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의 암호를 풀어라! 마법의 미술관 1
토마스 브레치나 지음, 박민수 옮김 / 비룡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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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남긴 보물을 차지하려는 악당들. 보물의 상자를 열기 위해서 풀어야 할 암호. 그리고 그들보다 먼저 암호를 풀어 보물을 안전하게 지켜야 할 주인공.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초등4학년 딸을 위해 선택했던 [다 빈치의 암호를 풀어라]는 몇 년 전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다 빈치 코드] 만큼이나 재미있다. 물론 두 작품이 어떤 연관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천재성-화가이자 발명가이자 해부학자이자 음악가인-의 재발견과 암호와 트릭의 매력, 악당과의 선두다툼이라는 공통적인 재미요소를 갖고 있다.

다 빈치의 암호를 풀기 위한 필수품인 작은 수수께기책과 쿠킹호일처럼 생긴 은박판, 수수께기의 답을 입력(?)할 원통형의 링퍼즐. 이 세 가지 필수품이 책에 부록처럼 달려 있는데, 이 작은 장치야말로 책에 대한 흥미도와 집중도를 엄청나게 높인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수수께끼를 풀고, 링을 돌려 퍼즐을 맞춰가야 하니 퍼즐을 완성할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기란 어려운 일. 하지만 이 필수품 말고도 더욱 기막힌 흡입장치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어린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너'라는 호칭이다. 즉 암호를 풀어야 하는 주인공은 바로 너, 독자라는 뜻. 

다 빈치가 살았던 당시와 현재를 오가며 암호(수수께끼)의 힌트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의 여러 천재적인 면모를 두루 만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추리소설로서의 구도와 짜임새도 부족하지 않아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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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와 퍼지퍼지 그림책 보물창고 33
에밀리 젠킨스 글, 피에르 프래트 그림,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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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의 글을 읽고 아주 잠깐 당황했었다. 이게 무슨 말이지? 그런데 책 표지에도, 첫 페이지 글 아래에도 아기 그림이 있다. 아, 그렇군!

아마 마시멜로와 퍼지퍼지에게 부부는 부모와 같았을 것이다. 함께 놀고, 대화하고, 먹고, 씻고, 자고. 그랬던 이 두 마리 강아지 앞에 생전 처음 보는 희귀한 동물(?)이 나타나 순식간에 상황이 급변하고 마니, 이 강아지들은 도대체 상황판단이 안 되었을 것이다.

설정이 재미있다. 동생이 태어나 누나(언니든 오빠든 형이든)가 혼란의 시기를 맞고, 그 혼란을 어떻게 헤쳐가는지를 이야기하는 동화는 많지만, 강아지를 빗대어 그 누나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슬쩍 돌려 이야기하는 것이 멋지다. 또 강아지들이 그 희귀한 동물을 지키기 위해 할아버지를 물리친 사건도 흥미롭다. "우리 마음 내키는 대로 싫어하긴 해도, 어쨌든 우리 동물이잖아." 강아지가 한 이 말이 곧 누나의 마음 아니겠는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동생이지만,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고 싶은 마음.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인 가족애, 형제애의 발로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강아지의 시선으로 풀어낸 [마시멜로와 퍼지퍼지]는 뻔한 '동생 사랑하기' 동화에 지친 누나와 언니와 오빠와 형에게 새로운 자극제로서, 강아지들과의 동질감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껴가는 '동생 사랑하기' 메시지를 훨씬 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 하나, 본문이 끝난 후 옮긴이의 말이 적혀있는 가장 뒷 페이지의 작은 그림을 보라! 엄마 배가 남산만하다. 그 가족들에겐 동물이 또 하나 생길 것이고, 그 땐 강아지들과 한 마리의 동물이 더해 그 새로운 동물을 지켜줄 것이다. 왜? 형제라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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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날에는 진짜가 되는 거야 이야기 보물창고 2
마저리 윌리엄즈 글,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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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들도 진정한 사랑을 받고 싶다. 애니메이션 <Toy Story>의 모티브가 꼬마주인에게 최고의 인형으로 선택받고 싶어하는 인형들간의 희노애락(?)인 것을 기억해 볼 때, 인형이 마음을 갖고 있다면 진정으로 사랑받고 싶은 것이고, 결국 인형에게 빗댄 아이의 마음이 바로 그러함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랑받는 날에는 진짜가 되는 거야]는 인형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그 인형은 아이일 수 있는, 그래서 인상깊게 읽은 동화다. 꼬마주인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토끼인형은 '꼬마주인이 그냥 갖고 노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사랑하게 되면 진짜가 된다'는 지혜로운 조랑말인형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날 꼬마주인은 토끼인형을 그냥 갖고 노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받게 된 토끼인형은 너무 행복했고, 진짜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반부의 이 줄거리는 평범해 보이는 따뜻한 동화일 뿐이지만, 이후로 펼쳐지는 토끼인형의 희노애락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토끼인형이 숲에서 진짜 토끼를 만나 나눈 대화와, 어쩔 수 없이 버려진 토끼인형에게 벌어진 사건이 [사랑받는 날에는...]을 평범한 동화 이상으로 빛나게 한다.  

진짜가 된다는 것이 무엇일까? 진짜가 무엇일까? 우리 아이들은 진짜가 되었을까? 진짜일까? 

이 책은 아이를 사랑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 외에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이 갖는 힘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깨닫게 한다. 이 작은 책이 내게 인상깊게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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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무신왕기 1 - 부여왕 대소를 제거하라
김상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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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내가 말하는 '역사에 방점이 찍힌 역.사.소설'이 아니라 '소설'에 방점이 찍힌 역사 소.설.이 바로 '나만의 재미'의 다른 말이다." 내 무릎을 쳤다. 내가 서평에서 쓰고 싶은 핵심이다. 어쩜, 서문도 이렇게 근사하게 쓰는지! 

