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훔친 소년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7
이꽃님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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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학으로 만난 이 소설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는 작품이 된다. 삼일절을 보내면서도 사회는 시끄러웠다. 역사관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발언이었다. 이 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의미가 되는 소설이다. 감흥이 깊었던 책이다. 역사를 바로 배워야 하는 이유를 짚어주는 작품이다. 깊어지는 독서로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이다. 삶이라는 한 글자가 주는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비춰보는 책이 된다. ​​

1940년 6월. 경성의 거리. '창씨개명을 금하라'는 전단이 사방으로 뿌려졌다는 이 글귀가 한 페이지를 가득히 채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 시작부터 긴박함으로 빠르게 사건이 전개된다. 지루할 틈이 없이 이야기는 흐른다. 등장인물들을 만날 때마다 그 인물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면서 그들의 인생철학까지도 짐작할 수 있었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시대적인 아픔이기도 하지만, 개개인의 아픔이 가슴 깊이 저며드는 소설이기도 하다. 나라를 잃은 슬픔이 전해지고 있는 이 작품은 깊은 한숨과 애타는 마음으로 읽어가게 한다. 인물들을 통해서 던지는 질문들이 많아지게 하는 소설이다. 반추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이름을 잃으면 전부를 읽는 거라는 사실을 주인공 친구는 뒤늦게 알게 된다. 진정 지키고자 했던 것이 삶이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그들이 창씨개명을 그렇게 밀어붙였던 이유도 직시하게 해준다. 그들은 우리 민족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으려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작품이다. 지각있는 인물들이 목숨까지 바치면서 지키고자 한 것들의 무엇인지 이야기의 인물들이 서서히 깨닫기 시작하기 시작한다. 자기 나라의 말과 이름을 빼앗긴다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임을 이 작품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역사적인 소설이 된다. 모던보이가 좋아 보였던 그 시대. 그들이 흉내 내고 따라 했던 그 문화가 얼마나 크게 우리 삶을 흔들게 되는지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이름의 의미를 되찾고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찾아가는 소설이다.


길들여진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살피게 한다. 권력에 길들여지고, 폭력에 길들여지는 사회. 두려움에 길들여지는 것을 작품의 인물들을 토해서 하나씩 짚어보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들도 다르지 않게 투영되는 시간이 된다. 무엇에 길들여지고 있는지 하나씩 열거해 보는 것도 의미 깊은 시간이 된다. 한글 파괴, 영어와 한자로 물들여지면서 한글이 흐려지는 사회, 한글이름보다는 한자이름과 영어 이름을 자주 부르는 부모들의 모습도 떠올려보게 된다. 우리의 것을 잘 지켜가고 있는지 질문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전당국, 책보 등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말도 등장한다. 그 의미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면서 어떠한 심정으로 인물들이 전당국을 이용했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질문이 되기도 한다. 가방이 바뀌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이는 절대로 답하지 않으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해지기 시작한다. 그 추측들은 서서히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언제나 아버지는 옮다고 믿었던 아이이다. 그 아이가 아버지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이는 아버지로 인해 아파하게 된다. 아버지의 선택과 행동이 얼마나 크나큰 후회가 될지 않았던 아이는 그 사실들을 무서워하게 된다. 부끄러운 어른의 선택과 아파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지는 소설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창씨개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징용되지 않고자 관리받고 감시받지 않으려고 선택하는 것이 창씨개명이었다. 창씨개명이 무엇인지 의미를 찾아주면서 목숨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 14살, 15살 야학 소녀들이 끌려가는 모습에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그 시대의 아름다운 이들이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들이 지키고자 한 것을 제대로 직시하는 시간이 되어준 소설이다.

부당한 창씨개명을 알렸던 기자가 순사들에게 끌려가고 신문은 폐간된다. 창씨개명을 찬양하는 기사를 올리지 않았던 신문사는 압박당하기 시작한다. 일제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는 사회임을 잊지 않게 한다. 고뇌하고 번민하는 언론인의 모습을 더욱 조명하게 하는 작품이 된다.


