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삼촌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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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제주 4,3사건'에 대해 배운 기억이 없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알게 된 '제주 4,3 사건'은 물음표로 남았다. 왜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작품 속으로 몰입되어갈수록 많이 아프게 그려지는 우리의 역사를 보게 된다. 역사적 사건이라 그 시대의 피해자들에게 대한 아픔이 커진다. 관광지였던 제주가 이제는 '제주 4.3 사건'을 떠올리는 역사적인 장소와 시간이 되어준 소설이다. 더 이상 제주의 밭은 아름다움이 아닌 아픔의 장소로 기억되게 한 이야기이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간 이 나라는 이념의 대립속에서 혼재한다. 죽창에 찔려 죽었어야 할 그 시대의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 을의 노래>와 <사람아, 아 사람아>소설이 떠오른다. <작별하지 않는다>한강의 소설도 제주 4.3사건을 다룬다.이 소설들이 소환하는 역사의 끝자락을 덮을지 펼칠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역사에서 흩어져버리지 않도록 이 작품을 집필할 수 밖에 없었던 강한 의지들이 전해지는 소설들이다. 이제는 우리가 이 역사를 제대로 직시해야한다.

 

반복되지 않을 역사가 되도록 펼쳐야 할 이야기가 된다. 4월의 시간에 쓰러져버린 이들이 있었음을, 제주밭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하는 작품이다. 위화 소설 <원청>에서도 다르지 않은 목소리로 인물들이 전하는 하나의 바램들이 있었는데 이 작품도 다르지 않았다. 시대만 달랐을 뿐 결국 모두가 원하는 건 크지 않은 바램들이다. 그 바램이 부서진 사건들을 다루는 소설들이다. 크지 않은 그 소원들이 비참하게 쓰러지는 현장을 소설을 통해서 현장의 긴박함을 느끼게 한다. 슬픈 이야기. 4월의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금기시한 4.3사건을 작가에 의해 수면위로 올린 최초의 소설이다. 학살사건에 기적같이 살아남은 순이삼촌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 환청에 시달리다가 자살하는 삶으로 그 시간의 그 공간을 원형으로 맴도는 잔혹한 학살사건에 더한 공포와 살았던 인물이다. 이러한 사건의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거대했을지 전해준다.

 

은폐되어야 할 역사적 사건이었던 이유를 펼쳐놓는 소설이다. 이외에도 조선시대 지배계급의 부정부패를 다룬 <소드방놀이>의 문장은 이 시대의 사건과 판결이 떠오르게 한다. 웃음이 저절로 나오게 한다. 웃는 것인지, 비탄인지는 이 시대의 우리의 몫이 된다. 세상을 알면 알수록 변한것이 없다. 원형으로 돌고 있는 회귀 본능의 부조리의 시작점들이다. 우리가 놓친 것들이 더욱 부각되는 작품이다. 헛웃음만 즐비해지는 4월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모범택시 2>드라마에 열광하고 <더 글로리>드라마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국민들이다. 이들의 가슴이 무엇에 분노하였는지 손끝을 바라보게 한다. 정의롭지 못한 한국사회의 부정부패와 권력집단의 병폐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뜨거웠다. 너무 높은 온도에 온몸이 녹아내리게 한 순이삼촌이다. 이 인물이 살아간 그 시간은 공포로 가득해진다. 그들의 악행이 휘발되지 않도록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끌어놓는 역사적 이야기이다. 순이삼촌은 우리의 이야기이다.


누가 뭐래도 그건 면백한 죄악이었다...

단 한번도 고발되어본 적이 없었다.

군 지휘관이나 경찰 간부

어째서 큰 부정은 죄가 안되고 작은 것만 죄가 되나...쌀 한 톨, 실 한 가닥은 부정이지만 환곡미 이백걱 횡령은 이미 부정이 아니었다_ 소드방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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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과 나의 사막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3
천선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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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으로 변해버렸다. 전쟁을 하면서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에 살고 있는 랑과 로봇 고고의 만남부터 떠올려본다. 랑이 10살 때 사막 모래 속에서 로봇을 발견한다. 그때는 4873년이다. 로봇의 정체를 알지 못하여 우려스럽지만 랑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저 기뻐하면서 로봇의 전원을 켠다. 고고와 랑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전쟁시대에 만들어진 고고라는 것만 알기에 살인 로봇이 아닐까라는 두려움을 내내 간직한 고고이다. 하지만 고고에게서는 그러한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고고라는 이름을 지어준 랑과 오랜 시간 함께 한다. 랑의 엄마인 조의 죽음도 함께 하였듯이 갑자기 랑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 고고는 당황스러워한다. 그때 찾아온 지카는 랑의 오랜 친구 사이이다. 떠돌이 생활을 한 지카가 랑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고고의 시선을 통해서 보여준다.



