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 열정의 보엠 다빈치 art 2
앙드레 살몽 지음, 강경 옮김 / 다빈치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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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가 곤궁해질때 무엇을 할까? 기도에 메달린 사람 등,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무엇을 찾게 된다. 더러는 찾지 못해 세상을 저불 생각을 한다. 해고된 비정규직과 정리 해고 당한 근로자들에게 이 초여름 토요일 아침은 예전의 아침과 다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막막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사회의 초년생으로  비빌 언덕을 찾지 못했다. 낮선 신촌 서점가와 생맥주집 그리고 서대문 사거리를 걸을 때도 나의 손에는 모딜리아의 책이 줘어저 있었다.  

 

  유일하게 내 처지에 대해 의지할 수 있는 인물은 생면부지의 한 화가였다. 그의 일대기는 절절했다. 그의 작업은 도시적인 소외층에 대한 리얼리티한 유화였다. 그의 화풍은 언제나 지루함을 삭혀주는 나의 유일한 바늘구멍같은 것이었다. 

 

  화가는  열정을 쏟을 나이에 뇌막염으로 토요일에 죽는다. 그의 유일한 사랑인 잔느 역시 이틀 6층에서 뛰어 내려 자살했다작가는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자신의 그림을 포기하지 않았다. 운명의 여인(잔느) 만나 결혼했지만 사랑을 지키지 못하고 운명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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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등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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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슴속을 누가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다.
창문 밖 거리엔 산성의 비가 내리고
비에 젖은 바람이 어디론가 불어가고 있다.
형광등 불빛은 하얗게
하얗게 너무 창백하게 저 혼자 빛나고
오늘도 우리는 오늘만큼 낡아버렸구나.


가슴속을 누가 자꾸 걸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을 듯 보이지 않을 듯 보이며 소리없이.
가슴속 벌판을 또는
멀리 뻗은 길을
쓸쓸하게
하염없이
걸어가는
너 누구니?
너 누구니?
누구니, 너?
우리 뭐니?
뭐니, 우리?
도대체.  

 -'너 누구니', 홍영철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 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황홀한 고백', 이해인 님의 
소설에서 남자 주인공의 이름은 '영우'다. '프라하의 봄'이라는 드라마에서도 '영우'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두 작품이 삼각관계다. 남자 둘에 여자 한 사람으로 전통적인 구성이다. 소설은 TV문학관에서 방영된 뒤로 사람들에게 많이 읽혔다.   

  소설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현대사를 살아온 인물들의 30년에 걸친 사랑, 죽음에 이르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로 사랑의 원형을 찾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절절하다.  

  실존적 외로움은 애인이 있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소설은 나에게 사랑이자, 촐라체 북벽이자, 밥벌이이기도 하다", 다음 세상에서 소설을 쓰지 않겠다. 죽을 때까지 소설을 쓰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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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
캐런 킹스턴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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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무엇이든 들어오는 것이 있으면 나가는 것이 있다. 입출이 원활치 못하면 막히고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나고 말아 문제가 생긴다. 걱정이 많은 것은 지난 시간과 다가 올 시간에 대한 불필요한 우려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사는 곳은 공간에서 비롯된다. 그 공간은 무엇으로 채춰지며 쌓이게 된다. 불필요한 것들을 가두고 정체시키면 진정으로 해야할 기능이 상실된다. 몸과 마음을 비우는 생활 습관을 갖게 됨으로서 새로움이 샘물처럼 솟아 더 살맛나게 된다. 

책은 어떻게 버리면서 새로워지기를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예들을 보여주는 좋은 책이다.  '버려라, 그리고 신에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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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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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설가의 각오'의 '겐지'는 일본 현대문학의 '작가정신'이다. 그는 문단과 언론과의 관계를 끊고 오직 원고료 수입으로만 생활하면서 수도승처럼 금욕주의를 육화시켰다.


  제목부터가 다르다. '각오'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한 마음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가로서 자세다. '초심'이라는 말과 '처음처럼'이라는 말도 있다. '초심'이나 '처음으로'라는 말 전에 '각오'가 있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과 꿈이 있다.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가수칙이나 다짐이 있어 스스로를 점검하고 다독이며 실천하지 않으면 꿈은 사라진다. 


  일본의 한 소설가의 각오를 읽을 수 있다. 그 각오를 어떻게 실천하며 소설을 쓰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책이 있다김대중 대통령는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있다. 나에게는 '소설가의 각오' 있다


  작가 본연의 일은 쓰는 것으로 거치레를 탈피해야 한다는 준엄한 일침을 실천하고 있는 일본 최고의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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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독의 숙련공
    from 고립된 낙원 2019-05-11 12:09 
들불
유현종 지음 / 행림출판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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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들불"은 '잿속에 남아 꺼지지 않는 부리를 찾아 불을 일궈 보려는' 작가의 야심작이다. 한편의 소설이 주는 메세지는 역사적인 입체감을 더해준다. 우리의 역사에서 동학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농민운동이었다.

 

  인내천를 믿고 반란을  주도한 아버지 때문에 노예로 팔여간 주인공 '여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들불'은 나에게 묘한 울분을 갖게 했다. 핏박 받은 서러운 민중은 언제나 나의 가슴속에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준 역사소설이었다.  

 

  기독교를 앞세운 서양세력과 청.일의 이권다툼, 충청도와 전라도 빈농들의 동학합류, 한때 '여삼'을 계몽시키려던 친구 '곽무출'의 변절 그리고 친일행각, 지식양반층의 각성과 한계 등 동도장군 전봉준과 김계남, 손화중과 같은 민중의 영웅들의 기개와 지혜들을 느낄 수 있다. 

 

  대원군의 유배와 재집권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흐름을 생생하게 전개한 작품이다. 역사 속의 한 영웅이 모든 것들을 극복하며 승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민중이 봉기하여 외세와 내부의 지식계층에 대한 불합리함을 일깨우며 자존을 지키려는 했던 선조들의 깨인 정신을 느낀다. 자신이 말을 타고 역사의 현장을 누비며 .외의 적들을 물리치는 긴박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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