한복과 양복 그리고 기모노가 뒤섞인 옷들.

조선말과 영어,

일본말과 한자가 뒤섞인 간판들. 온 세상이 뒤범벅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값나가는 물건이나 집문서 같은 ... 담보로 맡기고,

맡긴 것의 값어치보다 적은 돈을 빌리는 곳...

가난한 조선인들의 등골을 빼먹는 곳...

이자가 높아 한번 발을 디디면

다시 빠져나올 수 없는 진창길이라고...

조선인으로서 살면서 잃어버렸던 수치심이 살아났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아?

그래도 해... 그게 내가 선택한 삶이니까.

어쩌면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는지도 몰랐다.

부당한 창씨개명을 알렸던 기자는

순사들에게 끌려갔고, 신문은 폐간되었다...

총독부는 창씨개명을 찬양하는 기사를 보내지 않는 신문사를 압박하기 시작...

이름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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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절세법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세테크 상식사전
최용규(택스코디) 지음 / 다온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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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세금 관련 도서들을 이어서 읽는다. 쉽게 내용을 전달해 주고 있어서 세금에 대해 모르는 초보자에게도 유용한 도서이다. 신간으로 출간된 이 도서도 만나보게 된다. 복잡한 세금으로 외면할 수도 없다. 돈이 새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는 것이 세금이다. 아는 만큼 돈을 지킬 수 있기에 만나보는 도서이다. 어려운 세금 문제들을 하나씩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도서이다.


예비사업자와 1인 사업자, 중견 사업자라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세금이다.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원천세 개념을 쉽게 정리해 준다. 언제 신고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신고하는지도 전해준다. 국세와 지방세 구분되어서 신고하는 곳이 어느 곳인지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는 자진 신고해야 하는 세금이다. 이에 대한 내용들도 책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사업을 작게 시작할지라도 이익이 생기면 세금은 납부해야 한다. 작은 규모의 사업자일수록 놓치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작은 사업자도 무엇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절세법도 알려주고 있는 도서이다. 정확한 순익분기점을 계산하는 방법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익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한다.


사업자등록 전후로 알아야 하는 내용과 주의사항도 책은 전해준다. 종합소득세 계산법과 그에 따른 절세법도 알려주고 있다. 부가가치세 개념과 계산법, 신고법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돈 버는 회계 상식과 근로기준법과 급여 계산법, 4대 보험 실무까지도 책을 통해서 파악하게 된다. 거래처에서 세금계산서를 받거나 발행하게 되는 사업자들에게 주의해야 하는 사항과 휴업, 폐업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도 책에서 전해주고 있다. 사업자등록 상태를 조회하면서 위험한 요소를 파악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는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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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소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6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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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의 단편소설들이 장편소설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한 권의 책이다. 연작소설로 만나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각각의 단편이야기들이 하나의 장편으로 완성된 소설이다. 로즈라는 그녀의 유년시절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이야기, 연애, 결혼생활, 이혼 후의 이야기들이 주위 인물들을 통해서 전해진다. 이 작품은 강열하다. 위태로워 보이는 순간들과 선택은 내부의 균열들을 감추면서 결혼으로 위장되고 있었다. 서로가 가진 간극은 극명하였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덮어버리면서 그들은 결혼을 선택하게 된다.


