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심리학 / 꿈꾸는 20대, 史記에 길을 묻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우울의 심리학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 치유 보고서
수 앳킨슨 지음, 김상문 옮김 / 소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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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심리학]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 치유 보고서,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누구나,라는 단어에서 책을 읽기도 전에 적잖이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니, 책의 분류에 따르면 '내인성 우울증'에 해당하는 나로서는 약간의 위로를 처음부터 받은 셈이다. 또한, 이 책의 저자가 실제로 우울증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변화할 수 있다고 믿고,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하니, 책을 읽는 동안 그녀가 소개한 방법들에 신뢰가 갔다. 공감한다는 것의 위력은 이렇게 크다.  

우울증은 매우 복잡한 원인들로 발생한다. 또한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하루 아침에 치유되는 병도 아니다. 그러나, 그 원인을 따져 대처하면 극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경험이자 주장이다. 특히, 지은이는 이 책 19장에서 우울증의 원인으로 [낮은 자존감]을 지적한다. 자신감 부족, 떨쳐 버릴 수 없는 죄책감, 자기 증오, 외모 자신감 부족,여부를 통해 자신의 자존감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우울하게도 나는 모든 항목에 동그라미를 쳤다. 여튼, 지은이는 낮은 자존감의 원인을 유년기 시절의 비난, 엉뚱한 죄책감, 부정적인 생각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듯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유년 시절의 경험, 특히 유년 시절의 비난과 죄책감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은, 우울증이 단순한 현실 도피용 꾀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우울증의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비난과 다르게 우울증은 그냥 어떤 순간들을 도피하기 위해 급조된 감상이 아니다. 어느 순간, 특히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 대면하기 고통스러운 경험들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지만,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이 시절이 어느 때 보다 많은 우울증 환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시절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것 자체가 무능을 입증하는, 더 나아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가열차게 공부하고, 일하고, 성공해야 하고, 또 성공을 유지해야 대접받는 사회에서 우울하다고 말하는 것, 우울하기에 움츠려 드는 것은 이미 낙오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타인들은 아무 무리없이 적응하고, 또 잘해내는 그 무엇이 내게는 불능일 때, 수치스러움은 점점 자존감을 낮추고, 학습된 무기력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없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듯 싶다.   

그렇다고 우울을 양산하는 시절이라서 나는 마냥 우울하겠소,라고 할 수도 없으니, 저자가 소개한 몇 가지 조언들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싶다. 우울증을 완벽히 벗어날 수는 없을 지라도, 삶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만족하면 족할 일이다. 그러니, 먼저 무엇이 나를 우울하게 하는지 파악하자. 그리고,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조금 접고, 내게 아주 의미 심장한 것을 발견해 이와 직면하자. 또한 자신에게 조금 더 친절해 지고, 적절한 신체적 운동과 창의적 활동을 실행에 옮겨 보자. 아, 쓰고 보니 쉬워 보이지는 않지만, 어찌되었건 위험한 결말을 연출하는 일 보다는 수월해 보인다. 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도, 그리고 당신들도 이 방법들을 조금씩 실천해 보자. 그리고 모두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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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2010-06-0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블에서도 이 책을 봤었네요.

우울증에 관한 책은,
읽어 보면 결국 해결방법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더라구요

그러나 어느 경계선에서 더 깊이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때고 있고
가까스로 자기 조절을 하는 수도 있고 한 마디로 왔다갔다 하면서
사는 것 같아요,, 대개의 성인 70 %는 그 경계선을 오락가락 하면서
제발 무슨 일만 안 일어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잘 하는 것 같은 연기를 할 수 있기는 하죠.

우울증이 우울병으로 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자기 생의 주인은 자기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그 의식이 희마한 사람, 약한 사람
즉 학교 다닐때 과외 없이는 절대 공부못하는 심지 약한 아이처럼
누군가 도와 주겠지 하고, 주위의 도움을 받으려는 마음으로 있다 보면
자기 우울을 만들어 내는 원인은 사방에 가득가득.