푸르른 지구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오염시키며 환경을 파괴하는 인류의 멀지 않은 모습이 이 소설에 등장한다. 로봇을 만들고 전쟁을 하며 파괴된 지구는 온전하게 남아있지가 않다. 사막뿐이다. 생존한 인류의 막막한 생활이 사막에서 펼쳐진다. 과학의 발전과 함께 파괴된 지구는 인류의 파멸과 다르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랑은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끊임없이 고고와 나눈 대화들은 기억 메모리에 저장되어 랑이 죽고 나서도 고고는 재생하면서 랑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고고가 무수히 반복한 재생 영상은 그리움으로 남겨진다.



사막 폭풍의 경고음이 울린다. 3단계, 5단계 강도 크기에 따라 더욱 처참해지는 미래 인간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소설이다. 제대로 된 집도 없고 모래로 가득한 사막뿐이다. 사막에 생존한 사람들의 무리에게 그늘을 내어주는 랑이다. 죽은 시체 한 구를 들고 가는 일행들에게 친절하지만 언제 다시 찾아와 랑을 죽일지도 모를 인간이기도 하다. 그것을 감지하는 로봇 고고의 생각과 랑의 생각은 다르다. 파괴된 지구에서 살아가는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선함보다는 악함으로 피와 살을 식량으로 대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의 일행 숫자는 처음에는 어느 정도였는지, 앞으로 얼마나 줄어들지 짐작하는 장면에 섬뜩해진다.



사막에 길을 만드는 로봇에게 고고는 자신의 팔을 하나 내어준다. 랑과 조개껍질 2개 중에 하나를 고르면서도 마음에 드는 것을 상대에게 서로 건네는 두 인물의 모습에서도 로봇 고고를 지긋하게 바라보게 한다. 로봇 고고는 전쟁시대에 살인 로봇이었을까? 고고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내내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랑에게 사막은 어떤 존재이기에

그토록 원망하고 분노하며 하염없이 바라보았을까. 20

사막과 바다는 어떤 것도 토해내지 않고

끊임없이 집어삼킨다는 점에서 닮았고 33

발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이

내가 가야 할 방향임을 확인한다. 50

중요한 건 결과보다 행위입니다. 106



대홍수가 일어난 시대이다. 파괴되어 소실된 문화적 유물들은 미비하여 바다, 나무까지도 그림으로만 알고 있는 시대이다. 5년 동안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다녔던 지카는 랑이 죽고 나서 다시 떠난다. 바다로 함께 가자는 지카의 제안을 거절하는 로봇 고고이다.



로봇 고고는 과거로 가는 땅을 찾고자 한다. 왜 떠나는지 이유는 분명해진다. 그리움으로 가득해진 랑을 다시 만나고자 하는 고고는 길도 없는 사막에서 자신의 발끝만을 보면서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 나선다. 그 여정에 만나는 '버진'이라는 나이를 알 수 없는 인간도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버진을 통해서 로봇이 만들어진 이유를 듣게 된다. 다정함을 잃어버린 인간들이 초래한 사태를 사막이 대변해 주는 소설이다. 마지막 인류로 남겨져서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은 나약하고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음을 고발하는 이야기이다.



이 사막도, 사막인 적 없던 이 땅도

인간에게 화가 났음을

침묵으로써 표현하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60

이 마을 하나쯤은 사라져도

다른 곳으로 가면 그만이라고 착각하며 85



사막에 길을 만들라는 명령을 내린 로봇의 주인인 카일의 의도를 보게 된다. 사막에는 길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코 생겨나지 않는 길이다. 무모한 명령을 내린 인간 카일. 이 명령을 주고 떠난 주인 카일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그가 살아온 삶이 무언 속에서도 고스란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인간도 아닌 정체성이 모호한 살리를 만나게 된다. 사막의 폭풍 속에서 깨어난 고고는 살리에 대해서 서서히 깨닫게 된다. 살리는 고고와 함께 떠나고자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은 고고에게 희망적이지만 수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과거로 가는 땅을 선택한다. 그 선택의 이유와 그에게 유리한 조건들을 살리는 세팅해 주는 선의를 선물 받게 된다. 고고가 선택한 랑과의 만남이라는 기회가 그려진다.



