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대학교수가 된 교수는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에 대한 열풍을 일으키면서 2020년 이 도서로 다시금 기울어진 사회를 깊게 조명한다. 능력주의 사회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부터 살펴보게 한다. 학력주의 문제까지도 확장되면서 한국 사회의 학벌주의까지도 고찰하게 한다.


능력주의가 가진 심각한 문제점 중의 하나인 모욕감과 모멸감을 살펴보게 된다. 성공한 자들로부터 받는 모욕은 정당한 것인지 질문한다. 학위가 없고 성공하지 못한 자는 업신여김을 받아 마땅한지도 깊게 사유하게 한다. 저자와 서문을 대신한 철학과 교수의 글에서 던지는 질문들에 화들짝 놀라게 한다. 능력주의에 물들고 학력주의에 익숙해진 무의식 속에 던지는 질문들에 무수히 멈추면서 느린 걸음으로 걷게 한다. 질문들을 하나씩 부여잡으면서 한국 사회를 더욱 내밀하게 살피게 된다. 입시의 윤리부터 깊게 관찰하면서 아빠 찬스와 엄마 찬스, 공정성의 여러 문제들을 냉정하게 펼쳐보게 된다. 정문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이들도 있지만 옆문과 뒷문으로 입장하는 사례까지도 잊지 않게 한다.

진실이 평등화와 역행한다는 것 134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지 않는 사회이다. 가려진 출발선이 공정하다고 착각하게 하는 능력주의를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도록 화두를 던진다. 정치와 입시 문제, 세금 문제 등까지 공정한 사회인지 거듭 확인하게 한다. 기울어진 사회의 기울기와 경사도는 평등한 저울질로 향하고 있는지도 살펴보게 된다. 살림살이가 좋아졌는지, 살기가 좋아진 한국 사회인지, 입시교육은 공정한지, 노동 사회까지도 살만한 한국 사회인지 질문을 쏟아내게 하는 도서이다.


미국 사회를 예시로 내용들이 설명되지만 미국 사회의 모습은 한국 사회와 결코 단절되지 않는 연결점이 된다. 한국 사회도 다르지 않는 양상으로 능력주의에 물들어 학벌과 학력주의, 입시전쟁을 치르면서 기만한 모습, 오만한 모습으로 모멸감을 느끼는 집단들이 있음을 선명하게 보게 된다. 저자는 사회문제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짚어준다. 그리고 대안이 되는 방법을 지긋하게 들려준다.

능력주의 교만과 허구를 예리한 칼날로 밑줄을 그어준다. 엘리트들의 교만한 삶, 허구적인 삶을 펼쳐놓는다. 겸손이 우리들에게 필요한 덕목임을 강조한다. 직업의 귀천을 나누고 계층을 구분 짓는 사회에게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제자리 찾는 행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명의 움직임, 한 명의 결단, 한 명의 깨달음이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임을 책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공동선'이 가지는 의미는 또렷하게 강조된다. 선함이 사회에 유유히 흘러가도록 이끈다.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름없이, 존재감없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누군가들의 노고 덕분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평등한 사회로 모두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전해지는 도서이다.



교회가 선택한 능력주의와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을 확연하게 살펴볼 수 있었던 내용도 유익하게 전달된다. "세 가지 견해가 병립하기란 매우 어렵다. 신은 정의롭다. 신은 전능하다. 악은 존재한다." (71쪽) 세 가지 견해를 펼쳐놓으면서 무수히 병립하지 못하는 이유들을 떠올리게 한다. 창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받아들이라는 것과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에 따라 합당한 상황이나 벌을 내리리라고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70쪽)라는 것도 능력주의를 불러들여놓은 교회의 선택과 연결시켜서 이해하게 된다.