저는 30대에 아주 심하게 오락가락의 증세를 겪었었는데
그때 정말 심리학 책을 많이 읽었더랬어요
그때 그것을 해결하는 단어가 있다면 <감사> 였는데
감사 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해서 가져지고 하는 게 아니라서
주변 사람의 무심한 횡포에 의해 많이도 상처를 받곤 했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자주 그 오락가락의 증상은 지속 되다가
요새는요. 많이 짧아요. 우울한 게 귀찮아지는 것을 보면
우울증으로 가는 병인이 없어졌다고도 할 수 있겠죠?
마음은 너그러워져 가고 있고 동시에 늙어가고 있구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도 인정하고 있구요
저 스스로를 미워하는 일을 거의 줄였어요
자기를 미워하지 않으면 남 미워하는 마음도 줄어들고
비로서 감사 하는 마음도, 이렇게라도 살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되더라구요


굿바이 2010-06-09 12:01   좋아요 0 | URL
30대가 끝나면 저도 좀 좋아질까요? 저는 남들에게는 잘 안들키려고 노력하는데, 혼자 있거나 그런 상황에서는 좀 진상이예요^^

감사하는 마음이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너무 쉽게 분노하고, 때로는 모욕하고, 증오하고...마음이 풍랑 속에 갇힌 것 같아요. 언제나 이 마음들이 다시 해변으로 돌아오고, 미풍에 햇살에 말랑말랑해 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멜라니아님 말씀처럼,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일이 참 힘드네요.

동우 2010-06-0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을 읽고 다시 느끼건대 우울증은 방어기제가 아닙니다.
감정모체의 리얼리즘입니다.
남이 보기에 아무리 깊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이라도 우울증을 전혀 경험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요.
어떤 기질의 문제인것 같아요. 굿바이님, 멜라니아님, 나 또한.
이 책은 그 기질 개선에 도움이 될듯.

내가 먼저 맛보아 느끼건대, 나이 먹으면 젊은시절의 우울증은 시나브로 사라집니다.
그 대신 새로운 근심같은(이걸 우울증이라고 해야 할지), 막연한 불안이나 초조감 같은게 생기는것 같더군요.

이것은 정신적인 어떤 문제라기보다, 인간이란 보편적 특성의 생태학적으로 이해할 측면은 아닌지.

(후렴)
도무지 공감할수 없는 것.
굿바이님의 낮은 자존감이라는 부분.
자신감 부족, 떨쳐 버릴 수 없는 죄책감, 자기 증오, 외모 자신감 부족.

(아아, 굿바이님의 트라우마는 세기를 넘나드는 어떤 신화적인 것일지라..ㅎㅎㅎ)

굿바이 2010-06-09 12:07   좋아요 0 | URL
기질의 문제면...아....누구를 원망해야 하나요??? 엉엉!

어쩌면, 제가 보기에 좀 한심한 부분들을, 방어기제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포장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정말 낙오한 것 같은 공포에 빠지거든요.

동우님의 말씀을 믿어볼께요. 시간이 가면 좀 더 좋아지겠죠^^

(후렴)
아~~~ 저는요, 진짜로, 다 해당되요. 쪽팔려서 안그런 척 하는거예요. 언제 상담이라도 좀 해주세요.

멜라니아 2010-06-10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굿바이님에게 자꾸 못생겼다고 하는 사람이 있나 보죠
예를들면 옆에서 자다가 남편이 일어나 앉아서 너 못생겼다 한숨이라도 쉬는 거에요?
영화 배우 같다고 싸인도 받는 분이.
그렇긴 하지 문소리가 아주 예쁜 배우는 아니니까 ㅋㅋ

어떤 얼굴 모습이면 마음에 들 것 같아요?
우리끼리 좀 이야기 해 보죠

나도 예뻤으면 좀 예뻤으면 하는 사람 중 하나니까( 남들이 욕해도)
나는 피부가 굿바이님처럼 화장 안 해도 되는 피부였으면 좋겠고
눈이, 굿바이님처럼
밤새고 나와도 반짝 반짝 거리고 하얀 눈자위에 핏줄도 안 섰으면 좋겠고.
허리가 굿바이님 처럼 낭창낭창 했으면 좋겠고
몸묵게 굿바이님처럼 가늘가늘 하늘 하늘, 어디 두면 날아갈 듯한 자태였으면 좋겠고,
굿바이님처럼 눈이 크고 영리해 뵈었으면 좋ㄱ겠고
30대 후반이면서도 20대 같았으면 굿바이님처럼...


