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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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면 충분히 뜨겁게 사랑받고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34

절반의 연극 속에서 사는 모든 사람처럼 39

사랑, 열정, 행복, 불행, 권태, 신뢰, 고독, 열광, 양식, 삶, 주름, 늙음, 상실 등에 대해 떠올려보는 소설이다. 성숙해진다는 것과 자아를 마주한다는 것을 주목하면서 읽은 시간이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이다. 권태와 고독이 본성에 자리잡고 있다는 삶은 무엇일까?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까지도 함께 주목하면서 읽게 되는 도미니크와 뤽. 두 인물은 서로가 닮아있다. 같은 부류의 사람임을 서로가 알아본다. 그리고 뤽의 아내인 프랑수아즈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고 이것을 인지한 남편은 아내에게 얼마나 인내하고 슬퍼할 것이라고 짐작했을까? 그의 방종과 그가 가진 부재는 그가 선택한 방식만이 괜찮은 대안이었을까?

내 안에는 ...권태, 고독, 열광에 대한 취미가 존재했다. 20

나는 온순한 여자일까? 22

당신들(여행가 부부)은 사랑하나요? 당신들은 어떤 책을 읽나요? 직업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종종 가장 중요한 것일 그것에 대해. 23

아무것도 결정해 본 적이 없었다. 늘 선택되는 쪽이었다. 40

젊은 사람들은, 인생 본연의 모습인 이런 긴 속임수 속에서 무분별한 행동만을 절박하게 바라는 것이다. 40

치열하고 위험한 도박 같은 게임이 시작된다. 뤽의 제안과 그가 그려내는 도안들에 젊은 아가씨 도미니크는 머뭇거림 없이, 거침없이 성큼성큼 걸어들어가는 이야기가 흐른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온순한 뤽의 아내, 프랑수아즈를 좋아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뤽만을 바라보고, 사랑하게 된다. 뤽은 결혼한 남자이며,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의 외삼촌이다. 뤽이 그려낸 그림들에 도미니크는 한 치의 오차도 어긋나지 않는 결과로 점점 다가서면서 젊은 여자가 사랑하는 것과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사실을 직시하기 시작한다. 뤽은 사랑하지 않는 젊은 여성과의 만남을 왜 가지고 있었을까? 프랑수아즈의 대화를 통해서 그 이유를 듣게 될 것이다. 주름과 나이듦과 매력의 상관관계를 이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주름들) 갖기 위해 그 모든 밤, 그 모든 고장, 그 모든 얼굴이 필요했잖아요. 이것들을 쟁취한 거예요. 활력 있어 보이고요. 아름답고, 표정이 풍부하고, 사람의 마음을 끈다고 생각해요. 67쪽

밀회하는 그들.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동맹이며, 공범이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검은 심장을 가졌다는 것, 딱딱한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존재, 냉정하다는 것까지 아직은 미성숙하고 불안정한 상태의 영혼이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하면서 서서히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아를 성숙시키는 인물을 만나게 된 작품이다.

대지와 같았던 뤽의 아내, 프랑수아즈가 기억에 남는 인물이 된다. 그녀가 도미니크를 처음 만나면서 생각했던 것들과 그녀가 한결같이 보여준 친절함, 남편과의 게임에 동참한 도미니크에 대해 질투한 것들과 도미니크와 나누는 대화 내용들 모두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친구라고 명명하는 남편 뤽의 오만함은 날카로운 것이었고, 그녀가 온전히 품어안는 결혼 관계는 어떤 의미로 남겨질까?

그녀는 대지와 같았다. 28

문화가 달라서 프랑스 문학은 어느 정도 감안하면서 읽게 된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순간들이 많지만,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면서 읽은 전개이지만 도미니크는 분명 성숙한 시간을 가졌음을 보게 된다. 프랑수아즈가 보이는 결혼에 대한 것들도 생각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도미니크가 프랑수아즈와 마지막으로 나누는 대화 속에 '어머니'를 연상하는 장면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어머니는 상실을 가지면서 슬픔이 집 전체를 지배했다고 언급하지 않았는가. 그녀의 부재들을 조목조목 떠올리면서 작품 전체의 흐름과 뤽의 동질감을 찾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슬픔이 벽들에서 경건의 성질을 획득했다. 98