고고에게 들리는 과거로 가는 땅에서 들리는 소리들 중에는 고고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도 비밀들이 밝혀진다. 고고가 전쟁시대에 했던 일과 버진이라는 인물과 나누었던 대화에서도 힌트를 얻게 된다. 인류가 지금도 멈추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간과하는 것들이 얼마나 무서운 미래를 파괴하는지도 보여주는 사막으로 독자들을 데려다 놓는 소설이다.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 파괴되는 지구는 지금도 우리들에게 경고음을 전하고 있고 파괴된 환경에 우리는 무서운 질병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멈추어야 하는 것들을 열거해 보게 된다. 사막처럼 바뀌어버린 곳에 우리가 랑이 될 수도 있고, 조가 될 수도 있으며, 지카와 버진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하게 하는 작품이다.



인간은 스스로가 다정한 존재이길 바라면서도

끝내 그 몫을 다른 존재에게 떠넘기고 마는 것 같다.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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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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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한 권씩 읽는 시간은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이 소설은 작가의 처녀작이라 의미가 깊다. 작가의 시선 끝을 따라가는 여정은 언제나 설레게 한다. 젊음의 의미는 미약한 이미지들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루드비크라는 젊은 청년에게서도 온전하게 바라보게 된다. 똑똑한 청년이 가질 수 있는 오만함이 그의 시대적 상황과 정치적 상황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가 가졌던 희망과 기회의 간절함이 그의 인생에 달콤하게 가닿았는지 보게 한다. 부모의 죽음까지도 함께 떠나보낼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은 <사람아 아, 사람아!> 소설 장면이 많이 떠오르게 한다. 정치적 이념과 역사의 혼돈 속에서 큰 물살처럼 휩쓸려 보내는 것들이 무엇인지 작품의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시간에 개인이 온전히 감당하는 부피가 부풀어 오르면서 이들의 젊음은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회오리에 던져지고 있었다. 미약한 젊음의 기만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된다.

증오와 복수라는 감정으로 혼돈스럽게 시간을 보낸 젊은이의 계획들은 성공했는지 질문하면서 육체와 영혼에 대한 작가만의 사유들이 이 작품에서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랑이 부재하는 것. 그것이 가지는 의미와 사랑을 찾아 다른 곳에서 찾았다고 믿었던 사랑은 오히려 한 여인의 삶에 혼돈으로 자리하면서 그녀의 인생을 힘겹게 하는 실수가 된다.


그가 가졌던 희망과 기회의 간절함이 그의 인생에 달콤하게 가닿았는지 보게 한다. 부모의 죽음까지도 함께 떠나보낼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은 <사람아 아, 사람아!> 소설 장면이 많이 떠오르게 한다. 정치적 이념과 역사의 혼돈 속에서 큰 물살처럼 휩쓸려 보내는 것들이 무엇인지 작품의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시간에 개인이 온전히 감당하는 부피가 부풀어 오르면서 이들의 젊음은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회오리에 던져지고 있었다. 미약한 젊음의 기만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된다.

증오와 복수라는 감정으로 혼돈스럽게 시간을 보낸 젊은이의 계획들은 성공했는지 질문하면서 육체와 영혼에 대한 작가만의 사유들이 이 작품에서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랑이 부재하는 것. 그것이 가지는 의미와 사랑을 찾아 다른 곳에서 찾았다고 믿었던 사랑은 오히려 한 여인의 삶에 혼돈으로 자리하면서 그녀의 인생을 힘겹게 하는 실수가 된다.



