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모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6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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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시작되면서 관객은 연극을 기대하기 시작한다. 무대에 서 있는 연극배우들은 욕설들을 서로 겹치게 동시에 말하며 소리를 지르면서 관객을 향하여 욕설을 하지만 시선을 관객에게 고정하지는 않는다. "혐오스러운 상판대기들아, 어릿광대들아, 가련한 몰골들아, 뻔뻔스러운 작자들아, 허수아비들아, 멍청하게 서서 구경하는 꼴통들아" (15쪽) "헐뜯기 대가들아. 쓸모없는 건달들아. 줏대 없는 꼭두각시들아. 사회의 찌꺼기들아." (60쪽) "능력 면에서 모든 걸 능가. 교활하고 왜소한 게르만 종자들아" (59쪽) "항상 거기에 앉아 있었다. 성실한 노력. 콧물을 훌쩍이는 너희들. 성공에 큰 몫을 했다. 위대함은 생략을 통해 이루어졌다. 모든 사실을 침묵으로 대변했구나, 허풍쟁이들아" (59쪽) 어느 누구도 주시하지 않으며 대단히 열심히 말하는 배우들이 무대에 있다.

베우들에게는 규칙이 있다. 자세히 관찰할 것과 귀 기울여 들을 것이라고 먼저 명시되는 연극이다. 『반민특위전』책을 읽은 직후 친일파 『친일인명사전』까지도 거듭 상기하게 된다. 연극과 배우, 욕설, 관객, 규칙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작가를 향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게 한다. 『소망 없는 불행』 소설을 읽었지만 이 작품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실망을 주지 않는 작품으로 남는다. 희극과 비극이라고 말하는 역사가 있었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작가의 방식으로 언어극으로 관심을 받았던 작품은 다수의 독자들에게 선택받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앉아있는 관객 서 있는 관객이 대비된다. 항상 앉아있고 성실히 노력하며 꼭두각시이고 사회의 찌꺼기는 누구인지 자세히 관찰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분별하게 된다.

서 있는 관객이 있다. 그들은 구속감을 덜 느끼며 무관심하지 않고 단순한 구경꾼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마음에 갈등이 일어나며 동시에 두 곳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 두 시간대에 존재할 수도 있는 이들이 이에 해당된다. 야유하며 곁에 있는 사람의 채취를 더 많이 맡는 사람이며 더 개인적이고. 보다 확고한 사고를 정립하며 환상에 덜 빠져드는 이들이며 모순을 깨닫는 사람들이다. 앉아 있는 관객과 서 있는 관객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지금 어떤 모양새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게 한다. 어떤 관객이 진정한 자아의 주인인지, 허수아비로 살아가는 객체인지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체이기도 하고 객체이기도 한 관객이다.

'우리 말과 여러분의 시선은 각을 이루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연극이다. 접점이 없는 평행선이라는 의미로 관객이 보고 있는 것과 연극의 말은 각을 이루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한 조건에 따라 우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오해지는 언어와 변증법으로 반복되는 무수한 언어들의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연극에 몰두한 통일체는 현실이 거칠고 냉정해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연극에 몰두했던 관객을 향해 더 욕설을 하는 이유가 분명해지기 시작하는 작품이다.



관습과 도덕, 행위에 대한 세계극이라고 설명한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향하는 욕설인지 인지하게 된다. 『소망 없는 불행』 소설의 인물들도 함께 접목하면서 숙고하게 된다. 무수히 많은 이들의 삶과 죽음, 사회와 개인, 자연과 초자연, 쾌락과 고통, 현실들을 향한 비가가 된 유일무이한 연극으로 남는 『관객모독』이다. 슬픔이 응축되어 이러한 방법으로 표출되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작가의 방식으로, 언어의 방식으로, 문학의 방식으로 마주서게 한 연극이다. 2019년 노벨문학 수상작가의 작품이다. 독창적인 그의 문학에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멍청이들아, 막돼먹은 인간들아,

