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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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끝임없이 공간이동을 꿈꾸며 산다. 새로운 스토리를 찾는다. 'Story'가 세상에서 가장 큰 광맥이요, 오아시스다. 부커상(The Booker Prize)은 매년 지난 1년간 영국 연방 국가에서 영어로 씌어진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쓴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이다. 'Life of Pi'는 2002년 부커상을 수상했다. 색계•브로크백 아카데미 수상한 '이안' 감독의 3D영화(라이프 오브 파이)로 올 1월에 개봉된 바있다. 책은 1부 토론토와 폰디체리, 2부 태평양, 3부 멕시코 토마틀란의 베니토 후아레스 병원으로 구성되었다.

 

  주인공 '파이'는 인도 폰디체리에 동물원을 운영하는 집안의 아들이다. 동물원에 살면서 가톨릭계 학교에 다니는 파이는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마음이 열린 소년이다. 힌두교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이슬람교와 기독교를 접한다. 힌두 사원과 이슬람 회당과 천주교 성당의 예배에 모두 참여하며 신과 풍요로운 관계를 맺는다. 그러던 중 가족은 동물원을 처분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다. 정부의 지원이 끊겨 동물 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파이'는 화물선을 타고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로 항해한다. 하지만 태평양 한가운데서 폭풍우로 배가 난파된다. 배는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열여섯 살 인도 파이와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 하이에나, 오랑무탄, 벵갈호랑이(리처드 파커), 파이의 엄마, 프랑스 요리사, 청년 선원 한 명이 구명보트에 살아 남았지만 사람과 사람끼리, 동물과 동물끼리 싸움이 일어나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파이'만 살아 남는다. 

 

   227일간, 소년은 태평양 한가운데 고아가 되어 홀로 떠 있다. 앞은 커다란 호랑이, 밑은 상어가다니고, 폭풍우가 쏟아진다. 태평양이 더 두렵지만 파이는 절망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로빈슨 크루소', '걸리버 여행기', '백경'을 잇는 최고의 모험 소설이다. 토끼는 용궁에서 지혜롭게 살아 온 우리의 고전도 있지만 육지의 맹수와 바다 가운데에서 있다면 사람을 혼절시키기에 충분하다. 파이는 먹을 게 생기면 호랑이부터 먹이고 보살피며 조련시킨다. 소년은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속에서도 생활을 만든다. 지나가는 배보다는 진정한 구원을 기다린다.

 

  '28'(정유정 ), 사람과 개는 유기적인 연대의식을 공유한다. 파이와 파커는 불신속의 굶주림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기  시작한다. '동물원을 샀어요'(벤저민 ), 쓰러져가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3대에 걸친 가족이 총출동하여 열정과 전재산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파이네는 야생동물과 항해 중에 난파된다. 표류중에 '식충 '에서의 '미어캣' '식인 과일' 대한 경험을 듣는 일본 운수성 직원은 '콘텍트'( 세이건 ) '엘리 에로웨이' '직녀성' 우주 광경을 토로할때 처럼 믿덥지 않게 생각한다. 병실의 파이는 흐느낀다. 멕시코 해안에서 '리처드 파커' 아무 인사도 없이 자신을 떠났기 때문이다. 1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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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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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간에 외롭게 서있는 내가 운명적으로 의지할 것이라곤 오로지 책과 붓이 있을 뿐이다', 다산은 40세되던 1801년 2월9일 새벽에 체포되어 옥에 갇힌다. 그해 11월에 강진으로 유배되어 12월 22일자 두 아들에게 보내 편지글의 한 대목이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무너진 학자의 절망을 단적으로 보여준 문장이다. 젊은 '법정'이 학업을 포기하고 출가했던 심정과는 견줄 수는 없겠지만 빈처지로 책과 부처를 바라봤을 것이다.


  유신정권 이후에도 옥살이를 하면서 책을 읽은 저명한 인물들이 우리 사회에는 꽤 많다. 2012년 10월에 정식 개소한 '광주트라우마센터'의 '강용주'센터장도 정다산과는 다르지만 나라의 형벌(정다산:18년, 강용구:14년)로 개인의 자유가 막혔던 인물이다. 그들의 양심은 자유로워 어디에서고 책을 놓지 않았다.