성숙하지 않은 젊음이 보여주는 실수들이 거침없이 혼재한다. 장난처럼 쓴 농담의 글귀가 한 젊은이의 인생을 큰 올가미로 감싸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농담'이라는 책의 제목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고도 심오하게 다루는 사건이 된다. 농담이 역사 속에서, 정치적 흐름에서는 혼재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오히려 그 집단에서는 기회일 뿐이다. 그것은 그렇게 농담의 의미를 안갯속으로 던져버리게 한다. 젊은 청춘의 시간은 어디에서 소각되고 있는지 사건에서 발견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작품의 책장은 무겁지 않게 넘어가지만 작가의 시선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로 무수히 쏟아지면서 전개되는 소설이다. 몇 번을 멈추고, 사색하면서 심호흡을 쉬었는지도 모를 만큼 작가가 다루는 것들은 빼곡한 모음집이 된다. 작가의 통찰력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품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이 작품의 흐름과 인물들이 독백으로 풀어놓는 많은 이야기들을 켜켜이 담게 하는 소설이다. ​



'루치에'라는 여성과 '헬레나'라는 두 여인과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축소판이 된다. 인물들을 통해, 그들의 유린된 삶을 통해 질문하고 잘못된 것이 진정 무엇이었는지 보게 한다. 제자리를 찾고 온전한 자신으로 돌아오는 회귀의 순간과 깨달음의 찰나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정치적인 상황에 국한되는 한계로만 작품을 이해하지 않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시선으로도 작품을 이해하면서 시대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왕의 얼굴을 가렸던 이유를 깨닫는 순간과 루치에가 거듭나는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던 인물, 복수하고자 하였던 역사 속의 인물은 정체되어 있지 않았음을 직접 확인하면서 스스로 깨닫는 인물까지 매우 흥미롭게 읽어간 작품이다. 6부에 등장하는 코스트카의 독백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웃음의 이면에 가려진 비웃음을 보게 한다. 증오심이 맥없어지는 세계를 보여준다. 가벼운 슬픔이 있는 세상들을 역사 속에서 찾게 한다. 부조리한 세계의 끝없는 모순들의 파편들을 찾게 하는 작가의 문장들이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게 된다. 일그러진 세계를 정면으로 보게 하는 작품이다. 농담의 무게와 부피를 이 작품을 통해서 보여준 작가이다. 작가의 작품을 계속 만나게 한 또 하나의 명작이다. ​​



이제서야 비로소 나는 왜 왕이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를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아무것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517


이 노래들 속에서 행복했다. 거기에서는 슬픔이 가볍지 않고, 웃음이 비웃음이 아니고, 사랑이 우습지 않으며, 증오심이 맥없지 않고, 사람들은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하며...사랑이 사랑으로, 고통이 고통으로 머물고, 아직 가치들이 유린되지 않았다. 529



잘못은 다른 데 있었다. 그 죄는 너무도 커서...

루치에 와 나, 우리는

유린된 세계에서 살아왔다.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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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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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일꾼』은 이 소설의 두 번째 소설이다. 바실리 안드레이치라는 주인과 순종적인 니키타라는 일꾼과 말이 가장 인상적으로 자리잡는다.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던 누군가의 명령에 순종만 하는 인물들이 니키타와 말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톨스토이는 이 두 인물을 통해서 보여주는 죽음이 두드러진다. 누군가를 섬기다가 그 자체에 익숙해진 니키타를 주목하게 된다. 『고도를 기다리며』 희곡에서 주인과 하인의 모습과도 다르지가 않다. 하인은 생각을 멈춘지 오래된 하인이었듯이 이 소설에서의 니키타도 다르지가 않다. 명령과 복종이 이들의 관계를 유지할 뿐이다. 주인은 숲을 사겠다는 의지로 폭설이 내리며 사납게 날뛰는 러시아의 눈의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이 계약하여야 하는 숲은 돈과 욕망일 뿐이다. 위험한 날씨에 걱정하는 주변의 우려를 모두 무시하는 주인이다. 더불어 주인의 명령에 순종하는 하인과 말이 주인의 곁을 지키며 동행한다.