진실이 아닌 거짓말로도 자신의 결혼을 깨뜨리는 로즈의 선택이 인상적이다. 솔직한 감정에 충실하지 못하고 결혼을 선택한 것이 가져다 준 결과는 큰 파동이 되어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위태롭지만 외면하고 있었던 여러 감정들을 주시하게 한다. 그녀의 고백과 솔직한 감정들을 작품은 펼쳐놓는다. 더불어 불안과 침묵까지도 가득히 전달해주고 있는 순간이 된다. ​​


가난한 삶이 가져다주는 생활들이 거리낌없이 등장한다. 유년시절에 경험한 것들과 학교생활에서 경험하는 것들, 가정생활에서 경험하는 것들도 매우 사실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던 순간들이 된다. 문학이 세밀한 전달성에 매번 놀라게 된다. 작가의 문체는 개성있고 예리한 시선과 사고의 관점들을 이 소설을 통해서 만나게 한다. 사치의 예민함이 작품에서 느껴진다. ​​


새어머니의 치매 증상과 요양원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층에 따라 증상도 다르고 생활도 다르며 삶도 다르게 조명되고 있었던 노년의 모습이 전해진다. 그녀가 연기 활동을 하는 모습을 시청하고 보낸 새어머니의 편지 내용에서도 느껴지는 간극이 전해진다. 그녀가 느끼는 것과 새어머니가 느끼는 수치심은 너무나도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상이한 가치관과 시선의 끝에 머문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서로가 다른 모양새로 접목된다.​

이혼 후 그녀의 생활과 애정까지도 작품을 통해서 전해진다. 결혼하기 전 서로의 가정환경과 문화적인 차이와결혼으로 변화된 그녀의 이야기들 중에서도 특히 고향에서 그녀에게 말을 건네는 부류들의 시선과 의도가 기억에 남는 장면중의 하나가 된다.​​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났다고 느끼는 순간과 그 사람을 기다리는 노력들과 연락이 없는 것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해소하는 기나긴 과정들도 전하고 있다. 우연히 듣는 그의 소식은 놀라움으로 전해진다. 그와 그녀의 사랑과 운명을 암시하듯이 말을 전해주는 슈퍼 가게 사장의 대화도 주시해야 하는 내용이 된다. 사랑도 그녀의 이야기를 이루는 부분으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이 작품에서 놀라웠던 것은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허리띠로 때리는 장면이다. 아버지의 눈에 혐오와 쾌락이 차오른다... 좋아. 그가 말한다. (36쪽)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가정폭력의 단상이다. 암묵적이고 정당화되고 있는 가정에서의 폭력은 그렇게 아이의 시선에서 보이는 부모의 눈빛은 쾌락까지도 읽히게 한다. <세자매>영화의 장면이 떠오른다. 그 영화에서도 4명의 남매는 아버지의 가정폭력 피해자로 남겨진다.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되어버린다. 어떤 아이에게는 가해자인 아버지의 눈빛과 폭력도 고스란히 되물림된다. 그러한 괴물을 누가 만들었고 누가 멈추게 했는지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소설에서도 폭력을 가하는 괴물의 눈빛을 작가는 전하고 있다. ​​


가장 인상적인 글귀는 '네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선생님의 질문의 의도였다. 우리가 무엇인지 끝없이 자문하며 오늘도 대답하면서 걷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의 맹점을 이 대화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암기만을 앞세우는 평가방식은 생각의 힘을 단절시키게 한다. 무엇을 놓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릇된 가치관을 교육받고 성장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무엇을 쉽게 간과하면서 지나친 것은 없었는지 자문하게 해주는 질문이 된다. ​​


말가죽으로 만들어진 그녀. 그녀의 삶은 초원의 바람을 피하지도, 햇빛을 피하지도 않았던 삶을 그려낸다. 자신의 삶을 외면하지 않았고 용기내면서 내면의 소리에 외면하지 않았기에 자신의 결혼과 사랑도 부딪치면서 배우고 깨지면서 알아가는 삶을 걸어갔음을 이 작품의 그녀, 로즈에게서 만나볼 수 있었다. ​

네가 시를 잘 외울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해선 안 돼. 넌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니?... 여기에서 가르치고자 한 교훈을 그 어떤 시보다도 중시했고 로즈가 그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352~353

