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빅터 라발 외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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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단편소설들이 구성된 책이다. 특징적인 것은 코로나19로 두려움과 슬픔에 빠진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도된 구상이 이 책을 구성하는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을 서문을 통해서 알게 된다. 예고되지도 않은, 준비되지도 않은 우리들에게 주어진 현실을 이 책의 작가들과 단편소설들을 통해서 만나보게 된다. 이 책의 단편들은 미국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급증하고 있던 7월 12에 게재된 것이라고 책은 명시한다. 이 소설들이 독자들에게 위안이 되었고, 반응이 빠르고 열정적이었다는 것도 서문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단편소설이 있다는 이유였다. 그녀의 작품은 기대한 만큼 놀라웠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꽤 많은 단편소설들이 구성되고 있는 책이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은 통념을 넘어서고 있다. 참을성 있는 인물과 참을성 없는 인물, 쌍둥이 자매가 등장한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청혼하는 대화는 매우 폭력적으로 표현된다. 그가 청혼하는 여인에게 얼마나 폭력적으로 대화를 나누는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단편소설이지만 다시금 마거릿 애트우드의 작품에 빠져서 읽는 시간이기도 했다.

바이러스가 가져다준 결과는 짐작한 것보다도 엄청난 영향력을 주고 있다. 원격학습, 불안, 우울증, 그래프에서 치솟는 이름 없는 숫자들로 나타난 사망자 집계에 대한 집착 (81쪽) 당장 대학교 2학기 수업이 대면 수업인지, 비대면인지 모두가 관심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 단편소설들 중에서도 대학생이 불안 속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새아버지와 엄마와 함께 세 명이 생활하는 적잖은 불편함이 작품 속에서 저마다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작품도 등장한다. 가족이 봉쇄되며, 불편함을 감소하면서 생활한 시간들과 순간들은 감정적으로도 매끄럽지 못한 경험들로 기억 속에 남겨지기도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왜 필요한지 알지만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포옹하지도 못하며 모임을 가지기도 어려운 것들이 작품 속에서도 등장한다. 그리고 위험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피신할 곳이 없는 이들이 거주지에 남겨지는 이유들과 상황들이 이 책의 작품 속에서도 등장하기도 한다. 남겨진 이웃이라고는 많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이들이 피할 수 없는 갈등과 화해도 작품을 통해서 만나보는 시간이 된다.

이 시간을 보내는 모두의 갈망이 작품의 문장 속에서도 만나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누군가 여기서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구나. (190쪽)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서 고성이 오가는 사회. 주사를 맞았으니까 마스크 벗고 다녀도 괜찮다면서 일부러 설명하는 타인. 거리를 걷는 순간 우리들은 타인을 더 이상 가까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버린 것이다. 편안하게 반가움을 온전히 표현하는 표정을 보여주었던, 악수하면서 포옹하며 사랑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던 그날들을 많이 그리워하는 우리들. 마스크를 벗는다면 과연 서로를 신뢰할 수 있을까?(114쪽) 아직도 바이러스 소식을 외면할 수 없는 시대에 모두가 걸어가고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이 낙담하면서 힘겨워하는 것의 위안들을 단편 소설들을 만나보면서 위안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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