순종적인 말은 가야 할 곳이 전혀 아닌데로 자기를 모는 것을 알면서도, 분부에 따라... 달렸다 132

따뜻하고 밝은 살림방에서 어둡고 춥고 바람이 울부짖고 흔들리는 문틈으로 눈이 날리는 통로로...어두운 마당으로 나왔다. 128



주인은 일꾼을 기만하는 인물이다. 니카타도 주인의 그런 모습을 알고 있지만 순종만 할 뿐이다. 따뜻한 밝은 집을 뒤로하고 어둡고 차가운 폭설이 몰아치는 밖으로 향하는 이들의 여정은 순탄하였을까? 숲을 계약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게 이들을 지켜보게 한다. 계속 같은 곳을 맴도는 어두운 밤의 이들의 여정은 우리들의 모습과도 다르지가 않다. 단편소설이지만 상징성이 뛰어난 작품이 된다. 길을 잃고 도착한 마을에 사는 노인과 노부인이 하룻밤 자고 내일 아침에 떠나라고 하는 권유를 받아들일 수 있는 통찰력을 주인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오늘 밤 숲을 계약해야 한다는 의지와 욕망뿐이다. 눈에 파묻혔다는 것을 알리는 깃발을 설치한 하인 니키타는 어떤 심정일지 작품은 전한다. 그는 죽음이 찾아왔지만 어떤 미련도 남기지 않는다. 그저 죽음의 길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가는 일꾼의 모습과 주인이 눈속에서 하인을 버리고 말과 함께 탈출하겠다고 선택하는 그의 모습도 낯설지가 않은 모습으로 전해진다.

삶의 목적, 의미, 기쁨과 긍지를 이루는 것들을 내내 떠올렸다... 돈을 얼마나 벌었고, 더 벌 수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벌었고, 소유하고 있는지를 생각했다... 그들이 어떻게 벌어 왔고 벌고 있는지를, 남들처럼 아주 많은 돈을 더 벌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140

이 약함은 그에게 불쾌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느껴보지 못했던 특별한 기쁨을 안겨주었다. 159

하인이 빠졌던 골짜기에 말이 다시 빠지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같은 날 일어난다. 주인은 왜 제자리에서 맴도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였을까? 그의 모습은 어리석은 현대인들을 향하는 모습으로 투영된다.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신만 살고자 하였던 이유들을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보여준다. 아내도 무시하며, 농민을 비난하였던 인물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오히려 주인의 아둔함이 두드러진다. 눈앞에 있는 이윤만을 추구하며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대명사가 되는 주인의 모습이 소설에 등장한다.


눈에 파묻혀서 죽어가는 하인을 구하고자 주인은 하인 위에 누워서 자신의 코트를 덮는다. 체온을 올리고자 주인은 노력한다. 그에게서 볼 수 없는 갑작스러운 반전의 모습에서 그는 한 번도 느끼지 못한 특별한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그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 장면이 대변해 준다. 타인을 위해 한 번도 친절하지 않았던 주인이다. 타인을 위한 사랑과 배려도 찾을 수 없었던 인물이다. 그의 삶은 그가 얼어주어가는 동안 고스란히 후회 속에서 보여준다.

언제나 농부들이 우둔하고 배운 게 부족하다고 비난해왔으므로 140

짧은 소설이지만 작가는 마을에서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 한 가족을 등장시킨다. 이 가족에게도 가족 간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문장에 눈길이 머무르게 한다. 늘 그렇듯 그 집에서도 여자들 사이에서 시작된 무언의 내적인 불화가 이미 시행되고 있었고, 그것은 곧 분열로 이어질 것이 틀림없었다. (122쪽) 분가를 희망하는 아들 부부를 향하는 노인의 생각들도 예의주시하면서 읽는 작품이다. 폭설이 내리는 밤 친절을 베푸는 젊은 농부인 페트루슈카가 눈에 들어온다. 축복기도를 하는 젊은 농부는 상징성을 보여준다. 타인을 위해 위험하지만 기꺼이 밤길에 길 안내를 하는 인물이다. 노인 가족들도 다르지가 않다. 주인이 폭설 속에서 동사하는 사건은 그의 삶과 선택이 예고한 결과로 보인다. 그가 눈속에서 죽어가면서 문득 깨닫는 것을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그가 추구한 돈과 백만장자는 왜 했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진짜 중요한 것을 몰랐던 그가 죽으면서 깨닫는 것은 너무 늦은 깨달음이 될 뿐이다. 진짜 중요한 것을 자문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하게 한다. 대문호의 작품은 그렇게 지긋하게 우리들에게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살아가라고 말한다. 늦지 않기를, 지금 깨우치기를 말하는 작가이다.