 

  역자는 70년대말 내 고등학교 은사시다. 이 책은 그때의 초판(시인사, 1978년, 조태일 교수)이다. 창비사의 초판은 1991년에 발행되었다. 역자는 국회의원을 마치고 한국고전번역원장을 지나 현재는 다산연구소의 이사장이다. '다산학의 시대적 배경소고'(1975, 전남대 호남문화연구소)에서 '다산학의 선 자리는 반주자학, 반성리학, 반봉건, 반부패의 일관된 이론으로 봉건 사회에 대한 비판적 주장이다'하였다.


  다산이야말로 칠흑같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실날같은 한 줄기 민중적 의지로 75년동안 살다가 쓸쓸하게 사라져간 역사적 인물이다. 좌절할 줄 모르던 봉건시대의 진짜 민중이었다고 역설한다. 여기서 '민중'은 사회계급측면에 백성이며 '대중'은 문화측면을 강조한 정치•경제성을 지닌 백성, 즉 국민이다.

 

  200여년 전 훌륭한 지성이자 아버지였던 다산이 자기 아들을 포함한 친지들에게 주는 간절한 내용인 다산 편지를 통해 우리의 전통적 가치나 사상의 합리성을 배우게 된다. 다산은 둘째 아들 '학유'에게 양계를 해도 책읽은 사람답게 닭을 기르는 법, 계경 같은 책을 하나 만들어 보라고 권유한다. 


  다산은 '어린 딸을 생각하며' 읇는다. 어린 딸이 단오날에, 같은 살결 깨끗이 씻고 새롭게 분장했네, 치마는 붉은 모시베로 만들었고머리위에는 푸른 창포잎을 꽂았구려 절하는 연습하다 예쁜 모습 보여 주고. 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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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 / 시대의창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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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1학기 교양 심리학 수업 중 노암 촘스키라는 인물을 처음 알았다.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촘스키는 생성문법이론으로 언어학의 한 획을 그음으로써 20세기의 가장 탁월한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미국의 MIT의 교수로 언어학로 철학, 인지과학, 심리학뿐 아니라 정치, 경제, 역사, 사회, 문화, 사상 등 다방면에서 학문적 성과와 탁월한 성찰을 보여왔다. 그는 세상의 왜곡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뜨거운 열정을 거침없이 불살르고 있다. 촘스키는 증거주의자다. 


  미국에 '촘스키!가 있다면 유럽에는 '슬라보예 지젝'이 있다. '불가능 한것의 가능성'이 지젝에 대한 한국 청소년의 인터브집이면 이번 촘스키 책은 프랑스 언론인 '베로니카 자라쇼비치'가 직접 인터브 또는 e-mail를 통한 다양한 분야의 견해를 수록하고 있다. 촘스키는 무엇보다 언론의 덫을 고발한다.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자평이나 사회적 논평들, 텔레비전의 르포, 라디오의 속보와 정치분석 등은 이데올로기에 따른 전제와 원칙을 감추고 있다고 말한다.


  촘스키는 도사도, 철인도, 정치 투사도 아니다. 우리에게 생각의 방향을 인도해 주는 지식인이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세상사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안목에서 분석하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다. 그는 현재의 민주주의를 가짜라고 역설한다. 민주주의를 확대시키려는 대중과, 민주주의를 제한하려 안간힘을 다하는 지배계급 간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중 대기업의 힘을 키워주는 정책과 무역협정은 민주주의를 제한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한다. 


  촘스키는 '국민이 당사자가 아니라 방관자에 머무는 체제'가 현재 미국의 민주주의라고 본다. 역사적으로 유럽의 진보적 발전은 대중의 결집이 조직화된 노동계급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국민의 것도 아니고 국민에 의한 것도 아니며 국민을 위한 것도 아니다며 지배계급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우리를 세뇌시킨다고 본다. '조작된 동의' 에 대해 1990년대의 터키가 쿠르드 인의 마을들을 초토화시킨 잔혹사를 예를들며 터키의 '인종청소'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를 비난한다.


