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과학 - 최첨단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리디아 덴워스 지음, 안기순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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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장으로 구성된 책이다. 우정의 생물학, 사춘기 시기의 또래의 존재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 등이 실려있다. 특히 관심을 가지면서 읽은 코너는 2장과 디지털 세상의 우정, 11장의 멋진 삶의 비결에 해당하는 내용들이다.

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일부로 인식한다. 340쪽

문학과 종교 등에서 사랑, 보살핌, 우정, 공동체 의식, 사회적 통합에 대해서 언급하는 이유들도 떠올려보면서 읽게 한다. 더불어 사회적 지지와 정서적 지지의 의미도 생각해 보면서 읽게 한다. 스트레스와 척추동물이 분출하는 호르몬에 대한 상관관계까지도 책은 언급한다. 특히, 대인 관계에서 비롯한 스트레스가 가지는 의미까지 상충하면서 책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우리 삶의 중심인 우정과 유대에 관한 모든 것!

자신을 지지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상당히 깊다. 이 의미는 건강과도 밀접한 상관성을 가지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11장에서 알려주는 내용인데 중년이면서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찍 사망할 위험성이 더 크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이 점이 최고령 집단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60세 이상인 사람들에게는 다른 집단이 더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책은 알려주고 있다. 문득 친정어머니가 떠올랐다. 고령의 연령이지만 전혀 문제없는 활동들을 하고 계신다. 배우자보다는 친구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사회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악기를 연주하면서, 간단한 채소 텃밭 가꾸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매우 행복해하신다는 점이다. 배우자가 있지만 배우자보다 우정에 더 깊고, 취미활동하는 사람들과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활력이 넘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연구결과에 공감하는 내용이라 더 책을 부여잡으면서 읽게 되는 내용이었다.

가족은 선택할 수가 없잖아요. 내 가족을 대신해 신이 주신 선물. 내 친구들! 380쪽

갈등은 건강에 해롭고, 따뜻하고 좋은 관계는 건강을 보호한다. -월딩어- 400쪽

우정은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책은 전한다. 나이 듦이 가지는 의미와 행복, 우정, 사랑까지 연결해서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졌던 책이다. 사춘기 시기에 대한 우정의 의미도 책은 분명히 전한다. sns 활동을 매우 좋아하는 아이를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문자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한다는 사실도 전해준다. 디지털 문화가 가진 우정의 특징을 딸아이와 연관 지으면서 읽다 보니 더 이해할 수 있는 행동임을 알게 된다. 요즘 읽는 책들이 자녀를 더 이해하고 더욱 활짝 그들의 문화와 가치관을 알아갈 수 있게 해주는 도움이 되고 있다. 조남주의 <우리가 쓴 것> 소설집도 그러했고, 이 책도 그러하다. 이 책은 청소년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자녀가 있는 부모, 중년과 노년의 건강도서로도 추천하는 책이다.

외로움에 대한 것과 고독에 대한 것은 분리해서 고찰하게 된다. 이 내용도 책은 잠시 언급한다. 일부러 찾아가는 고독의 축복과 외로움은 상이하게 다른 의미이다. 외로움을 제대로 인지하고 우정을 위해 매일 계획하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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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빅터 라발 외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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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단편소설들이 구성된 책이다. 특징적인 것은 코로나19로 두려움과 슬픔에 빠진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도된 구상이 이 책을 구성하는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을 서문을 통해서 알게 된다. 예고되지도 않은, 준비되지도 않은 우리들에게 주어진 현실을 이 책의 작가들과 단편소설들을 통해서 만나보게 된다. 이 책의 단편들은 미국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급증하고 있던 7월 12에 게재된 것이라고 책은 명시한다. 이 소설들이 독자들에게 위안이 되었고, 반응이 빠르고 열정적이었다는 것도 서문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단편소설이 있다는 이유였다. 그녀의 작품은 기대한 만큼 놀라웠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꽤 많은 단편소설들이 구성되고 있는 책이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은 통념을 넘어서고 있다. 참을성 있는 인물과 참을성 없는 인물, 쌍둥이 자매가 등장한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청혼하는 대화는 매우 폭력적으로 표현된다. 그가 청혼하는 여인에게 얼마나 폭력적으로 대화를 나누는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단편소설이지만 다시금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에 빠져서 읽는 시간이기도 했다.