부도덕한 인간들아, 떠돌이 사기꾼들아, 60

우리는 특정한 조건에 따라 우리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우리 말과 여러분의 시선은 각을 이루지 않습니다. 20




여러분은 현실을 다시 거칠다고 말할 것입니다.
냉정해질 것입니다.
자신의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연극에 몰두했던 통일체가 아닙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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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특위전 - 청산의 실패, 친일파 생존기
조남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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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삼일절의 욱일기, 현충일의 욱일기가 한국인에 의해서 게양된 일이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된다. 대립하였던 1948년과 1949년 역사를 깊숙이 들려주는 역사만화는 뒤편으로 밀려난 현대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친일파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방해하고 견제한 이승만의 의도와 암살 시도, 국회와 대립한 이승만, 국민의 분노, 가짜 뉴스에 휘말린 대중의 싸늘한 반응까지도 전해진다.

친일파를 청산하는 과정의 방해 공작과 암살 시도, 가짜 뉴스, 빨갱이라는 거짓 선동이 촘촘하게 앞길을 막는다. 총살을 입고 총기 반납과 구속되어 항일운동한 독립운동가를 고문한 경찰들에 의해 "다들 일제 경찰 출신이라 고문 폭행은 프로급" (119쪽) 연행된 특경대원들은 다시 고문 받고 죽기까지 한다. "특경대원 서호범은 전기고문 후유증으로 사망" (119쪽)

이승만 정부와 군, 경, 우익단체의 방해로 (특위는) 힘을 잃어간다. 131



학창 시절 현대사는 중요도가 낮아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역사의 뒷마당을 역사만화를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된다. 이승만이 친일파 청산을 방해한 이유, 군과 경찰, 예술인, 개신교, 불교, 천주교, 법조계, 언론계, 문학계, 학계에 깊숙이 자리잡은 친일파 후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책에서도 언급되는 현존 정치인과 대학에 존재한 그들의 발언들을 확인시킨다. 그들의 민낯과 역사는 고스란히 친일인명사전이 증명한다. 폐지되기를 원했던 그들의 진짜 얼굴이 친일연명사전에 존재한다.

서대문형무소를 자주 방문할수록 고문 경찰들이 독립투사들과 고문한 역사는 현대 역사에 존재한 이유도 이해하게 된다. 박정희 친일 서문을 전달한 인물도 책에서 소개된다. 정리되지 못한 친일파 인물들이 현대사에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기업과 언론을 장악하면서 정치, 학계, 군, 경, 종교, 예술, 문학, 출판업에까지 벗어나간 후손들을 기억하게 한다.

제헌의회 60명 -> 2대 의회 79명 -> 3대 의회 95명 -> 4대 의회 104명

친일파들은 정치계, 군부, 경찰계, 법조계, 언론계,

학계, 문학계, 종교계 등 권력의 핵심 차지.

끝내 친일파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177

유림 /천도교 / 불교 / 천주교 / 개신교 / 교육학술 / 언론 / 친일, 전쟁협력 단체 / 군 / 경찰 / 사법 / 관공리 / 중추원 / 일본제국의회 의원 / 문학 (이광수. 김동환) / 음악 무용 (홍난파 현재명 최승희 안익태) / 연극 영화 경제 동양 척식 주식회사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 175

기생과 게이샤 야유회_ 최남선. 이병도 160

이광수의 창씨개명 기사_ 경성일보 158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의 후손들이 지금도 한국사회의 권력계급을 고스란히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킨다. 역사를 훼손할 계획을 세우고 일그러진 역사의식으로 발언하는 그들의 말 한마디는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이 책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일언은 그들의 정신이며 영혼이며 독립투사들의 피와 죽음을 가리려고 하는 의도까지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위안부를 바라보는 사견도 남다르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친일파 인물들에 대해 알려준다. 이름과 출생지, 직업, 화려한 업적들과 승진하고 부를 누렸는지도 전해진다. 어떤 기업과 언론과 관련성이 있는지도 소개된다. 악명이 높았던 친일파 인물들만 소개되지만 모두 청산되지 못한 역사는 기억되고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들도 분명해지는 책이다.