두 달 전부터 나는 나와 상관이 없는 비탄 속에 고정된 채 반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아왔고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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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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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랑을 품고 있다. 그 사랑이 사람이라는 대상이기도 하고, 성공이라는 욕망을 가득히 품는 여배우를 통해서도 다루기도 한다. 대상이 무엇이든지 인물들은 그 사랑을 충실히 향하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형식을 취하면서 그 사랑을 향하고 있다. 때로는 스스로 너무나 부조리했고 이상하리만큼 정직했다고 떠올리는 방식도 작품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실수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저지르는 그것에 온전히 던지고 인정하고 솔직하면서도 사랑이 무언지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조제와 베르나르의 관계가 그러했다.

이 모든 것이 그들이 저지른 실수라는 공통분모 위에 존재했다. 그들이 저지른 실수는 너무나 부조리했고 이상하리만큼 정직했다. 124

젊은 청춘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중년의 인물들도 등장하기도 한다. 그들이 사랑을 경험하고 열망하며 대처하는 방식들은 달랐다. 깊이도 달랐으며 그들에게 주어진 사랑의 유효기간도 달랐다. 사랑하는 대상을 온전히 바라보는 인물이 있다면 상대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며 적절한 용도로 접근하면서 이용하는 것과 나누는 대화들도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베아트리스에게 질문하는 졸리오를 기억하지 않을수가 없다. (성공에 대한 그 집착은 존재들의 거대한 서커스 속에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그건 다 허영이야. 172쪽)

조제를 기억하게 하는 작품이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 그녀는 동요되며,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거라고 예감하며 부조리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하게 하는 그녀이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도 그녀는 명확하게 전한다. 부유한 그녀가 사랑한 방식의 맹점이 무엇이었는지도 사라진 자크를 찾는 과정에서 깨닫기도 한다. 스스로 찾아가면서 실수도 하면서 조제가 선택하는 사랑. 그 사랑에 대한 짧은 시간에 대해서도 나누는 대화도 꽤 인상적으로 남는 작품이었다.

한 달 후, 일 년 후, 우리는 어떤 고통을 느끼게 될까요? 19쪽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136쪽

그녀로서는 누군가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실로 오랜만이었다. 102

틀림없이 그녀에게 비싼 대가를 요구하리라. 102

아내를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들이 거침없는 인물들은 오랜 시간 다른 사랑을 하고 힘겨워하면서 나름의 방식으로 시간을 죽이면서 살아가는 모습도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불행의 모습들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아내들이 감당하는 각자의 모습들도 눈여겨보게 한다. 술중독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알랭, 유산하는 아내의 상황까지 불행의 모습들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베르나르와 알랭의 사랑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었을까?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도 던지는 문장도 꽤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작품이었다.

(아내에게) 정말 어리석은 여자야 27

내게 필요한 건 영리한(아내) 이 두 눈이 아니라 ...난 "난 너무 불행해."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67

불행은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고, 고통을 참아내기만 하는 사람은 추할 뿐이니까. 154

그들은 정말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고... 그 사실... 아무 상관 없었다. 155

조제는 사랑에 대해서도, 실수에 대해서도, 부조리에 대해서도 인지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 인물들의 사랑은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그렇게 자멸하는 운명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모습들을 바라보게 된다. 성공을 향한 여배우는 만남을 가지는 대상에 맞추어 역할을 연기하면서 만나는 여성이었다. 빠르게 식어버리는 열정과 냉정한 태도도 잊히지 않았으며 성공의 순간에 떠올리는 에두아르는 그녀에게 눈물로 깨닫는 또 하나의 순간으로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정말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시간이 있는 사람은 결코, 아무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눈을 찾는다. 77쪽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그 역시 그들과 같았다. 136