  노동조합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한다. 노동조합은 가난한 사람들이 단결할 있고 집단으로 행동할 있는 공간이다. 사회구조와 계급구조는 변했지만 특정집단의 이해 관계, 지배 관계, 사회의 계층구조, 의사 결정의 단계 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모순들이 계급간의 갈등을 낳는다


  다국적 기업의 횡포를 무너뜨리겠다는 실천적 의지야 말로 19세기의 혁명적 정신이다. 하지만 현재의 국민이 혁명적 세력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행동하고 싶다면 주변의 소리에 귀를 막아야 한다. 우리의 정당성을 자유롭게 행동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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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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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행본이 얇아지고 있다. 100~200쪽 분량의 책들이 잇달아 나오는 추세다. 스마트폰 시대의 독자 역시 경편, 경량 인문서를 반긴다. 경장편은 판형을 조절하면 단행본으로 손색이 없다. 경쟁력 있는 작가의 원고를 비교적 빠른 시간에 내놓을 수 있다. 인문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100쪽을 전후한 단행본으로 현병철 교수의 '피로사회'나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가 있다. '분노하라'가 프랑스 '앵디젠'에서 2010년 10월에 출간되자 열화와 같은 호응을 받았다. 200만부이상을 찍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속속 번역되어 전파되고 있다.


  '스테판 에셀'은 우리 시대의 가장 바람직한 진보주의자의 전형에 가깝다. 그는 무관심과 체념에 길들여진 이들을 한껏 자극하며 미국 월스트리트 '오큐파이' 운동과 스페인의 '분노하는 사람' 운동 등을 촉발 시켰다. 올 2월에 95세의 나이로 떠나기까지 레지스탕스면서 낭만주의자로 살았다. 독일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귀하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저항하다가 부헨발트수용소에 수감되었다. 세 곳의 수용소를 전전하며 처형될 위기에서 목숨을 건진다. 이후 외교관이 되어 유엔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인류의 인권과 더 나은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칙과 가치들이다. 진정한 민주주의에 필요한 것은 독립된 언론이다.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가 필요한 때다. 분노를 삭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삶의 지혜가 널리 퍼져 있는 한국 사회에서 '분노하라!' 라는 직설적선동적 메시지는 생경하게 들린다. 저자의 화두는 묵직하다. '진정 행복하려면 제때에 분노할 알라'. 오늘날 모든 문제들은 상호의존적이며 인류가 사는 방식을 전반적으로 재고하지 않으면 해결책은 없다고 주장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다. 저항, 그것은 창조다.' 라고 !  1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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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반역
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황보영조 옮김 / 역사비평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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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부분 외부의 필요에 의해 강제되지 않을 경우 노력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훌륭한 노력을 하는 소수의 사람들은 기념비 같은 존재다. 이들에게 산다는 것은 긴장의 연속이며 끊임없는 훈련으로 고행이다. 반면에 사람들은 우습게도 '청년'이기를 자처한다. 청년에게는 의무보다는 권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청년은 무언가를 성취한 사람들이 누리는 것까지 넘본다. '청년'은 공갈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공갈에는 폭력의 공갈과 희화화의 공갈이 있다. 이 공갈은 열등한 자나 평범한 자가 우수한 자에 대한 일체의 종속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대중은 청년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잡지 'Atlantic Montbly'은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18세기를 대변하고,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19세기를 대변한다면, '오르테가 이 가세트'(스페인 철학자, 1883~1955)의 '대중의 반역'은 20세기를 대변할 것이라고 평했다. '대중의 반역'은 1929년부터 일간지 '태양(El Sol)'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1930년에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의 근본 화두는 어디를 가나 군중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으로 대중의 출현이다. 이 대중은 특별한 의무나 자질이 없으면서 청년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그들은 '평균인'이다. 대중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20세기가 직면한 새로운 사실은 대중이 역사무대에 출현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지배하려든다는 것이다. 이른바 대중의 반역이다. 따라서 역사의 주체는 개별 영웅들이나 대중이 아닌 세대와 세대를 거쳐 살아가는 당시대의 소수와 대중이 엮어내는 역동적인 조합이라고 본다. 참된 도덕을 회복하는 길이 문제 해결의 진정한 길이다.

 

  우리는 뇌의 기억력을 확장시키는 시대에 살고 있다. 냉철한 분석과 끊는 외침은 세기가 바뀐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002 월드컵과 2004 탄핵반대 물결을 타고 모습은 명백해졌다. 최근 국정원 사태 등에 대한 개혁의지를 장마통에도 서울광장을 뜨겁게 달구웠다. 지금의 청년들은 옛날의 그들이 아니다. 1987 6 항쟁을 이끈 주역들과 60~70 장년층 다양한 계층이다. 새로운 세대의 주역들이 군중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군중은 그들의 가슴마다 촛불을 숨겨두고 등장했다 사라진다. 그들은 끊임없이 살아난다.  '월드워즈Z' 존비처럼 !    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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