높으신 분들이 너무 많이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

일 년 안에 그들은 모두 풀려났고,

모두 사면받았으며,

일자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24


그녀의 집은 아담하고 완벽했다.130

난 내가 오래된 말가죽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분명하게 느껴져요. 초원의 바람과 햇빛에 피부가 그을리고 거칠어졌다.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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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모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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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부가 등장한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이 부부. 완벽한 집, 완벽한 남편, 완벽한 생활, 흠 없는 실적, 엄청난 완벽주의자인 남편으로 통해서 완벽하다는 부부의 모습은 연극처럼 보인다. 흠결 없는 사람과 그들의 삶이 조명된다. 상식적인 선을 넘어섰던 남편과의 만남부터가 부자연스러운 것임을 이야기 흐름을 통해서 서서히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작가의 데뷔작이다. 출간 즉시 열풍을 불러일으킨 심리 스릴러이다. 아마존 킨들 독립출판 후 3일 만에 10만 부 판매를 돌파한 소설이다. 곧바로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영국과 미국에서 100만 부 판매를 돌파하며 100만 달러에 영화 판권도 계약된 작품이다.


양육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이 소설을 통해서 만난다. 어린 시절 누구에 의해서 키워졌는지 어떠한 가정 환경에서 성장했는지는 인성의 바탕이 된다. 남편의 어린 시절은 사건의 중심이 된다. 고통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왜곡되게 경험하게 된 어린 시절의 남편은 살인이라는 엄청난 죄마저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로 성장할 뿐이다.


남편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인물이다. 변호사가 되어 자신의 기쁨을 위해 완벽한 직업을 가지게 된다. 매 맞는 아내를 변호하는 변호사가 되어 유명한 인물이 되었으며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변호사이다. 심지어 인물도 뛰어나서 아내의 마음을 흔드는 완벽한 남편이기도 하다.

외양이란 얼마나 기만적일 수 있는지


아내의 부모도 기억에 남는 인물이다. 극단적으로 무관심한 부모에게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이 있다. 그 아이의 출생도 원하지 않으며 양육까지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그래서 아내가 여동생을 키우며 교육기관에 교육비까지도 담당하게 된다. 사이코패스의 눈에는 이러한 조건의 부모가 완벽한 조건이 되면서 범죄의 대상이 된다. 반면에 여동생을 헌신적으로 사랑하고 양육하며 지키고자 하는 언니의 모습도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사건은 다음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치밀한 남편의 계획들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처절하게 무너지는 아내의 여러 계획들과 함께 반전처럼 다운증후군 여동생이 건네는 알약들은 희망이 된다. 숨가쁘게 읽어간 이야기다.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워서 책장을 덮을 수 없었던 소설이다. 작가의 데뷔작이 왜 인기가 있었는지 이해가 되는 스릴러 소설이다.

닫힌 문 뒤에서,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처절한 심리 싸움이 시작된다. " 나를 두려워하는 너의 눈빛, 그것 계속 보고 싶어. 영원히."



삶이 아직은 단순하고 무지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잔인하고 냉정한 결혼식 날 문자

그는 나의 관리자, 감시자, 교도관

반복되는 일상이 없다 보니

길들여져 아무 생각도 없어질 위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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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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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선택의 순간이 무수히 많아진다.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일이 된다. 차분히 그 과정을 보내면서 찾아낸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재촉하기도 한다. 이 소설의 청소년 학생이 고민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이야기하면서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인생의 길이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한다.



그의 선택을 존중한 부모님, 여행을 다녀온 후 아르바이트를 먼저 제안한 모습도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소설이다.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것들은 끝이 아님을 안다. 그것은 수많은 길들의 하나가 된다. 그리고 또 다른 길로 나아가는 발돋움이 되는 길이 될 것을 알게 된다. 늦은 것도 없고, 빠른 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수많은 인생의 선택들 중의 하나를 선택한 학생의 앞으로의 인생도 빛이 날거라는 것이다. 이 서점에서 읽는 책 한 권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번아웃이 갑자기 찾아와서 혼돈스러운 기혼여성을 만나게 된다. 이 여성이 선택한 연애와 결혼, 직장과 일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결혼한 배우자를 선택한 이유와 결혼생활이 유지된 이유까지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다정함이 없는 배우자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아내가 아픈데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직장일 만을 선택하는 모습도 놓치지 않게 한다. 이혼을 결심하며 이혼을 강행하는 모습과 친정엄마의 모습까지도 소설은 전해준다.