고문을 창조하고 악명 높았던 고문 경찰들이 어디에서 출발하였는지 전해진다. 잡히지 않고자 군인이 된 이들을 비호한 인물까지도 소개된다. 촘촘하게 얽힌 친일파 인물들과 후손들의 발언들은 기록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들이 누구인지 제대로 인지하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일장기를 당당하게 게양하며 자신들의 의지를 분명히 하는 친일세력들은 지금도 권력집단을 장악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역사를 잊으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키는 시간이 된다. 경각심이 필요한 이유와 그들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영화 <택시운전사> <1987>를 떠올리게 한다. 친일파가 처벌에서 무사히 빠져나가고 계속해서 권력의 중심에 남은 이유가 설명된다. 그래픽노블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책내용이 떠오른다. 전쟁과 친일파 청산이 되지 못한 한국의 역사는 대척점을 이룬다. 이에 대한 비교도 책은 다룬다. 친일 행적들이 얼마나 잔혹했는지 이 책의 친일파 인물들을 통해서 목도하게 된다. 흔적 없이 사라진 많은 생명들을 기억하게 하는 책이다.

▶간도특설대

'조선인은 조선인이 잡는다'

일본의 책략으로 만주에서 활동하는

항일무장군 공격하기 위해 만든 조선인 특수부대.

잔혹하기로 유명

민간인 포함 172명 살해 기록 155


▶민족문제연구소

물러가라 친북좌파세_어버이 연합

민족문제연구소 해체하라! _ 보수국민연합

친일인명사전 즉각폐지!

친일인명사전 온국민반대!

후손과 관련자들은 게재금지소송. 반발

우익단체들 시위 140




‘반민특위‘의 실패로 되살아난 친일파들은
이후 대한민국의 권력 구조에서
수십 년 동안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뿌리가 너무도 깊어
살짝만 깨뜨리려 해도 목숨을 걸고 달려든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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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날씬할 방법을 찾고 있어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5
폴 매케나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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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말 것' 목록이 없다는 사실과 먹고 싶은 것을 먹어도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들이 5가지 소개된다.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의 적이라는 사실도 강조되면서 영원히 날씬할 수 있는 간단하고도 쉬운 황금률이 4가지 전해진다. 고통도 없고 저항감도 없는 방법이다. 편저자도 책을 작업하는 과정에 실천하면서 3kg 감량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다이어트가 아니며 체중 감량에 거의 영구적인 성공으로 안내되는 방법이다.



배가 고프면...

먹고 싶은걸...

한 입, 한 입...

배가 부르면 즉시 식사를 ...

말줄임표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동안 어떤 식사습관을 가지고 있었는지 살피게 된다. 너무나도 간단한 진실을 통해서 성공적이고 놀라운 결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원제 '나는 당신을 날씬하게 만들 수 있다'라는 책은 전 세계 42개국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에서 제작 방송된 내용이기도 하다. 무의식을 긍정적인 의지력으로 채울 수 있는 신경 언어 프로그래밍 녹음 파일이 제공된다.



음식에 대한 욕구 변화가 일어나면서 긍정적인 의지력이 지속되도록 반복하는 힘까지도 불어넣어준다. 비생산적인 식사 습관도 바뀌게 된다. 음식에 대한 집착과 체중 감량이 평생 유지되는 가장 중요한 4가지 비법이 간단하다는 사실에 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독서 후 당장 바뀐 것들이 식사 습관을 바꾸어 놓기 시작한다. 식사 속도도 조절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조절해야 하는지, 식사 중 금지되는 행동들도 소개된다. 음식의 맛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도 명확해진다. 포만감이 생기면 남은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점차적으로 식사량도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5인의 경험담에서는 운동이 포함되어 있다. 춤추고, 움직이고, 운동하라는 이유도 쉽게 설명된다. 정서적 공복감은 갑작스럽고 맹렬하며 육체적 공복감은 점진적이고 지속적이라는 것도 설명된다.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 식습관인지 일깨워준다. 굶으면 살이 찐다는 사실도 설명된다.