이런 굿바이님이 원하는 외양은 고현정?
매릴스트립? 아님 현대 영화의 어떤 누구?


굿바이 2010-06-11 11:59   좋아요 0 | URL
음...어렸을 때는 언니가 매일 놀렸던 것 같아요, 희멀건하게 생겼다구요^^

이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멜라니아님이 혼내셔도 자복할께요.
저는 웬디의 강아지눈과, 멜라니아님의 오똑한 콧날과, 민정이의 도톰한 입술에, 호호야님의 동그란 얼굴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부산에서 뵐 때, 그때 제가 입은 옷이 좀 헐렁해서 말랑말랑해 보인 것 같아요. 진정 오해라구요!!!!! 쳇!

멜라니아 2010-06-10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30대 지나면 우울증은 엷어지고 자기 미워하는 것도 적어질 거에요
그 사이 잘 지내고 그 사이 우울해서 자살하지만 않으면 마흔 살 되고
마흔살 되어도 우울증이 그다지 호전이 안 되면 50 이 될 즈음에는
희미해질 거에요. 이때는 상당히 호르몬 변화가 생기는 데다가
이미 신체의 여러 부분이 늙고 낡아가는 시기이니까
밤 새고 머리 싸매고 생각하려 해도 몸이 안 따라가주거든요

밤엔 자야하고, 배고프면 먹어줘야 하고 보기 싫은 사람은 안 만나게 되고 하면서
기분 나쁜 일도 덜 보게 되어서 우울한 일도 적게 될 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되는 것도 별로 기다려지지 않지요?

우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다 말아먹고 있으니까
이 세상을 슬퍼하는 자, 살아남아서 눈 뜨고 생각하고 고민해 줘야죠

하지만 사실, 굿바이님의 근본적인 우울은 말하지 않는 어떤 부분에 있을 거에요

이 블로그에서도 책글만 있고 음악만 있지
어떻게 사는 사람인지 보이지 않지요
보이고 싶지 않으니 그 부분을 직면할 때는 혼자 잖아요
혼자 있으면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고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혼자 껴안으려 할 때
힘에 겹잖아요. 힘에 겨우니 눈물이 날 것 같잖아요
슬픈 것인지 화가 난 것인지, 사실 우울한 것인지
서글픈 것인지 구분도 안 되잖아요.

속 이야기를 모두 해 보지는 않았으나, 몇 달 사이에 느낀 굿바이님에 대한
제 느낌이에요.
이 여자는 열어야 할 단지, 무거운 뚜껑이 꽤 있구나.

아는 척 하는 것,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거 이해해 줘요
만나서 말로는 못하겠는데 글이니까, 글은 잘 이해해 줄거라고 생각해서
마음가는 대로 적고 있어요.

지금당장 우울의 옷을 벗어버릴 수는 없지만 이게 어떤 산을 올라가기 전의
계곡쯤 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산을 꼭 올라가야 할 필요도 없겠다 싶을 때,
계곡물에 발 벗고 쉴 수 있는 때가 올 거에요


굿바이 2010-06-11 13:20   좋아요 0 | URL
생각해 보면, 이 블로그가 있는지 친구들도 모르는 것 같아요. 네이버 블로그 할 때도 그랬고, 저는 미니홈피나 이런 건 아예 하지 않았거든요. 꼭, 드러내는 게 싫은 건 아닌데, 주위에 있는 친구들도, 서로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끼리끼리였나.....

모르면서 아는 척 하시는 거 아닐거예요, 다 보이실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저도 주위에 있는 후배들 보면 어떤 것들은 말 안해도 짐작이 되곤 하더라구요. 물론, 불필요한 예단은 잘 안하지만, 그래도 어느 때는 보이기도 해요. 그러니, 멜라니아님이 짐작하시는 제 모습도 어떤 부분은 정확할 것 같아요.

여하간 조금씩 좋아지겠죠. 지금도 다 나쁜 건 아니구요~
걱정해 주시고, 마음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Tomek 2010-06-1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바이님도 화이팅입니다! :)

굿바이 2010-06-11 11:54   좋아요 0 | URL
Tomek님고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