구원은 오직 은총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

교회의 행동은 능력주의를 다시 불러들였다 72

잘못 알고 있는 능력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살펴보면서 능력주의의 허구를 사실적으로 알게 된다.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는 사실, 착각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예리한 칼날 같은 저자의 시선 끝을 따라잡는 시간이 된다.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사회를 뒤따르는 삶이 되지 않도록 지성인이 번쩍 들어 올린 깃발의 의미를 잘 파악하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도서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방랑자들> 소설과 <다정한 서술자>에세이가 떠오르게 한다. 선함이 따뜻하게, 다정함이 훈훈하게 흐르도록 제자리를 찾도록 이끌어주는 여러 도서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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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를 움직이는 12가지 힘 - 공화정·회복탄력성·공공성·대립과 경쟁·영웅과 황제·후계 구도·선정과 악정·5현재·혼돈·군인황제·유일신교·멸망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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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내용들을 알게 되면서 로마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흥미를 가지게 되어서 읽은 도서이다. 2206년이라는 긴 로마사를 관통하는 12가지 코드를 정리하는 내용을 만난다. 공화정, 회복탄력성, 공공성, 대립과 경쟁, 영웅과 황제, 후계 구도, 선정과 악정, 5현제, 혼돈, 군인황제, 유일신교, 멸망에 대해서 전해진다. 존재감 없었던 도시국가 로마가 긴 시간 존속하였던 이유와 세계 제국으로 존재한 이유들이 조명된다.


지중해 연안의 1000개가 넘는 도시국가 중의 하나인 로마이다. 그들이 가진 기질과 응용력과 강점들을 살펴보게 된다. 그들의 2206년의 역사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서 관찰한 내용들이 전해진다. 흥미로운 인물들과 사건들이 날카롭게 관찰되며 잘못 알려진 사실들도 바로잡아주기도 한다. 로마사를 매우 흥미롭게 알게 되는 발돋움이 된다.


로마 제국의 고질병인 50년간 이어진 황제 암살 사건에 대해서도 전해진다. 황제로 있는 기간이 다양하게 설명되면서 매번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사두정치에 대해서도 설명되는데 제국을 넷으로 나누어 네 황제가 화합 통치가 것이다. 로마의 신과 기독교 탄압에 대한 정치적 흐름과 이유들도 설명된다. 바울과 예수에 대한 내용도 전해지면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도 바로잡는다. 바울이 유대인이었다는 사실과 그리스어를 사용한 사실과 예수는 아람어를 사용한 것과 세계적 언어인 그리스어로 번역한 인물이 바울이라 의미있는 활동을 하였다는 사실도 전해진다.


갈리에누스에 대한 여러 설명과 폭군이 아니었을 가능성까지도 전해진다. 그는 기마 군단을 창설하고 과감한 결단을 한 인물이며 기독교 금지령을 폐지한다. 국내 안정을 도모한 사실도 전해진다. 페르시아나 스키타이보다 기마 분야가 약한 것을 보완하고자 기동력을 갖춘 기마 부대를 창설한 이유까지도 설명된다. 아우렐리아누스에 대한 설명도 전해진다. 자력으로 출세한 군인이며 거친 야만인은 아니었다고 사실도 설명된다. 교양과 식견, 정치 수완이 탁월하였다는 사실과 몸과 마음이 모두 강인한 인물이었다는 것도 설명해 준다. 그의 현명함은 전투 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거친 야만인인 막시미누스와 대조되면서 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로마 역사상 최초로 이민족의 포로가 되어 비참하게 죽은 황제 발레리아누스에 대해서도 전해진다. 화폐 개혁을 성공하고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한 콘스탄티누스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미국 통화인 달러의 화폐 기호가 가진 의미도 설명된다. 제2의 솔리두스가 되겠다는 바람이 담긴 기호임을 알게 된다. 77명의 정식 로마 황제 중 스스로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난 유일무이한 황제에 대해서도 전해진다. 디오클레티아누스라는 인물이며 건강 이상이 발생하면서 은퇴를 결심하게 된다. 함께 은퇴 권유를 하고 은퇴한 인물도 설명된다. 은퇴 후 일화도 전해진다. 무리하게 개혁 강행하고 기독교를 박해하며 과격한 정책을 시행한 인물이지만 권력에서 깨끗이 물러나 조용히 은거한 인물이기도 하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흥미롭고 다채로운 사실들이 전해졌던 내용들이다. 지배층의 변화와 개혁이 탄생한 이유들이 열거되면서 군인황제 시대에 대한 내용들이 다채롭게 전해진다. 분석하고 평가하는 로마사를 저자의 고찰로 이해해 보는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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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다례 - 찻잔에 담긴 맛과 멋
성균예절차문화연구소 지음 / 파라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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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는 생활을 즐기다보니 차문화, 차예절까지도 다양하게 살펴보게 된다. 차는 사람을 이롭게 하고 세상을 따뜻하게 품는 벗이라고 전한다. 건강을 돕고, 정신을 맑게 하는 차, 감각을 깨우고 행동을 바르게 하는 차를 만나게 된다. 차를 마시는 자리의 멋, 차도구의 용도까지도 전해진다. 차도구를 더욱 자세하게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마시고 있는 차의 종류와 성분, 가공방법, 차의 특성, 효능까지도 자세하게 전해진다. 더불어 차를 우리는 물에 대해서도 비교분석해주는 내용이 유익하게 전해진다. 물을 끓이는 열원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도 전해진다.