많은 인물들의 심리적인, 내면의 솔직함을 따라가는 것과 사랑보다는 우정을 그리워한다는 깨달음을 보여주는 젊은 친구들 세 명의 모습도 다루는 소설이었다. 진실된 사랑을 갈구하는 순간도 있고, 허영에 눈이 먼 연기하는 사랑도 만나는 작품이었다. 변함없는 사랑으로 기다리고, 외로워하는 사랑도 있었다. 행복을 보지 못하며 불행의 연속을 걷고 있는 인물들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작가가 독자들과 호흡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선을 보이는 소설이었다. 인물들이 보이는 순간의 눈물의 의미를 떠올려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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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1
임레 케르테스 지음, 이상동 옮김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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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다. 두께감은 중간 정도이지만 작가가 읊조리는 것들을 하나씩 호흡하다 보면 무엇도 가벼운 것은 없었다.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쓴다는 것, 아내를 처음 만난 순간, 결혼생활, 아이를 가지고자 하는 아내에게 단호하게 말하는 "안 돼"라는 이유, 유대인으로 태어났다는 것과 인생의 무게, 종교적 환경과 시대적 암울했던 경험들은 작품에서도 충분히 전달되고 있다.

지배라는 개념은 어떤 경우에도 공포 정치를 의미한다. 135

지배자의 광기. 노예의 광기 144

파멸을 초래하는 교육의 파멸 151

지배에 대한 다양한 사유가 전개된다. 종교와 가부장적 환경, 기숙 학교의 경험, 수용소, 화장터, 교장선생님, 아버지, 체벌용 독방 등이 등장한다. 나쁜 아들, 나쁜 학생, 나쁜 유대인이라는 표현이 가진 의미들까지도 충분히 떠올려보면서 작가의 목소리를 따라가게 한다. 언제나 배고팠던 기숙 학교의 생활의 이중적인 모습까지도 작품을 통해서 이유까지도 만나게 된다. 천재적인 유전자를 가진 기숙 학교의 운영진의 실체와 진실, 어린 시절의 농양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을 조목조목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기숙 학교 교장. 학교의 소유주. 어마어마한 권위가 있었다. 진정한 존경의 흔적조차 없었으며 147

교장. 공포. 잔인한 행동. 무례한 언사. 그것이 세계를 지배하는 질서로 굳어지면,... 단지 미신에 불과한 것이 되어 버리지 148

어린 시절의 편두통은 은밀한 죄라고 말하는 배경과 이유들도 짐작해 보게 한다.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지배와 권력, 이혼한 이유에 대한 질문과 대답, 아들에게 보였던 많은 추억과 기억들을 통해서 부자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된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선생님"이라고 떠올리는 인물에 대한 여러 번 떠올리는 사건에 대해서도 작가의 삶에는 중요한 의미가 된다.

아내와 이혼하는 순간에 대한 장면들과 대화들이 작품에도 등장한다. 작가에 대한 자의식에 대한 아내의 생각, 아내가 이혼을 결심하는 이유들이 열거된다. 살기 위해서 선택하는 것들이 있다. 저마다 살아가는 이유들이 있다. 작가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작품에서도 여러 번 언급하고 있는데 펜이 어떤 도구이며, 무엇을 파고 있는 도구인지도 깊게 조명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인간의 가장 큰 범죄는 태어난 것이다(인생은 꿈. 스페인 극작가. 구절) 133

작품은 짐작하였던 것만큼 무겁고 치열한 삶이었다. 작가와 같은 종교적 환경, 가정적 환경, 기숙 학교생활, 부모의 이혼, 수용소 생활, 독일군을 화장실에서 봤을 때 작가가 반응하는 순간의 이유들을 먼저 떠올려보게 한다. 죽음이 앞에 있고, 종교와 유대인이라는 특수성이 가진 고단한 인생의 길에 결혼마저도 유대인이 아닌 사랑을 찾아 떠나는 아내를 이해하여야 하는 순간까지도 짐작해 보게 된다. 수용소 생활의 경험이 가져다준 영향력과 아내가 떠나는 이유까지도 충분히 그려보게 하는 작품이 된다. 책표지의 그림과 작품에서도 몇 번씩이나 등장하는 아이의 모습과 아내가 보여주는 두 아이의 모습까지도 깊은 잔영이 된다. 아이를 가지지 않는 이유, 아내에게 " 안 돼"라고 하면서 단호함으로 대처한 작가의 이유는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 위대한 노력... 연약하면서도 완강한 나의 삶 172