바이러스가 가져다준 결과는 짐작한 것보다도 엄청난 영향력을 주고 있다. 원격학습, 불안, 우울증, 그래프에서 치솟는 이름 없는 숫자들로 나타난 사망자 집계에 대한 집착 (81쪽) 당장 대학교 2학기 수업이 대면 수업인지, 비대면인지 모두가 관심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 단편소설들 중에서도 대학생이 불안 속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새아버지와 엄마와 함께 세 명이 생활하는 적잖은 불편함이 작품 속에서 저마다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작품도 등장한다. 가족이 봉쇄되며, 불편함을 감소하면서 생활한 시간들과 순간들은 감정적으로도 매끄럽지 못한 경험들로 기억 속에 남겨지기도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왜 필요한지 알지만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포옹하지도 못하며 모임을 가지기도 어려운 것들이 작품 속에서도 등장한다. 그리고 위험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피신할 곳이 없는 이들이 거주지에 남겨지는 이유들과 상황들이 이 책의 작품 속에서도 등장하기도 한다. 남겨진 이웃이라고는 많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이들이 피할 수 없는 갈등과 화해도 작품을 통해서 만나보는 시간이 된다.

이 시간을 보내는 모두의 갈망이 작품의 문장 속에서도 만나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누군가 여기서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구나. (190쪽)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서 고성이 오가는 사회. 주사를 맞았으니까 마스크 벗고 다녀도 괜찮다면서 일부러 설명하는 타인. 거리를 걷는 순간 우리들은 타인을 더 이상 가까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버린 것이다. 편안하게 반가움을 온전히 표현하는 표정을 보여주었던, 악수하면서 포옹하며 사랑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던 그날들을 많이 그리워하는 우리들. 마스크를 벗는다면 과연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까?(114쪽) 아직도 바이러스 소식을 외면할 수 없는 시대에 모두가 걸어가고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이 낙담하면서 힘겨워하는 것의 위안들을 단편 소설들을 만나보면서 위안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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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착취 -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 줄 74개의 원칙
훙페이윈 지음, 홍민경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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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독이 되는 인간관계를 끊어내지 못할까?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 줄 74개의 원칙

타인의 피와 살을 도려내 자신의 빈 곳을 채우려 하는 심리는 어쩌면 자아 결핍이 빚어낸 열등감 때문일 수도 있다. (추천사 중에서)

책 제목부터가 섬뜩하였으며 책 내용을 읽다 보면 저자분이 한국인이 아닌가 싶을 만큼 정서와 그들이 나누는 대화들과 가치관에 놀라워하면서 내내 읽었던 책이다. 대만의 문화권과 한국의 문화들이 너무나도 비슷하게 흐르고 있다는 점에 놀라웠다. 그들의 정서와 우리들의 정서는 어른들의 세상에서는 너무나도 유사한 모습을 띄고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연거푸 느끼면서 읽은 책이다.

착취라는 어휘에 주목하게 한다. 여자와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착취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올케와 시누이, 딸과 엄마 사이 등에 대한 내용들이 소개된다. 결혼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에서는 남편의 외도와 이혼은 별개, 아내를 비웃는 남편, 동서갈등, 학교 선생님의 전화를 받는 사람은 왜 엄마인가 등 여러 문제들이 소개되고 있다.

혈육 사이에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는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직장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와 사랑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착취에 대해서도 책은 다루고 있다.

내용들마다 사실적인 문제 진단이 먼저 등장한다. 그리고 <임상심리사의 처방전>이 책에 소개되고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고 많은 인간관계 착취를 다양하게, 사실적으로 만났던 책 한 권이다. 놀라움이 가장 먼저 앞서게 했고 이렇게 다양한 사연들이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서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일어나는 현상이 될 거라는 것에 암울해지도 한다. 분명한 건 이 책 덕분에 읽고 타인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서 그들의 심적 상처를 짐작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서 반성도 하고, 되돌아보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착취는 아니었는지 회상해보는 시간이 될 거라는 점이다.

