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기대하고 옹호하는 일은 매번 어렵고 조심스럽다.
특히, 혼자만의 호감이 아닌 좀 더 여러 사람의 호감을 기대하며 누군가를 옹호하는 일은 더 까다롭고 심지어 정치적이다. 그럼에도 여느 때와 다르게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운 이유는 내가 주목하는 책이 주위 사람들에게는 깃털만큼의 무게감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때문이다. 존재감이 없다는 것은 서글프기도 하지만 자유롭기도 한 일이다.  

10월, 누군가와 함께 읽을 수도 있고, 언제나처럼 혼자 읽을 수도 있는 책들의 목록이다.   

 : 책은 개화기 광고부터 아파트 이름의 사회적 의미까지 다루고 있다. 광고에 사용되는 언어와 이미지만큼 시대의 욕망을 쉽게 읽어낼 수 있는 코드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가끔 이 시대의 천박함을, 이 시대의 욕망을 읽는데 광고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책이 어디까지 몰두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심 궁금하다.  

 

 

 

 

: 배타적 대중화주의에 대한 학문적 반격.
중국이 저지르는 소수민족에 대한 폭력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또 얼마나 다른 지 모를 일이다. 위치우위의 글이 현재 중국을 사는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경계해야 할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기 때문이다.  

 

 

 

 

: 공간과 시간이라는 주제, 할말이 많을 것 같지만 대답해야 할 사람을 순식간에 꿀먹은 벙어리로 만들 수 있는 주제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어느 공간 어느 현재라는 시간을 살아내고 있지만, 누군가에 의해, 역사에 의해 이미 규정된 시공간을 의심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름만으로도 기죽이는 철학자들의 시공간에 대한 사유가 적혀있다고 하니 아니 반가울 수가 없다. 

 

 

 

 : 강준만교수의 책이다. 나는 언제나 그의 다작이 안쓰럽고 존경스러웠다. 팍스아메리카나와 글로벌미디어를 다룬 이 책은, 보지 않고도 순도 100%의 신뢰를 보낼 수 있다. 이 주제에 관해서라면 강교수의 심지를 나는 믿는다. 그의 오랜 독자로서 이 분야와 관련해 그가 허튼소리를 하지 않을 거라는 무서운 믿음이 있다. 그렇다고 광적인 믿음은 아니다.  

 

 

 

                                         

: 댄 쾌펠의 신작은 특별히 사랑스럽다. 아마 마이클 폴란의 책들을 좋아하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고, 이것도 트랜드가 되는 것 같아 어딘지 불편하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공정무역에도 관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먹고 쓰는 모든 것, 특히 매일 먹어야 하는 음식물은 이미지로서의 존재와 다른 엄청난 음모(?)가 숨어있기 쉽다. 바나나라면 그 음모의 규모가 더 클 것 같다. 달콤하니까.  

 

 

 

: 불법으로 도굴된 고미술품의 행방을 보여주는 책이다. 돈이 되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자명한 이치일 것이다. 돈이 되는 것, 그것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은 어쩌면 지상의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무엇인가 흔적을 남기려고 하는 인간의 욕심이 또 그렇게 죽어서도 편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죽은 자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My Money, My Soul, 돈과 영혼이라니! 지은이에 대한 사전지식도 없고, 제목이나 표지에 홀려 책을 집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의 목차를 보건데 어떤 부분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이 시절, 돈이라는 화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내게 요긴한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우연히 만난 그대가 내 삶을 요동치게 했던 것 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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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10-0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렇게 썼어야 하는데! (제가 쓴 거랑 완전 비교되지 말입니다. 흑)
멋진 굿바이님.

굿바이 2010-10-08 15:32   좋아요 0 | URL
치니님! 인문도서에는 장미인애의 화보집같은 책이 없어요 T.T ㅋㅋㅋ (울다가 웃었어요! 헉! 큭^^)

風流男兒 2010-10-0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서평단의 나름 새 임무인가효. 흠 멋진데요 ㅎㅎ

굿바이 2010-10-09 10:35   좋아요 0 | URL
새로운 임무는 언제나 조마조마 떨려^^ 특히 트랜드를 아주 많이 놓치는 나는 정말 그래!

cyrus 2010-10-0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나온 강준만 교수가 신작을 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강준만 교수의 저작도 나름 읽어볼만한데^^;;
좋은 신간도서 페이지 잘 읽었습니다^^ㅋ

굿바이 2010-10-09 10:37   좋아요 0 | URL
강준만교수님이 워낙 부지런하셔서 ^^

저도 다른 분들의 주목신간을 구경갈까 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멜라니아 2010-10-0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바나나는 샀고, 광고 이름에 관한 책을 읽고 싶어요

제가 읽을 책을 고르는 일도 책을 기대하는 기분이 좋은데
남이 골라 놓은 책을 보면서
그 사람이 가진 현재의 관심을 엿보는 것도 재밌어요


굿바이 2010-10-11 09:31   좋아요 0 | URL
현재의 제 관심은....다이어트????? 마음도 몸도 감량할 것들이 참 많네요.

아참! 바나나는 어떠셨나요? 불편한 이야기일 것 같으나, 그래도 확인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2010-10-12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k 2010-10-1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같은 날엔 향이 좋은 커피 한잔과 같이.. ~~
멋진 굿바이님이 생각나서..




굿바이 2010-10-12 16:53   좋아요 0 | URL
짐작은 하지만, 당신이 누구이건, 이 음악을 제게 보내주셨다면,
저 역시 당신이 사랑이었고, 또 사랑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