[대무왕신기]를 단숨에 읽었다. 그렇게 읽힌다. 정사는 꿰뚫지 못해도 역사소설을 좋아하고, 무협지는 읽지 않아도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덕일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역사소설이라는 이름이 주는 괜한 중압감에 읽기를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재미를 노리고 썼다는 작가의 호언장담이 있지 않은가! 

작가 김상현은 삼국사기에 실린 짧은 고구려 이야기를 단초로 스펙타클하고 파노라믹한 한 편의 역사를 [대무신왕기]로 재탄생시켰다. 주몽 신화, 머리가 두 개인 붉은 까마귀, 을두지의 잉어 계책 이야기,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와 자명고, 이런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작가의 손에서 꼼꼼히 짜맞춰져 거침없이 흐르는 역사의 한복판에서 생동감 넘치는 장면들로 승화되었고,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당연히 그 곳에 그렇게 있었던 듯 분명하게 그려졌다. 

[대무신왕기]는 고구려의 3대왕, 광개토대왕조차 갖지 못했던 '대무신왕'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무휼왕의 일대기를 중심축으로 한다. 하지만 무휼왕이 전장을 누비며 불멸의 화신으로 활약하는, 그래서 심심할 지도 모를 영웅일대기가 아니다.  

초반부터 "자결해도 되겠습니까?"라는 위트 넘치는 말대답을 또박또박 해대는 대환관이 등장하고, 개구장이 철없는 사내아이같은 어린 호동왕자가 전장에서 이름을 널친 악명높은 인물로 예상을 비껴간다. 뛰어난 지략가이자 충신인 을두지, 을두지와 숙명의 라이벌일 수 밖에 없는 좌보 송옥구의 대결구도가 즐길 만하고, 무휼왕의 첫째부인과, 왕의 동생인 재사와, 괴유와, 선량 등이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지며 묘하게 뒤얽혀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책의 끝을 얼마 남기지 않고 급박한 반전으로 돌아서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이야기가 세상에 익히 알려진 결말이 아니고, 왕권을 노리는 역모가 있을 듯 있을 듯 하더니 최종적으로 꾸며진 역모의 주인공이 뜻 밖의 인물들이다. 마지막까지 소설적인 재미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다만 이 역모의 주인공들은 앞선 전개에서 살짝 복선을 깔아주었던 인물이긴 하나, 그들이 그렇게 뭉치게 된 개연성에 대해서는 살짝 개운치 않은 면이 있는데, [대무신왕기] 전체의 완성도와 재미를 해칠 정도는 아니다. 

소설에 방점이 찍힌 역사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 김상현을 향해 승리의 브이자를 그려보이고 싶다. 재미있다. 작가는 [대무신왕기]를 그렇게 썼고, 나도 [대무신왕기]를 그렇게 읽었으니, 우리는 한 팀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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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 레옹의 행복 - 레오나르와 줄리엣의 특별한 이야기 1
아네스 라코르 지음, 김희경 옮김, 릴리 스크라치 그림 / 키다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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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이면 책의 줄거리는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하지만, 이 책을 이야기하려니 줄거리를 대략 밝혀야 할 것 같다. 

어려서는 이름때문에 놀림을 받아 외로웠던 레오나르. 외톨이인 그는 크고 두꺼운 안경을 썼다는 이유로 외톨이였던 줄리엣과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동병상련. 그 둘은 훗날 어른이 되어 결혼을 약속했다. 레오나르는 자신의 장기인 멋진 머리모양 만들기로 결혼식에서 줄리엣을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보일까를 고민했고, 줄리엣은 그 멋진 머리모양에 어울리도록 처음으로 안경을 벗고 콘택트렌즈를 써보았다. 드디어 세상에 드러난 그녀의 미모. 그녀에게 반한 세상 남자들. 줄리엣은 레오나르의 곁을 떠나고, 불쌍한 레오나르는 다시 외톨이가 되었다. 

레오나르는 그 곳으로 떠나 새로운 도시에 정착하여 미용실을 시작했다. 그 도시사람들은 레오나르의 솜씨에 반해 모두 즐거워졌고, 그는 바쁘고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꼈다. 그러던 중 미용실 맞은 편에 있는 카페의 여주인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 둘은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이 줄거리가 어떠한가. 과거의 상처를 딛고 새 사랑을 받아들인 한 미용사의 이야기.이것은 어른들이 보는 사랑이야기가 아닌가? 그런데 이 책은 어린이 동화, 그림책으로 분류되어 있다. 뭐, 사랑이야기라고 해서 반드시 어른만 읽어야 한다는 법도 없고, 어른도 동화를 읽기도 하고, 또 문체가 분명히 동화체이며, 어린이의 감성에 호소하는 재미요소도 가끔 있고, 그림이 분명 어린이 그림책의 그것이니 어린이 대상의 동화로 분류한다는 것이 틀렸다고 할 수만도 없겠다.   

하지만 이 책이 타겟으로 하는 대상은 누구일까,를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다. 독특한 감각의 어른이 아닌 다음에는, 독특한 취향의 어린이가 아닌 다음에는 이 책에 친절한 손길을 뻗어 집어들고 집으로 향하지 않을 것 같다. 절절한 사랑으로 가슴이 아리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재미와 뛰어난 상상력으로 가득한 것도 아니고. 위트있는 문장이 눈에 띄긴 하지만...... 아깝다.

책 자체는 크게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지만, 딱히 호소하는 대상이 명확치 않으니 호평은 호평으로 그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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