쉽게 타인을 착취하였지만 그것이 착취인지 모르는 사람들. 그것이 진단되고 심리적 상황과 정서적 상황이 어떠한 것인지 누군가에게는 돋보기처럼 들여다보는 현상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타인을 착취하거나 착취당하는 것은 모두 불완전한 자아 때문이라고 책은 전한다. <완벽한 아이>소설이 떠오른다. 그 소설의 인물들도 이러한 관계였고 그들이 가졌던 불완전한 자아를 떠올려보게 된다. 그리고 소녀가 집을 탈출하는 순간과 탈출하고 난 순간의 모습은 확연히 다른 자아임에는 분명하다. 자아를 찾아가지 못하고 어른이 된 겉모습만 어른인 어른으로 늙어갈 수는 없다. 성장하고 반성하고 용기를 내면서 자아를 찾는 사람이 되는 길을 찾는 과정은 불가피한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스스로 용기를 내면서 진단하고 해결하는 것이 성장인 것이다. 그 과정에 만나보면 좋을 책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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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허췐펑 지음, 신혜영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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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신경과학 전문의이자 작가이며 대학에서 강의하는 대만의 작가 도서이다. 라이프 스타일과 자기 계발 분야의 저명한 작가라고 책은 소개한다. 책은 읽기 편안해서 좋았다. 양장본이며 가름끈이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다. 꾸준히 삶을 돌아보면서 마음공부를 하는 편이다. 자기 마음을 공부하다 보니 몸이 많이 건강해진 것을 느끼게 된다. 통증도 사라지고 고단한 순간이 찾아올지라도 받아들이는 마음의 탄성력이 생겨서 스스로에게도 많이 만족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책과 신앙, 기도의 힘이기에 감사하면서 살게 된다. 이 책도 그러한 연장선에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은 읽기 편하게 편집이 잘 되어 있는 책이다. 하나씩, 한 문장씩 콕콕 마음에 담아두면서 삶 속에서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습관이 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삶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치유가 되는 내용들이다. 버릴 것 없이 페이지마다 만나는 내용들을 함께 공감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이 도서를 만나기 전에 헤밍웨이의 에세이를 한 편 읽었는데 헤밍웨이가 아내와 여행을 다녀와서 나누는 대화 내용이 떠오르는 장면이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도 함께 떠오르는 내용이기도 했다. 직접 경험하고 후회하는 여행이었지만 그 여행을 통해서 헤밍웨이는 스스로 깨닫고 배우는 것을 찾으면서 그 내용을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이 책의 내용과도 상통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툴툴거리면서 부정적인 감정만 쏟아낸다면 발전이 없고 불만과 부정적인 감정이 앞서면서 습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일이든지 '좋다', '나쁘다'라는 꼬리표를 붙이지 말라는 글의 내용글들을 읽다 보면 많이 수긍하는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저자가 담아내는 내용들을 함께 공감하면서 편안하게 읽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상당히 많이 변화되고 노력하였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불공정하고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어줄 책 한 권이다. 자기 마음을 공부하면서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평온함으로 향할 수 있는 책이다. 오늘이라는 현재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하는 만큼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즐기고 느끼며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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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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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았던 『82년생 김지영』, 『사하맨션』 등의 소설 작가. 조남주 소설집이라 묻지도 않고 펼친 작품이다. 8개의 작품을 양장본으로 만나본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청소년의 이야기, 노년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만난 시간. 작품 하나를 만날 때마다 긴 여운이 남았고, 작품들마다 사유들을 책의 페이지마다 남기면서 읽게 만들었다. 다시 이야기하는 작품이면서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10대 자녀들의 이야기지만 가볍지가 않았다. 『첫사랑 2020』이라는 소설이 그러하다. 풋풋한 첫사랑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는 아버지의 사업과 어머니의 내색하지 않는 몸부림은 고스란히 10대 자녀의 첫사랑에도 영향을 크게 주고 있었다. 드러나지 않는 피해, 피할 수 없이 고스란히 인정해야 하는 상황들이 10대 자녀의 첫사랑의 눈물에서도 만나게 된다. 한국 학원가들의 틈새 영업전략까지도 작품은 놓치지 않는다. 이 시대의 기록물인 소설. 이 시대의 10대 자녀들의 사랑도 작품 덕분에 더 알아가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 업데이트 좀 해." 이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던 소설 『여자아이는 자라서』 고등학생 자녀들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소설이 된다. 학폭위.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상식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줄 알고 ... 정의감, 측은지심, 희생정신도 있다. 그런데 자녀의 일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280쪽) 학력과 진학할 학교의 경쟁 앞에서는 무너지는, 괴물이 되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작품 속에서도 여러 번 등장하고 있다. 자녀의 실체를 부정하고 덮으려고 하는 폭력성들을 작가는 조명해 주고 있다. 청소년들의 연애와 사랑의 진짜 모습을 작품은 놓치지 않고 있는 작품이다. 진짜 어른이라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의 딸의 외침에 번쩍 눈이 띄었던 작품이다. 왜곡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돌아보게 하는 멋진 작품이다.