그는 돈, 상점, 집, 매입과 매도 그리고 백만장자를 떠올린다... 그 모든 일을 왜 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그는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지를 몰랐던 거야. 162

자기 이익, 평판, 체면과 부를 생각하면 할수록 두려움은 점점 더 그를 압도했고,... 후회가 모든 생각을 지배하고 모든 생각에 뒤섞였다. 147

하인은 다시 주어진 삶을 온전하게 바라본다. 용서를 구하고 아내를 용서한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아들과 며느리를 위하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세 번째 작품에서의 젊은 아내의 모습과는 상반된다. 그 아내의 모습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만을 생각하는 모습만 보이기 때문이다. 인물들을 종합해서 매만지는 시간도 유익하게 한다. 죽음을 더욱 선명하게 인지하게 하는 소설들이다. 어떻게 살아아야 할지, 어떻게 잘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 즐거움인지 보여주는 두 번째 소설이다.

특별히 불쾌할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불쾌하지 않았던 것은, 자기 일생이 기쁜 날의 연속이 아니라 오히려 끝없는 힘든 일의 연속이었기 때문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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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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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 그는 누구인가. 삼 형제 중의 둘째 아들로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총명하였고 유쾌하며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심취한 것들이 그에게 전부 흔적이 되어서 관능과 허영심에 빠졌던 그는 자유주의에 몰두하며 본능이 알려주는 한계 안에 항상 머물렀던 인물이다. 법학원에서 그는 대단히 추악한 행위를 하며 자기혐오에 빠져든다. 고위층 사람들이 하는 것들을 고스란히 답습하면서 그는 점점 세상의 관습과 가치들에 물들어가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에게 사랑과 결혼, 아들과 딸이 함께 하지만 그는 가족보다는 일이 우선순위에 자리잡도록 선택하는 삶을 살아간 인물이다. 아내와도 순탄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잡음이 무수히 쏟아지는 결혼생활 속에서 그는 가족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차분히 펼쳐 보이는 소설이다.

이반 일리치 그는 누구인가. 삼 형제 중의 둘째 아들로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총명하였고 유쾌하며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심취한 것들이 그에게 전부 흔적이 되어서 관능과 허영심에 빠졌던 그는 자유주의에 몰두하며 본능이 알려주는 한계 안에 항상 머물렀던 인물이다.이반 일리치 그는 누구인가. 삼 형제 중의 둘째 아들로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총명하였고 유쾌하며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심취한 것들이 그에게 전부 흔적이 되어서 관능과 허영심에 빠졌던 그는 자유주의에 몰두하며 본능이 알려주는 한계 안에 항상 머물렀던 인물이다.이반 일리치 그는 누구인가. 삼 형제 중의 둘째 아들로 집안의 자랑거리였다. 총명하였고 유쾌하며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심취한 것들이 그에게 전부 흔적이 되어서 관능과 허영심에 빠졌던 그는 자유주의에 몰두하며 본능이 알려주는 한계 안에 항상 머물렀던 인물이다.

법학원에서 그는 대단히 추악한 행위를 하며 자기혐오에 빠져든다. 고위층 사람들이 하는 것들을 고스란히 답습하면서 그는 점점 세상의 관습과 가치들에 물들어가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에게 사랑과 결혼, 아들과 딸이 함께 하지만 그는 가족보다는 일이 우선순위에 자리잡도록 선택하는 삶을 살아간 인물이다. 아내와도 순탄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잡음이 무수히 쏟아지는 결혼생활 속에서 그는 가족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차분히 펼쳐 보이는 소설이다.

그는 모든 세속적 관심을 일하는데 집중시켰고,

그 관심은 그를 삼켜 버렸다. 30


삶의 무게 중심을 점점 더 일로 옮겨갔다. 28


그는 자신이 믿었던 대로 흘러가게 한다. 부유하지 않지만 부자처럼 보이는 삶을 살아간다. 삶의 무게 중심이 일에 두었던 가장이다. 최고 상류사회와 고위층 인사들의 인정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을 살아간 사람이다. 중요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 신사 숙녀들을 초대하여 작은 만찬을 여는 것을 진짜 즐거움으로 즐겼던 인물이다. 그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다. 현대인들의 목표와 삶의 가치와도 많이 일치하는 모습이다. 성공한 삶, 부자의 기준이 대한민국에서는 다른 나라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이반 일리치는 이 시대에 상징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소설 속의 인물로 투영된다. 승진하며 돈을 향하는 욕망이 가득한 그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통증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 시작한다.