차를 좋아했던 역사적인 인물들과 시들도 만나게 된다. 수행과 단련에 대한 내용까지도 차분하게 전해지는 차문화가 전해진다. 차로 손님을 대접하는 방식도 전해진다. 좌식 공간에서의 다례, 테이블에서의 다례, 말차다례 방법, 차예절들이 전해진다. 다포의 의미도 설명된다.



잎차를 자주 즐겨마신다. 찻잎을 단 시기에 따라 분류되는 우전, 곡우, 세작, 중작, 대작을 이해하게 된다. 산화와 발효에 따른 분류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를 분류하는데 그림 자료까지도 이해를 돕는다. 차를 끝까지 맛있게 마시는 방법도 전해진다. 건조하게 밀봉 보관하고, 빛을 피해서 어두운 곳에 보관하며, 냄새 없는 장소에 보관, 서늘하게 보관하라고 일러준다.



일본의 차문화와 중국의 차문화도 도서를 통해서 이해하게 되었듯이 우리나라의 차 산업의 흐름도 도서를 통해서 알게 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차의 효능이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카테킨, 안정감을 주는 테아닌, 피로회복에 좋은 카페인에 대해서도 전해진다. 물 대신에 차를 마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도 언급된다. 약을 먹을 때도 물 대신에 차를 마시는 것은 좋지 않은 이유도 전해진다. 빈혈이나 임산부,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유의해야 하는 차에 대한 정보도 책에서 설명된다. 차를 좋아하는 만큼 차를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는 내용들이 다양하게 전해진다. 예절과 차 우리는 법, 다례와 다기 다루는 법까지도 자세하게 그림 자료와 함께 설명된다.



차를 마시면서 함께 나누는 것들을 상기시켜준다. 평등 의식, 가족의 대화, 자존감을 높여주는 차문화를 살펴보게 한다. 더불어 차와 명상을 연결시켜준다. 깨어있는 삶, 검소하고 질박하게, 조화롭게, 치우침없게, 융통성 있게, 감사하는 마음, 즐기는 마음 등이 전해지는 차문화를 마주하게 한다. 중국의 차문화, 일본의 차문화, 우리나라의 차문화까지도 전해진다. 차가 주는 이로움을 더욱 바라보게 하는 시간이 된다. 따뜻한 잎차를 우려서 마실때마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이유를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명상의 정신까지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차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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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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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 교수의 미발표 유고이다. 이 원고는 작고한 뒤 2000년대 초 서재의 책상 서랍에서 발견되었다. 전 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은 교수가 학자가 아닌 작가로서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라는 글귀에 이끌려서 펼친 도서이다. 사회학자이며 심리치료사로 활동한 교수가 자신의 노년을 지긋하게 관찰하기 시작한다.