삶 자체에 나를 동화시킬 능력이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딜 것이다,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살아갈 것이다. 169

가정의 분위기, 부모의 영향력, 사회적 제도를 향한 의심과 모순, 권위와 권력, 지배들을 파헤쳐 보는 작품이기도 하다. 종교가 가진 복종과 순종이 자녀에게는 어떠한 영향력으로 투영되는지도 작가는 보여준다. 작가의 문장은 어느새 익숙해졌고, 고집스러운 신념이 무엇들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많은 것들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운명 4부작의 한 작품을 만났다. 다른 작품들까지도 관심이 가지게 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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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8
헨릭 입센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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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법률의 모순을 인지한 그녀. 자신의 사랑이 비대칭적으로 그려낸 날들을 직시하면서 변화되는 결말은 큰 파장이 된다. 멋진 대화들. 자아를 찾아갈 여정들까지 그려보게 하는 작품이다.

19세기 말의 사회적 분위기부터 짐작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낭만적 은둔의 역사>책을 통해서 그 시대의 상황들을 충분히 인지하였기에 이 작품의 파장은 커다란 논란의 대상이 되었음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작가는 언론 조작, 이중적인 윤리, 사회와 개인의 갈등 등을 주제로 사회극을 다수 발표하였다고 책은 전한다. 작가가 인지하고 작품으로 대중과 호흡하고자 한 여러 문제들을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풍조는 늘 존재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조목조목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 작품이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고 신호탄이 되어주었다는 것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노라와 노라 아버지는 낭비벽이 많았던 인물이다. 고생이라고는 모르는 여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사랑이 많은 인물이기도 하다. '인형 아기'라고 부르는 아버지에게도, '종달새'라고 부르는 남편에게도 사랑을 가득히 담고 살아가는 여성이다. 남편의 명예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 용기까지도 가지고 있었던 아내가 아닌가.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사랑이 가득한 엄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건 하나가 그녀를 불안과 두려움 속으로 몰고 간다. 그녀가 생각한 것보다도 사회와 법률은 위협적으로 그녀의 행복과 가정과 그녀의 목숨까지도 위협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마음을 다해서 지키고자 했던 것들이 지금 그녀를 위협하는 사회가 되고 법률이 된다. 그녀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게 문제예요. 당신은 나를 이해하지 못해요. 그리고 나도 당신을 이해한 적이 없었어요. 114

위협적인 상황 앞에는 남편이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명예였고 위선이었다. 타인의 의식하면서 연극하는 가정을 세웠고 아내인 그녀의 자리는 허수아비처럼 세워놓기만 하고 아이의 교육까지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언한다. 부부가 가진 사랑의 무게는 확연하게 달랐다. 남편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칠 아내였던 로라. 로라는 남편이 대하는 태도, 선택한 것들을 제대로 직시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벗어버리는 것들은 그날의 옷만이 아니었다. 사랑과 희생의 대가가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사회는 자신을 지켜주었는지, 법률은 온전한 체계를 가진 것인지, 지나온 나날들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아내도 아닌, 엄마도 아닌 자신을 찾고자 한다. 사회는 엄마이며, 아내라고 강요하지만 그녀는 사회가 재단한 여성의 옷을 벗어버리고 자신을 찾아 떠난다. 로라는 자신을 찾고, 자신의 옷을 입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게 될 것이다. 시대의 바람직한 여성상의 모순을 직시하기 시작한 로라.

이 모든 것을 떠나 혼자가 되면, ... 목사님의 말씀이 옳았는지, 아니면 적어도 그것이 내게 옳은 것인지 알아볼 거예요. 119

로라의 친구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쳇바퀴 속을 돌고 있는 다람쥐처럼 그녀의 인생은 길들여졌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잃고 헤매는 그녀는 허무해한다. 그리고 그녀가 찾은 살아가야 할 이유의 대상은 누구였을까? 그녀의 어머니, 두 남동생, 결혼과 사별은 중대한 획이 된다. 그리고 찾아낸 인연은 그녀의 인생을 어떻게 수놓을까? 희생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 또 다른 희생을 찾는 그녀. 여성의 삶에 대한 질문들을 던지는 인물이 아닐 수가 없다.