그가 직업적으로 보였던 모습이 의사들에게서 고스란히 읽히기 시작한다. 그의 통증과 질병의 치료는 점점 그를 더욱 힘들게 한다. 통증을 회피하고자 더욱 그는 일에 매진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문득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갑자기 감지하기 시작한다. 그의 곁에는 누가 있었는가? 아내, 딸, 아들, 의사의 진찰과 약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더욱 고독해진다. 그가 고독해진 이유, 그가 외로운 이유, 홀로 통증을 견딘 이유들을 그의 전반적인 인생에서 찾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그는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자문하기 시작한다.

" 끝을 생각하라" 경줄을 새긴 매달. 시곗줄 23


사람들이 자기를 고통스럽게

좁고 깊은 검은 자루 속으로 밀어 놓고 있는데 78

타성에 따라... 완고하게 고수. 거짓말 67

의례적 문병, 커튼, 철갑상어 요리같은 거짓말 66

에밀 졸라 책을 읽고자 하지만 읽을 수가 없다. 그만큼 통증이 그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거짓된 삶을 그는 분별하기 시작한다. 그가 살아온 날들에 삶다웠던 날들을 떠올리면서 그는 깨닫게 된다. 밝은 빛이 가득한 날들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두운 삶을 살게 된 이유들을 깨닫는 이반 일리치이다. 죽어가는 고통 속에서도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딸은 아버지에게 분노를 느끼고 아내는 그의 고통을 함께 하지 않는다. 잘 살지 못했던 그의 삶에는 아내와 딸이 서로가 닮아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는 문득 게라심이라는 젊은 농부에게서 희망을 보기 시작한다. 그에게서 빛나는 것들을 작가만의 문장에서 그를 만나게 한다. 그의 부고 소식에 그가 알았던 오랜 친구의 내면의 모습과 행동들이 그가 살아온 인생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가 죽기까지 수고하는 것들을 기꺼이 불평하지 않고 일해준 게라심의 말과 행동들을 주목하게 된다.

내가 마땅히 살아야 하는 대로 살지 않았다고. 84

제대로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전하는 소설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죽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죽음은 오직 이반 일리치에게 일어난 일을뿐 자기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 (18쪽)이라고 생각하는 다수의 인물들이 보여준 행동들과 말들을 주시하게 한다. 게라심만이 달랐다. 죽음은 갑자기 자신에게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인물이다. 부자도 아니며, 병자도 아니다. 나이가 든 인물도 아닌 젊은 농부이다. 그는 죽음을 직시하는 인물이다. 죽음이 어떤 것인지 매 순간 알고 있었던 인물이다. 졸음이 찾아오지만 꾸벅꾸벅 졸면서도 어깨에 주인의 다리를 올려놓고 잠을 청하는 젊은 농부이다. 그의 노고와 수고는 주인에게도 희망이 된다. 외롭지 않게 하였고 의지하는 한 사람이 되어준다. 우리는 어떤 인물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살아갈 것인지 질문하는 소설이다.

'이반 일리치는 참 바보같이 살았어요.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12

톨스토이 작품은 처음이 아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생에 대하여』, 『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 『가난한 사람들』,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을 읽어서 작가가 어떤 인물인지 충분히 인지하였기에 이 작품은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선 소설이다. 천천히 읽고, 다시 읽으면서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으면서 읽은 작품이다.


책표지의 그림은 읽는 동안 계속 바라보게 하는 그림이다. 수사와 수녀, 바보, 도박꾼, 대식가 등이 그려진 그림이다. 죽음이 목전에 있지만 누구도 인지하지 못하며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인생은 아닌지 모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그림이며 소설이다. 큰 전율이 흘렀던 작품이다. 이 작품 외에도 두 작품인 『주인과 일꾼』, 『세 죽음』이 단편소설로 구성된다. 단편소설을 좋아한다. 단편소설집이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잰걸음으로 독서를 하게 되는데 생각할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자주 멈추게 된다. 이 책도 그러하다. 이야기는 매끄럽게 잘 흘러가지만 작가가 집필한 이 소설의 맥을 찾을 때마다 긴 호흡을 하기에 충분해지는 소설들이다. 톨스토이 책들은 모두가 무겁게 내면을 차지하게 한다. 그렇게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소설을 만나게 한다. 세 작품들이 그러하다. 이 책들은 모두가 무겁게 내면을 차지하게 한다. 그렇게 번쩍 정신이 들게 하는 소설을 만나게 한다. 세 작품들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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