공복감의 척도 10가지를 통해서 어떤 단계에 식사를 하여야 하는지 쉽게 설명된다. 다이어트에 길들여진 우리들이 왜 실패를 하는지도 전해진다. 35kg 감량, 60kg 감량, 127kg 감량, 41kg 감량한 성공담도 제공된다. 걷기 운동, 달리기, 헬스장 운동, 정크푸드 식사하지 않는 습관, 채식주의자, 태도 변화. 자신감, 긍정적인 인생관, 에어로빅, 달리기, 마라톤, 요리 실력도 향상, 기분이 좋아진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너무 쉬운 4가지 방법이다. 당장 실천하게 하는 자기계발서이다. 2주 동안 식사 속도 조절하면서 체중 측정도 하지 않도록 안내된다.




강박적인 다이어트. 다이어트 영원히 잊어라.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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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넛지 - 치밀하고 은밀한 알고리즘의 심리 조작
로라 도즈워스.패트릭 페이건 지음, 박선령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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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했던 서비스를 해지하려고 찾아보아도 어디에도 없는 해지 버튼을 경험한 일이 있다. 이용을 신청하는 것은 쉽지만 해지 버튼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불쾌한 경험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해지하는 과정이 어려웠던 이유가 이 책에서도 이해를 돕는다. 더욱 신중함이 요구되는 사회이다. 깊숙이 일상으로 스며든 것들을 조목조목 떠올리면서 읽을수록 조작되고 세뇌당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진정한 권력 세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은 위험해진다. 좌파와 우파, 자유주의와 권위주의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숙고하게 된다.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과 TV, 종교, 정당, 쇼핑, 데이트, 여행 등 무수히 많은 선택들에는 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누구도 그들에게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부터 인정하라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행동하는 많은 것들에는 숨겨진 의도들이 존재한다. 습관과 자주 찾는 사이트마저도 심리학과 행동과학, 데이터 과학 등 종합적인 공격의 대상이 된다. 관심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쉽게 간파한다. 그리고 우리들의 심리를 읽어버린다.

어제와 오늘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제시되는 기본 원칙들을 확인할수록 저변에 존재한 것들이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종교, 정치, 드라마, 영화, 쇼핑, 컬트 집단 등까지도 마술사의 소매 속을 보는 분별력이 생겨나게 된다. 유익한 내용들로 새로워진 오늘을 정비하게 된다. 독서를 하여야 하는 이유,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더욱 분명해진다.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살펴보면서 진짜 마음을 깨닫게 한다. 나의 섬의 주권자가 누구인지 확실하고도 명확하게 깃발을 세워놓게 하는 지표가 되는 책이다.

명품을 소비하는 심리가 언제 가장 많이 일어나는지도 전해진다. 종교에서 다른 이들을 어떤 용어로 구분 지으면서 소속된 이들에게 어떠한 심리를 세뇌시키는지도 전해진다.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우리의 뇌를 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간파한 무리에게 지켜내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제시된다. 읽을수록 명확해지고 분명해진다. '저항하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음흉한 기술에 맞서는 방어책이며 살아남기 위한 현장 매뉴얼이라고 말한다. 전쟁은 다양한 방식으로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강조한다.