계속 '언젠가'에 머물렀다. 아직 학생이다가, 돈이 없다가, 아이가 생겼다가, 아이가 어렸다가, 모든 문제가 해결된 후에는 시간이 없었다. (198쪽) 『오로라의 밤』 작품은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진다. 이 문장이 그러하다. 하지만 작품 속의 젊은 여행객 무리들의 선택은 현명해 보였고, 60대인 과부 며느리와 80대인 과부 시어머니와의 오로라 여행길은 의미가 상당히 깊은 장면이 된다. 특히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진솔하게 대화하는 여러 장면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며느리가 대학원 다닌다고 싫어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시어머니의 대화, 아들의 존재 유무에 따른 두 여인의 관계, 두 여인의 소원들도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서는 장면이었다. 딸의 임신 소식에 친정어머니가 떠올리는 것들을 다시금 하나씩 주워모으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현남 오빠에게』 작품도 강열하다. 존중받지 못하는, 무능하게 만들고, 무시하며, 소심하게 만들어진 자신을 깨닫고 이제라도 깨어나는 여자의 이야기. 마지막 문장의 시원한 한방도 멋지게 기억된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친정어머니가 많이 떠올랐다. 깨어날지, 계속 갇혀있을지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인생이다. 이 작품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며, 탈출구가 될 작품이다. 유능한 여성도 바보로 만들 수 있는 현남 오빠들이 이 시대에도 있음을 다시금 떠올려보게 한 작품이다.

『미스 김은 알고 있다』 작품은 이름없는 미스 김에 대해 여러가지를 질문한다. 유능하지만 고졸 여성, 장기근무자이지만 낮은 연봉, 회사에 없으면 안 되는 업무들을 다 처리했던 미스 김. 그녀의 이름은 어디에서 부유하며, 직급과 연봉은 왜 애매하게 흐릿해졌을까. 사회가 미스 김으로 호명하였던 그녀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버지 없이도 남은 가족들은 잘 살고 있다. 아버지도 가족을 떠나 잘 살고 있는 듯하다. (116쪽) 『가출』이라는 작품은 새롭게 질문하는 작품이었다. '자기 일'이라면서 구획된 아버지의 일과 어머니의 일. 경계선의 넘나드는 일은 허용되지 않았고 저마다 버거움을 어깨에 올려놓았던 아버지의 탈출구가 가출로써 조명이 된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폭력들. 아버지의 폭력. 오빠의 폭력. 오빠는 내 머리채를 붙잡아 끌고 들어가기도 했다. (67쪽) 가족의 균열과 상처, 폭력들을 매만지고 치유하고자 노력하는 몸짓을 오기라는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된다. 피해자가 숨고 감추는 모순의 연속을 멈추고자 하는 움직임이 되는 작품이다.

다 늙어서 개명하는 할머니의 이름. 여자아이의 이름을 무책임하게 작명한 세대가 조명된다.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조차 무색할 만큼 아들의 존재에 묻혀서 노동의 가치로서만, 딱 그만큼만 가치로 인정받았던 여자아이들의 이름들. 그들이 할머니가 되었다. 그 이름을 끌어안고 살아간 세월들이 조명된다. 노년의 시간들이 이야기되면서 간병비, 요양원을 찾아오는 가족들의 시간들과 연명치료를 대하는 가족들의 이유까지도 매만지고 있다. 어떻게 사는 게 의미 있는 걸까요? (42쪽) 누구나 질문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질문들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에서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들에게.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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