심. 이제는 그게 필요하다 !!! 

작년 초 숭례문 방화 사건으로 전 국민의 관심이 우리 문화재에 쏠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새 그 관심들은 식어갔고 보수공사중인 숭례문의 모슴 또한 그렇게 자연스러워져 갔다.
휴일이면 멀리있는 놀이공원에 놀러가면서도 가까이에서 외로이 서있는 경복궁 한번 가지 않는 무관심.
이제 또다시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이번 주말 아들을 데리고 경북궁에라도 들러야 겠다. 

얼마 전 MBC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에서 김선아가 한 말
'당신은 그 대접을 고양이 밥그릇으로 썼잖아요. 그럼 그 대접은 그 만큼의 가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유산들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가 아끼는 만큼의 가치만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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