세뇌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인정하라. 누구나 넛지와 조작에 취약하다. 18

조직화된 습관과 의견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사회 메커니즘을 조작하는 자들이 진정한 지배 세력이라고 언급한 고전서 『프로파간다』 에서는 지배받고 정신과 취향이 형성되는 것과 대중의 마음을 통제하는 줄을 당기는 그들이 진정한 지배 세력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누구인지 책은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방어하는 책인 만큼 제시된 것들을 무한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도 인지시킨다.

진실보다는 예술적인 안무를 장려하는 현대 기술의 대표가 누구인지도 떠올리게 한다. 가볍고 실속은 없지만 쉽게 현혹되는 뇌과학을 이용한 사회적 움직임들까지도 감지하게 된다. 브랜드와 정치인, 특별 이익집단이 우리들의 뇌를 뒤지고 있기에 정부와 기업에 세뇌된 군중이 치러야 하는 것이 댓가라는 사실도 확인하게 된다. 악당의 편에서 일을 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언급된다. 악당은 누구이며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도 명확하게 제시된다.

경각심을 가지면서 읽었던 책이다. 언론이 가장 많이 보도한 상위 5가지 이슈와 유권자가들이 관심있는 휘발유 가격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도 보도되지 않았다는 것을 미국 언론을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한국 언론도 다르지가 않다. 유권자의 관심이 소외되는 사회, 침묵하는 사회는 정치인들의 의도된 조작임을 확인시킨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자가 되며 세상을 이기는 것임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글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시인과 정치인, 성직자, 기업, 정부가 수없이 던진 그물들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출발선이 된 책이다.

세상을 이기고 싶다면

자기 자신부터 이겨야 한다.

_표도르 도스토옙스키 469

방이 있어야만 유령이 출몰하는 건 아니다.

집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물리적 공간도

머릿속의 복도를 능가하지 못한다.

_ 에밀리 디킨슨. 자기 괴롭힘 464

현대 기술은 진실보다 예술적인 안무를 장려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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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4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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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프랑스 소녀가 중국인 연인을 만나는 시간적 순서로 전개되지만 소설은 노년의 시간, 베트남에서의 어린 시절, 프랑스에 귀국한 후 저명한 인사들과 만난 시절들이 교차하면서 전개된다. 뒤라스 소설은 처음이지만 강하게 자리잡는 작가이다. 이 소설은 콩쿠르 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유별난 독특함과 실험적 사실주의라는 평가를 듣는 소설이다. 영화에만 머무른다면 그녀의 소설을 다 읽지 않은 독자로 남는 것을 의미한다. 소설을 통해서 그녀가 사유한 글쓰기의 진폭을 마주하게 된다.

불멸성을 향한 작가의 사유의 범주를 작은 오빠, 어린 시절에 만난 중국인 남자를 통해서 보여준다. 번역가의 해설을 통해서 또 다른 한 명의 사람을 함께 열거하면서 그녀의 인생과 철학과 작품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작은 오빠가 죽은 이후에 불멸성을 기억하였던 그녀가 쇼팽 음악을 들으면서 그때의 남자를 향한 감정과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불멸성에 대해 거듭 설명되는 그녀의 사유의 진폭을 소설을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작은 오빠는 불멸이었다 123

순수한 불멸성의 영향력...

그는 교육도 받지 않았고, 그 어떤 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는 말할 줄도 몰랐다. 겨우 읽고, 겨우 쓸 줄만 알았다.

우리는 그가 괴로워할 줄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해라는 걸 할 줄 모르기 때문에 125

우리는 속내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큰오빠에 대해, 우리의 불행이나 엄마의 불행에 대해 126