늙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시간이 된다. 주름과 흰머리, 불편한 몸과 질병도 노년을 비켜가지 못한다. 중년의 시간에 노년은 중첩되는 교착점과 다르지가 않다. 지긋한 나이의 노년을 보내고 계시는 부모님들도 함께 떠올리면서 읽게 된다. 읽어갈수록 부모와 나누는 대화들이 많이 떠오르게 한다. 노년의 시간을 저자가 언급한 삶들로 충만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부모를 여러 번 떠올리게 된다. 죽음을 관조하는 시선조차도 빛나게 하는 내용들을 전한다.


젊음을 추종하고 노인들을 경멸하는 

문화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18


노년의 시간을 사회가 얼마나 밀어내고 있었는지 보게 된다. 사회는 주름을 감추고, 흰머리를 감추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배우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늙음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면서 연기하는 모습들에 매번 감동을 받게 된다. 여성의 늙어감과 남성의 늙어감을 우리는 다른 시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게 된다. 연기력이 무르익은 놀라운 연기력에 매번 감동받게 하는 그들의 모습, 중년의 나이에 여성 아이돌 노래를 부르는 골드걸스 프로그램도 감동을 받으면서 보게 된다. 불가능한 것을 도전하는 그 용기들을 매번 타인을 보면서 배우게 된다. 우리에게도 찾아오는 그 시간을 그들이 용기내고 도전하는 모습에 계속 찬사를 아끼지 않게 된다.


소중한 관계의 가치 259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라 260

후회를 후회하지 않으려면 175

아쉬운 것들. 망가진 관계 177

자신을 잘 대접하자. 자신에게 친절하자. 252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를 보라고 강조한다. 자기만의 세계로 완성하는 생의 순간들을 통해서 이루는 행복과 만족을 보게 해주는 내용들이 전해진다. 누구도 소외받지 않도록 응원해지는 글들이 전해진다. 노년의 시간도 다르지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노년을 잘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는 내용들이 넘쳐난다. 다양한 사례들도 들려준다. 어떤 사례는 아프게 전해져서 마음이 묵직해지기도 한다.


자신을 더 많이 발견하기 위한 책이라고 강조한다. 노년의 변화된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한다. "노화를 한탄하면 병이 악화되고, 받아들이면 누르고 다스릴 수 있다." (267쪽) 어떤 질병이든지 어떠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도 달라진다. 비탄하면 병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 달라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놀라운 기적 같은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늙어가는 변화들과 질병들도 이해하면서 동행하면서 다스리는 노년을 보내는 방법들이 다수 전해진다. 차분하게 책장을 넘기면 많고 많은 저자의 등불을 따라서 걷게 된다.



행복하려면 자신이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248


조금만 용기를 내자. 

노년기의 전반적인 삶을 맞이하고 포용할 때도 용기를 내자 257


노년기에는 혼자 있는 시간과 인간관계가 전보다 중요해진다 58


날마다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응원해 준다. 인생을 예찬하는 목소리들을 하나씩 주워담다보면 달라진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들이다. 신체, 정신, 경제력, 사회적 변화에 움추려들지 않도록 응원하는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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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이야기 2 -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 일본인 이야기 2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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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일본사'가 아닌 '일본인'이다. 그 이유는 38쪽에서 40쪽에 해당하는 <브레히트의 시>가 설명해준다. 더불어 <전쟁의 극치>라는 그림(38쪽)도 매우 인상적이다. 당시 유럽이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하게 내부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었고, 무한 전쟁을 위해 국가 체계를 혁신했으며, 혁신을 통해 이루어낸 역량을 유럽 바깥으로 발산해서 전 세계를 식민지화한다. 유럽 각국의 군사력은 유럽 대륙 안에서 서로 무한히 전쟁을 되풀이하며 의학, 과학, 경제력을 끌어올린 덕분에 유지되고 확대되었다. ​