문학과 예술은 그렇게 대중과 호흡한다. 시대가 가진 모순들, 억지스러움들을 펼쳐 보인다. 지식을 많이 알고 배움이 많고 높은 사회적 위치가 사람의 전부가 되지 못한다. 사회가 정한 관습과 규범의 틀에서 강요된 것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그 앎도 완전한 것이 되지 못한다. 로라의 남편이 그러하다. 차갑게 식어버린 가정이라는 무대 위에 로라 혼자만을 남겨놓고 연기하라고 강요한다. 거짓 웃음과 거짓 사랑과 거짓된 몸짓들을 남편을 위해 연기하라는 것이다. 평소에 아내를 부르는 애칭은 아내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이 가진 한계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래서 작품 시작부터 그 애칭이 너무나도 거북하게 느껴졌었다. 가정에서 온전히 누려야 하는 평화와 사랑, 평등을 떠올려보게 하는 작품이다. 서로가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큰 전제조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작품에서도 배우게 된다. 책표지의 로라를 더욱 깊게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인형의 집>이다.

아버지는 나를 인형 아기라고 불렀고 115

(아빠) 내 생각이 달랐을 때는 나는 그 생각을 숨겼어요 115

당신은 나를 이해한 적이 없어요... 나는 부당한 일을 많이 당했어요. 먼저는 아버지에게서, 그다음엔 당신에게서. 115

당신과 아버지는 내게 큰 잘못을 했어요. 당신들은 내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이 있어요. 116

행복한 적은 없었어요. 행복한 줄 알았죠. 하지만 한 번도 행복한 적은 없었어요. 116

나 자신과 바깥일을 모두 깨우치기 위해 온전히 독립해야 해요.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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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인사·노무 실무가이드 - 2022 최신개정판
이승주.최지희 지음 / 새로운제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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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하는 근로자, 채용하는 회사, 자영업주에게도 모두가 인지하여야 하는 내용들이 2022년 최신 개정판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근로계약서, 근로조건 등 법률적 관계임을 인지하는 만큼 근로자가 보호받는 범위, 유연하게 포용되는 다양한 사례들도 꼼꼼하게 구성하고 있는 인사, 노무관련 도서이다.

질문하는 내용들과 답변하는 내용들로 구성된다. 채용, 근로계약, 임금관리, 근로시간, 해고와 징벌 등 궁금한 사항들 229가지가 질문에 답변해 주는 방식으로 편집된 도서이다. 최저임금, 모성보호, 모성보호, 일과 가정 양립 지원과 관련되는 사항까지도 담긴 내용이며 최신 개정판이라 도움되는 내용들로 구성된 책이다.

아르바이트생에게도 근로계약서를 교부해야 하는지,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 근로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연봉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계약직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책은 전해준다. 수습직원에게도 반드시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책은 전한다. 최초 약정한 수습기간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질문 229개에 대한 질의에 대한 답변들을 최신개정판으로 만나볼 수 있기에 꼭 인지하고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노동자에게도, 채용주에게도 혼돈스러운 내용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인지할 수 있는 인사, 노무 실무가이드북이다.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법정 가산수당에 해당되는 것들과 가산하는 방법까지도 책을 통해서 인지하고 정당한 권리들을 행사할 수 있음을 최신개정판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임금 지급 시 임금명세서도 반드시 교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돌발 상황에 근무하는 연장근무에 대해서도 책은 친절하게 질문하고 답변한다. 법정휴일과 약정휴일 근무에 대한 내용들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생리휴가, 임신여성 보호, 출산 관련 휴가, 출산여성 보호에 대해서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도 책은 구성하고 있다. 해고와 징벌에 대해서도 최신개정판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책이다. 부당한 징벌에 대해서도, 퇴직급여제도 등 많은 근로법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근로환경이 누군가에게는 유리한 방향성을 가진다. 근로계약의 기준이 누구에게 더 유리한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하며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하는 순간이 되기를, 보호받는 근로자들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노동자를 위한 나라인지, 업체를 위한 나라인지 올해도 주시하면서, 상기하면서 읽어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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