그녀의 작품에는 작은 오빠가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또 다른 작품들까지도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한 가정을 지배한 권력자와 피지배자의 구획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어머니와 큰 오빠는 권력자이며 여동생과 작은 오빠는 피지배자로 순종하는 계급구조를 지닌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세 명의 자녀를 키워야 했던 어머니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된다. 어머니를 향한 혐오와 분노, 눈물과 사랑도 기억된다. 어머니는 큰 오빠만을 사랑하였다는 사실이 분명하지만 "밑의 애들"이라고 불렸던 두 아이는 사랑을 받고자 갈구하였을 거라고 짐작하게 된다. 많은 어머니들이 첫째 아들에 기대하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반면 소외되는 수많은 다른 자식들은 소외되고 차별이라는 이름으로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폭력 속에 노출된다. 그녀도 큰 오빠의 살인성이라는 공모에 어머니가 공조하면서 그녀를 폭행하는 사건을 기억하게 된다. 작은 오빠는 여동생이 어머니에게 맞아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한다. 사실주의 소설이라 감정과 기억들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머니가 맹목적으로 사랑한 큰 아들은 평생 건달이었으며 도둑질을 하였던 인물이다. 어머니가 농사를 지은 큰 오빠라는 인물은 온전한 인격체로 삶을 살아내지도 못하고 흐릿한 생애를 살게 된다. 이런 모양새로 살아간 장남들을 주변에서도 무수히 지켜보았기에 우매한 부모의 선택과 결과에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오직 큰아들에게만 "내 아가"라고...

나머지 두 아이들은 "밑의 애들"이라고 불렀다.

우리들의 불행에 대해 침묵하는 것을 배웠다.

첫 번째 고백을 듣는 사람들은 우리의 연인들이다. 75

딸은 어머니에게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지지하지 않는다. 딸이 1등한 과목을 선생님은 칭찬하지만 어머니는 오히려 딸을 질투한다. 자신의 아들이 아니었기에 질투한 어머니의 모습도 낯설지가 않았다. 자신의 아들들이 아니었기에 어머니는 전혀 기뻐하지 않는다. 딸의 능력과 아들들의 능력은 비교되고 질투라는 감정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어머니를 사랑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그녀가 있다. 어린 시절의 어머니와 가정에서 탈출한 이후의 어머니를 구분하면서 기억하게 된다. 어머니와 큰 오빠를 그리워하지 않았던 이유들이 그녀의 어린 시절에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마땅히 누려야 했던 것들이 그녀의 어린 시절에는 존재하지 못했다. "집에는 잔치도, 크리스마스도, 수놓은 손수건도, 꽃도 없었다. 죽은 사람도, 묘지도, 그와 관련된 기억도 없다. 오직 어머니만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71쪽) 어린 시절 그녀가 생활한 시공간은 삭막하였고 존재한 것은 어머니만 있을 뿐이다.

그녀의 가난은 생활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중국인 남자를 만나서 연인이 된 이야기와 그의 두려움이 무엇인지도 감지한 어린 소녀는 노예근성에 깃든 그의 생활들을 보게 된다. 그의 사랑을 반대한 그의 아버지와 소송을 당할까 봐 두려워한 그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어린 소녀도 이야기된다. 어린 소녀에게 어머니는 부족함이 넘친 모습으로 그려진다. 가난은 어린 소녀를 지치게 하고 늙게 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에서 늙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그 가정에서 유일하게 꿈이 되어 돈을 벌어줄 사람은 그녀 혼자였음을 알게 된다. 평생 돈을 벌지 않을 어머니의 두 아들과 돈을 벌어야 했을 그녀만이 존재한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며 광적인 사랑을 그려내는 이야기이다. 죽음과 슬픔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된 소설이다.

나는 늙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았다.

그도 그것을 알았다. "당신은 지쳐 있어" 59



우리 셋과 너무도 다른 인간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그녀는 신중하지 못했고, 주책스러웠고, 무책임했다.
늘 그랬다. 그저 살아가기만 했다.
우리 세 아이는 소위 사랑이라는 것을 넘어 그녀를 사랑했다.
어머니는 침묵을 지킬 수 없는 여자였기 때문에,
숨길 줄도 모르고, 거짓말도 할 수 없는 여자였기 때문에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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