에도 시대에 인구 대부분을 차지했던 농민의 삶과 고통, 그리고 그 고통을 치료해 주었던 의사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야심 있는 남성들이 어떻게 의사로 입신양명하여 세상 사람을 구했는지 설명해준다. 에도시대 의사들의 초상화가 수십 점 실려있다. 지배 계급이 아닌 농민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책이다. 농민의 일생과 그들을 치료해 준 의료와 의학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에도 시대 일본에서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사람은 농민이기 때문이다. 현대경제를 책임지는 절대다수가 누구인지도 상기하게 한다. 에도시대의 농민들이 현대의 누구인지 진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된다. 프란츠 카프카의 <돌연한 출발>의 작품이 생각난다. 미로로 구성된 성을 비유한 카프카의 시선을 에도시대의 농민에게서 보게 한다.


과거제가 없는 에도 시대의 농민 봉기와 기근, 살기 위한 식인 행위와 굶어죽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굶주림과 기근이 가져다주는 참상은 상식을 넘어서게 하면서 놀라운 사실들이 전해진다. <낮의 집, 밤의 집> 민음사 장편소설에서도 식인 행위가 인간성을 얼마나 무너지게 하는지 상기시켜준다. 식인을 한 사람들의 정신 상황과 판단력, 눈빛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책을 통해서 극한 상황들을 떠올리는 경험들을 한다.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 <나와 아버지>, <굶주림>, <바닥에서 일어서서>,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작품에서도 굶주림이 등장한다. 많은 작가들은 굶주림을 직시하면서 작품으로 전하면서 인간성을 탐구한다. 이 도서에서도 농민은 중대한 사고의 틀을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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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기억에 남는 내용 중의 하나는 피지배층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물론 조선시대의 이야기들과 함께 저자는 에도 시대의 여성과 아이들을 언급한다. 인신매매에 희생당하는 많은 아내와 딸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내용은 충격적이다. 아이를 키울 수 없어서 버려진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도 전해진다. "인신매매. 일본에서는 중세부터 심각해졌다." (174쪽) 팔려가는 여성들과 식모와 가정부에 대한 내용들도 이야기된다. 최은영 소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 실려있는 단편소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소설의 기남이 생각난다. 식모살이를 하였던 기구한 운명의 배경에는 버려진 딸이라는 진실이 존재한다. 인간과 부모가 가진 파렴치한 면들이 유유히 선택받는 역사를 펼쳐내는 내용들을 직시하게 한다. 아픈 역사들이 덮여져 있지 않도록 펼쳐지도록 노력한 흔적들을 다시금 깨어나게 하는 내용들이 전해진다. 조선시대의 인신매매가 현대까지도 이어지고 있었음을 기남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보게 된다.



조선에서도 노비들이

게으름을 피운다고 기록되고 있다고 전한다. 177

조선시대에 남자가 아내나 딸을 아예 노비로 팔기도 했다... 

기근이 들면 '자매문기'라는 문서에 의한 인신매매가 이루어졌다. 176



일본인 이야기를 통해서 조선의 이야기들도 함께 알게 된다. 유럽 이야기들도 간혹 등장한다. 세력 집단의 정치적 독점을 위해 군사, 과학의 발전을 포기한 퇴보의 시기가 에도 시대이다. 지배 세력은 원양 항해용 배를 건조할 능력을 빼앗으면서 그 피해도 어민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진다. 막부가 자초한 인재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되면서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전해지는 도서이다.


에도 시대는 진보의 시대였는지 퇴보의 시대였는지 질문한다. 2장에서는 의사들의 이야기, 1장에서는 백성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내용들이다. 지금도 진행되는 피지배층을 여러 번 상기하면서 읽게 된다. 지배층은 자신들의 권력과 권위를 유지하고자 끝없이 노력하며 그들의 당위성을 설명하지만 지배층의 속마음마저도 읽히는 시대이다. 일본과 일본인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시대를 연거푸 떠올려보지 않을 수가 없다. 피리 부는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롭게 읽은 내용이 된다. 그림 자료와 사진자료가 상당히 많아서 더 흥미로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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