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살다 보면 선택의 순간이 무수히 많아진다.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일이 된다. 차분히 그 과정을 보내면서 찾아낸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재촉하기도 한다. 이 소설의 청소년 학생이 고민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이야기하면서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인생의 길이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한다.



그의 선택을 존중한 부모님, 여행을 다녀온 후 아르바이트를 먼저 제안한 모습도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소설이다. 학생이 스스로 선택한 것들은 끝이 아님을 안다. 그것은 수많은 길들의 하나가 된다. 그리고 또 다른 길로 나아가는 발돋움이 되는 길이 될 것을 알게 된다. 늦은 것도 없고, 빠른 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수많은 인생의 선택들 중의 하나를 선택한 학생의 앞으로의 인생도 빛이 날거라는 것이다. 이 서점에서 읽는 책 한 권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번아웃이 갑자기 찾아와서 혼돈스러운 기혼여성을 만나게 된다. 이 여성이 선택한 연애와 결혼, 직장과 일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결혼한 배우자를 선택한 이유와 결혼생활이 유지된 이유까지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다정함이 없는 배우자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아내가 아픈데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직장일 만을 선택하는 모습도 놓치지 않게 한다. 이혼을 결심하며 이혼을 강행하는 모습과 친정엄마의 모습까지도 소설은 전해준다.

갑자기 찾아온 번아웃의 이유는 소설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 남편은 건강검진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이 승승장구하는 소식을 전해준다. <번아웃의 종말>도서를 읽었기에 이 소설의 서점 주인인 영주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았다. 이유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정리하는 것들과 새롭게 시작하는 것들에는 마지막이 전제조건으로 시작하고 있음을 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둘씩 만나는 서점에서의 사람들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치유해 주는 인연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고, 시급도 다르게 책정한다. 근무조건도 명시하면서 서점이 운영되기 시작한다. 이들의 서점 이야기를 만나는 소설이다.



저마다 사연이 있다. 그 사연들을 끌어안으면서 스스로 헤매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과정에 따스한 사람들, 성실함으로 보여주는 신뢰를 얻는 사람도 등장한다. 아르바이트생을 존중하는 사장도 만나게 된다. 타인을 이용하며 이득만을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닌 따스한 사람들을 만나는 소설이다. 이들의 남다른 사연들은 소설에서 만나게 된다. 꿈과 희망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한 사람들이 좌절하기도 한다. 그 순간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른 방향을 찾아서 하루하루 노력하는 모습들이 드러난다.

누군가는 뜨개질과 명상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독서모임의 리더가 되어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결혼생활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계약직이라는 굴레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현실을 분노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서 다시 재취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영화 평론을 하며 자신의 일을 찾기도 한다. 바리스타의 길을 위해 매일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으로 신뢰를 얻어서 직원으로 채용되는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책벌레가 되어 많은 책을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은 어느새 손님들에게 인정을 받고 직원으로 새롭게 채용되어 자기만의 책장이 생기며 판매를 올리는 서점의 직원이 되기도 한다. 서툴고 부족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서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살아가는 이들의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소설이다.



수많은 소설들과 작가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작품들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작품이다. 행복과 행복감을 비교하기도 한다. 연애의 감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서툰 모습도 보이는 어른도 보인다.

잘 산다는 게 잘 정리하면서 사는 거라는 걸 이번에 알았어라고 말하는 인물이 소설에 등장한다. 많은 선택의 순간에 타인을 의식해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승리가 된다. 불행보다는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과 선택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있는 소설이다.

많은 인물들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갈등하고 반성하는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깨닫고 선택들을 한다. 하루의 소중함과 오늘의 행복을 매일 돌아보면서 살아간다. 서로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등장해서 좋았다. 따스한 사람들의 온기가 넘치고 있었던 소설이었다. <나의 아저씨> 드라마의 정이네를 보고 있는 느낌으로 읽은 작품이었다. 읽은 소설들과 책들이 등장할 때는 반가움으로 동행하면서 걷는 기분으로 읽은 소설이다. 이 서점 찾아가 보고 싶다고 느끼게 한 작품이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혹시 민준 씨를 잃어버린 채 일하고 있지 않나요? ... 건강하게 일하지 못했던 과거가 저는 많이 후회돼요. 저는 일을 계단 같은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 일은 밥 같은 거였어요. 매일 먹는 밥,... 나는 이제 소박한 밥을 정성스레 먹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를 위하여 343

그 순간 하나의 사실이 명확해졌어. 그 사람과 살며 내가 너무 ... 고통스러웠다는 거. 가슴이 타들어갈 만큼 고통스러웠어. 332 (이혼)

천천히 삶을 받아들일 시간, 서툴러도, 실수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게 해준 시간. 326

좋은 사람이 주변에 많은 삶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 사회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지라도 매일매일 성공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 그 사람들 덕분에.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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