갑자기 찾아온 번아웃의 이유는 소설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 남편은 건강검진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이 승승장구하는 소식을 전해준다. <번아웃의 종말>도서를 읽었기에 이 소설의 서점 주인인 영주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았다. 이유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정리하는 것들과 새롭게 시작하는 것들에는 마지막이 전제조건으로 시작하고 있음을 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둘씩 만나는 서점에서의 사람들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치유해 주는 인연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고, 시급도 다르게 책정한다. 근무조건도 명시하면서 서점이 운영되기 시작한다. 이들의 서점 이야기를 만나는 소설이다.



저마다 사연이 있다. 그 사연들을 끌어안으면서 스스로 헤매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과정에 따스한 사람들, 성실함으로 보여주는 신뢰를 얻는 사람도 등장한다. 아르바이트생을 존중하는 사장도 만나게 된다. 타인을 이용하며 이득만을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닌 따스한 사람들을 만나는 소설이다. 이들의 남다른 사연들은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꿈과 희망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한 사람들이 좌절하기도 한다. 그 순간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른 방향을 찾아서 하루하루 노력하는 모습들이 드러난다.

누군가는 뜨개질과 명상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독서모임의 리더가 되어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결혼생활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계약직이라는 굴레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현실을 분노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서 다시 재취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영화 평론을 하며 자신의 일을 찾기도 한다. 바리스타의 길을 위해 매일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으로 신뢰를 얻어서 직원으로 채용되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책벌레가 되어 많은 책을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은 어느새 손님들에게 인정을 받고 직원으로 새롭게 채용되어 자기만의 책장이 생기며 판매를 올리는 서점의 직원이 되기도 한다. 서툴고 부족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서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살아가는 이들의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소설이다.



수많은 소설들과 작가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작품들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작품이다. 행복과 행복감을 비교하기도 한다. 연애의 감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서툰 모습도 보이는 어른도 보인다.

잘 산다는 게 잘 정리하면서 사는 거라는 걸 이번에 알았어라고 말하는 인물이 소설에 등장한다. 많은 선택의 순간에 타인을 의식해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승리가 된다. 불행보다는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과 선택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있는 소설이다.

많은 인물들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갈등하고 반성하는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깨닫고 선택들을 한다. 하루의 소중함과 오늘의 행복을 매일 돌아보면서 살아간다. 서로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등장해서 좋았다. 따스한 사람들의 온기가 넘치고 있었던 소설이었다. <나의 아저씨> 드라마의 정이네를 보고 있는 느낌으로 읽은 작품이었다. 읽은 소설들과 책들이 등장할 때는 반가움으로 동행하면서 걷는 기분으로 읽은 소설이다. 이 서점 찾아가 보고 싶다고 느끼게 한 작품이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혹시 민준 씨를 잃어버린 채 일하고 있지 않나요? ... 건강하게 일하지 못했던 과거가 저는 많이 후회돼요. 저는 일을 계단 같은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 일은 밥 같은 거였어요. 매일 먹는 밥,... 나는 이제 소박한 밥을 정성스레 먹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를 위하여 343

그 순간 하나의 사실이 명확해졌어. 그 사람과 살며 내가 너무 ... 고통스러웠다는 거. 가슴이 타들어갈 만큼 고통스러웠어. 332 (이혼)

천천히 삶을 받아들일 시간, 서툴러도, 실수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게 해준 시간. 326

좋은 사람이 주변에 많은 삶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 사회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지라도 매일매일 성공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 그 사람들 덕분에.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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